11일 공개사과 석상…“늑대 우두머리가 약한 놈, 어린놈 돌보며 가듯”
  • ▲ 김학철 충북도의원.ⓒ김종혁 기자
    ▲ 김학철 충북도의원.ⓒ김종혁 기자

    지난 여름 충청권 사상 최악의 물난리 속에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났다가 논란을 빚었던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11일 공개사과 석상에서 또다시 국민을 늑대에 비유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의원(충주1)은 수해 속에 외유를 떠났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국민이 들쥐의 일종인 ‘레밍’ 같다고 말해 국민적 공분을 샀었다.

    이후 김 의원은 소속당에서 제명됐고, 충북도의회에서도 지난 4일 공개사과 및 출석정지 30일이라는 징계를 받음에 따라 이날 열린 도의회 본회의에서 공개사과를 했다.

    김 의원은 “저의 사려 깊지 못한 판단과 언행으로 많은 도민과 국민에게 우려를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번 일을 무겁게 받아들여 오른쪽, 왼쪽을 아우르고 늑대의 우두머리가 약한 놈, 어린놈을 모두 돌보면서 가듯이 배려와 관용, 포용의 정치 길을 가겠다”고 말해 오히려 여론의 질책을 받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김 도의원의 사과 발언은 오히려 ‘자신이 늑대 우두머리이면 충북도민은 늑대 무리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광희 충북도의원은 김 도의원의 공개사과 이후 의사발언 진행을 통해 “자신이 마치 늑대 무리인 도민을 이끄는 우두머리로 표현한 김 의원의 사과 발언을 들으며 참담함을 느꼈다”면서 “국민을 레밍에 빗댄 발언을 해 징계를 받은 도의원이 하는 사과로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신의 행정문화위원회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예산결산위원회 위원 자리도 내놓기로 했으나 결정을 번복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김 의원이 예결위 위원 자리는 유지하고, 행정문화위원회를 나오는 대신 교육위원회 위원이 되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국민의당 임헌경 도의원은 “김 의원이 교육위원회로 오면 교원과 학부모들이 기피할 우려가 있다”면서 “김 의원의 상임위 교체가 새로운 갈등을 빚을 우려가 있으니 원점으로 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 의원의 공개사과를 놓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절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김 의원 자신이 늑대의 우두머리이고, 국민은 끌려가는 늑대라고 생각하는 도민을 무시하는 사고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이 예결위원 자리를 물러나지 않으려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징계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편 김 의원 등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충북에 엄청난 수해가 발생한 이틀 뒤인 지난 7월18일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8박10일 일정으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김 의원은 여론이 악화되자 귀국하기로 결정한 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해 막말 논란을 빚었다.

    또한 김 의원은 이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핵위협 등 난세 속에 휴가를 떠난 것을 비난하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우파 정치신인 싹 죽이기”라고 표현하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 빈축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