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박경국 전 차관…16일 입각 명단 빠지며 도지사 후보 ‘급부상’
  • ▲ 이시종 충북도지사.ⓒ김종혁 기자
    ▲ 이시종 충북도지사.ⓒ김종혁 기자

    이시종 충북도지사(더불어민주당·69)가 임기 중반을 남겨 놓은 시점에서 사실상 ‘3선 출마’ 의지를 나타낸 것과 관련해 더민주당과 새누리당 등 지역 정가에서 미묘한 ‘셈법’이 감지되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변이 없는 한 출마할 계획”이라며 “충북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하며 3선 출마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지사는 3선출마에 대한 현안이 산적한데다 차기 선거가 2년이 남아 있는 등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서둘러 선을 그었다. 

    지역 정가에서는 선출직 정치인이 2선에 이어 3선에 도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인식과 함께 충북도청과 측근들은 이 지사의 3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충북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하지만 제대로 한 일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며 “지금은 차기 권력을 탐하고 노릴 때가 아니고 지역 현안을 챙기고 힘들고 어려운 경제상황에 처한 도민들을 위로하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때”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2010년에 당시 도지사였던 정우택 후보가 6%포인트 차이로, 2014년에는 윤진식 후보가 2%포인트 차이로 이 지사에게 연거푸 고배를 마신 처지여서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정우택 의원은 대망론을 꿈꾸며 국회에 진출했고 윤진식 전 장관은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정계은퇴를 한 상태여서 마땅히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는 실정이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 중 박경국 전 차관이 유력해 보인다.

    박 전 차관은 지난 4·13 총선에서도 후보군으로 물망에 올랐었으며 개각 때 마다 장관 입각설도 계속돼 왔다.

    마침 16일 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등 3개 부처 개각에서 농림부 장관으로 입각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명단에 오르지 못하며 차기 도지사 후보로 급부상했다.

    박 차관의 한 측근은 “지역 내 평판이 좋아 도지사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출마시사’ 시점에 대해 타당보다는 자당 내 대항마에 대한 ‘기선 제압용’ 이라는 평도 만만치 않다.

    그 중심에 지난 4·13총선에 불출마한 노영민 전 의원이 있다. 3선의 노 전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택한 이유로 ‘도백의 꿈’이 컸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더민주는 충북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 청주권에서 4명중 3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할 정도로 막강한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도지사는 이 지사와 노 전 의원, 시장은 한범덕 전 시장과 이종윤 전 청원군수 등으로 분류되며 정치적 인물 자산이 풍부한 편이다.

    지역에서 정치 9단으로 불리는 이 지사가 3선에 출마한다면 모두 8번째의 도전이다.

    민선 1·2·3기 충주시장 3번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2번, 도지사 2번까지 모두 7번의 선거를 치러 모두 당선되며 7전 전승의 기록을 갖고 있다. 충청권은 물론 전국적에서도 찾기 힘든 기록이다.

    ‘출마시사’ 발언은 현직이며 지역 내 강한 조직력을 가진 이 지사가 ‘실수’로 한 말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다음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공론화 돼 버렸다.

    미리 준비된 ‘말’인지 실수로 나온 ‘말’인지가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 ‘말’을 했다는 자체가 모든 시점의 기준이 되고 계획이 될 수 있다.

    물론 내년에 치러질 대선의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3선이 갖는 무게와 영향력은 지역의 여론을 쥐고 흔들 만큼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지금은 지역현안을 해결 하느라 다음 선거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대선이 끝나고 적절한 때가 오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