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육공동체 헌장 선포…주민소환제 ‘맞불’

충북도교육청이 31일 ‘충북 교육공동체 헌장’을 도내 각 학교별로 일제히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은 도교육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주민소환제를 감행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도교육청은 이날 교육청 인터넷 방송을 통해 헌장의 추진배경, 축하 및 당부 메시지에 이어 김병우 교육감이 교육공동체(학생·학부모·교직원) 대표와 함께 헌장을  낭독했다.

이날 진행된 사이버 선포식은 학생·학부모·교직원 대표와 교육감이 공동체 나무에 ‘존중·배려·인성·공감’의 물을 주는 ‘선포식 퍼포먼스’로 이어졌으며 이어 각 학교에서는 학교구성원들이 헌장 및 실천규약을 함께 낭독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김병우 교육감은 이날 청주고등학교(교장 류철우)를 방문해 1,2학년 학생과 교직원 ,안용근 학교운영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헌장 선포식에 직접 참여했다.   

김 교육감은 인사말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 간에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킬 아름다운 약속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헌장의 취지를 설명하고 “충북도 교육공동체 헌장은 서로를 존중하며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가치를 강조했다.

또한 교육공동체 대표들은 “헌장 선포는 존중과 배려의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작은 발걸음이며 학교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편 헌장 자체를 반대하는 충북학교아버지연합회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전 8시부터 200여명의 회원이 참가해 도교육앞 3거리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도민과 학부모 4만여명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선포식을 강행한 김병우 교육감을 규탄한다”며 “일선학교에서는 잘못된 인권과 이념을 근거로 만들어진 헌장의 선포와 운영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병우 교육감은 헌장 제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즉각폐기하라”며 “이행하지 않으면 교육감을 해고하기위한 주민소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들 단체는 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교육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 했으나 도교육청이 출입문을 닫고 입장 시키자 않아 고성이 오가며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또한 만약의 사태를 위해 대기 중이던 경찰은 정문 출입을 시도하는 이들에게 두 번의 걸친 ‘위법집회’ 경고 방송을 감행했으며 이후 큰 충동없이 물러나 도로 입구에서 ‘항의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의 민원 업무는 거의 마비되기도 했다.

보수단체 이재수 상임대표는 “앞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제와 관련된 규정을 들어보고 그 규정에 따라 약 13만명의 서명을 받기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교육공동체 헌장’은 도교육청이 존중과 배려가 살아 있는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 왔으며 공청회, 타운미팅, 제정위원회 등을 거쳐 지난달 14일 초안을, 지난 10일 수정안을, 지난 26일 최종 완성하고 이날 선포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