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성 살린 삶의 정주여건 마련·교사의 근무여건 개선 등 선행돼야
  • ▲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직장과 배우자 선호도 조사에서 늘 상위를 달리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모집에 충남과 충북도 교육청이 절반 수준의 응시율을 기록한 반면 세종시는 3배가 넘는 인원이 지원하며 심각한 지역 불균형 현상이 빚어졌다.  

    ‘초등교원 미달사태’는 3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해가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이러한 현상이 언제 멈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예상할 수도 없는 처지다. 

    문제의 원인에 대해 양 교육청의 초등교육과 고시관리 담당자의 첫 마디는 ‘세종시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세종시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도시의 이점을 살려 대규모 신축 아파트 물량을 쏟아내며 인근의 충남과 충북의 인구를 빨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정작 이사를 와야 하는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은 이사를 오지 않고 그 먼 거리를 KTX를 타고 출·퇴근하며 ‘조금 더 가까이’ 세종역도 신설해 달라고 떼아닌 떼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발끈한 충북도는 정·관·민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반대’를 외치며 ‘KTX오송역’의 위상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공주역이 있는 충남도 또한 가세한 상태다.

    이 같은 세종시 쏠림 현상에 대해 충남도와 충북도가 세종시를 위한 ‘뻐꾸기 둥지’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뻐꾸기 둥지’론은 앞서 충북지역의 청주교대와 한국교원대에서 해마다 450여명의 초등교원을 배출하면서도 초등교원 선발 응시율은 절반 밖에 안되는 현실에 빗대어 교육계에서 시작된 말이다.

    청주교대와 교원대의 충북권 학생은 불과 20% 안쪽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졸업 후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세종시로 인구가 몰리고 교원이 쏠리게 된다면 충남도와 충북도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충청권 공조의 산물인 세종시는 충청권과 상생해야 한다는 이론적인 주장만 가지고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없다.

    신도시가 주는 특혜는 무엇보다 ‘정주여건’이 좋다는 데 있다. 새로운 곳에서 새 꿈을 펼치고 싶은 젊은 층의 욕망도 한몫 한 것이다.

    그렇다면 충남과 충북도 이에 상응하는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

    청주 성안길 등 구 도심이 상권을 유지시키기 위해 새 단장을 하고 새 상품을 진열하며 공을 들이는 노력을 행정당국에서 배워야 한다.

    한 교육계 인사는 “청주를 공부하는 청주학, 충북을 공부하는 충북학 등 지역의 역사와 연계한 지역학은 교사의 자질함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지역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줘야만 그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삶의 기본적인 정주여건, 교사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줘야 ‘빨대현상’과 ‘뻐꾸기 둥지’를 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