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장 “사의 표명했으나 지사님 만류, 사업 추진위해 다시 일하겠다”
  • ▲ 충북도의회 MRO특별점검위위회가 19일 충북경자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김종혁 기자
    ▲ 충북도의회 MRO특별점검위위회가 19일 충북경자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김종혁 기자

    충북도의회가 청주공항 항공정비사업(MRO)의 실패 위기를 점검하고자 구성한 ‘MRO특위’ 첫날부터 “모든 책임을 남탓으로 돌리며 반성이 없다”며 방대한 양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험로를 예고했다.

    19일 열린 ‘MRO특위’는 예상대로 엄재창 위원장을 비롯해 김학철 부위원장, 윤홍창 의원, 임순묵 의원, 임병운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의원 5명만 참여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인수 의원과 이의영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엄 위원장은 “MRO사업의 좌초에 대한 원인 진단을 위해 특위를 구성했다”며 “일각에서 정치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안타깝다. 불참한 특위위원 2명은 조속히 동참하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업무보고 순서에서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양이 많아서 앉아서 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의원들이 “그냥 서서 하세요”라며 분위기를 급랭시켰다.

    전 청장은 MRO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보고 후 앞으로의 대책으로 △국토부의 항공시범단지 지정 △외국계 회사의 지분 참여 확대 △에어로폴리스1·2 지구 기업유치 추진 등을 통해 MRO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 전상헌 충북경자청장이 19일 충북도의회 MRO특별점검위위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 전상헌 충북경자청장이 19일 충북도의회 MRO특별점검위위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그러나 특위 위원들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비참했다.

    윤홍창 의원은 “그동안 수백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었는데 사업 실패후 사과는 없고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며 “도민도 속고 의원도 속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2010년 KAI와 업무협약 후 접촉횟수 △이시종 지사와 KAI사장과의 회동 횟수와 내용 △이 지사와 아시아항공과의 회동 횟수와 내용 △아시아나항공이 머뭇거릴 때 도의 대응 △아시아나항공 회장단과 이 지사, 실무단의 회동 횟수와 내용 등의 방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김학철 의원도 “변한 게 없다. 모든 게 남탓이고 변명만 일삼는다”며 “이런 상태의 경자청 체제로는 MRO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일갈하며 전 청장의 반성없는 업무보고를 질책했다.

    김 의원도 △세계항공시장과 MRO시장 총론 조사보고 내용 △항공업체 목록과 내용 △경자청 출범일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공문 내역 △경자청 3개지구 사업 내역 △용역 발주 내역 △MRO관련 정부 발표 내역 △경자청 기관업무추진비, 사안별 정산, 통장 입출금 내역 △청장 관용차 운행일지, 출장일지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김용욱 경자청 본부장이 “특위는 MRO사업에 한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업무 범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엄 위원장은 “MRO사업의 내용을 정확히 점검하려면 경자청 전체의 움직임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일축했다.

    임순묵 의원 또한 “MRO사업이 잘못돼 특위를 구성하고 사업보고를 받는데 내용만 보면 잘못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보고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 의원도 경자청 주관 3군데 사업 내용과 에어로폴리스 주민 이주대책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질의응답 중간에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김 본부장이 사업범위에 대한 제한을 묻는 과정에서 김학철 의원은 “위원의 질의에 간섭하지 마라. 또한 제출 자료도 논리있게 작성하라”며 날을 세웠다.

    엄 위원장은 “전 청장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가 반려 됐는데 지금은 어떤 심정인가”라며 질문했고 전 청장은 “지사님의 뜻을 존중해 사업을 잘 마무리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MRO특위’는 질의응답 전에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며 자료 검토후에 경자청과 충북도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며 20일에는 현장 답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