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음성금석2차 입주민 “불안해서 아파트 나가고 싶어”감리단장 “시공사·감리·구조설계자 간 소통 안 돼…철근 누락 전혀 몰라”
  • ▲ 충북 LH가 발주한 음성금석2차 아파트 입주민 A 씨(좌)가 LH 관계자에게 철근 누락과 관련해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충북 LH가 발주한 음성금석2차 아파트 입주민 A 씨(좌)가 LH 관계자에게 철근 누락과 관련해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진짜 불안해서 이 아파트에서 나가고 싶어요. 나가는 절차 밟아 주시면 나가겠습니다. 솔직히 LH 이제는 못 믿어요.”

    충북 음성군 금왕읍 음성금석 2차 아파트에 지난 2월부터 입주해 사는 A 씨(70대) 부부는 1일 “어제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한숨도 못 잤다”고 LH 관계자에게 하소연했다.

    지난 31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발표한 LH 발주 아파트 ‘철근 누락’ 소식으로 발칵 뒤집힌 가운데 ‘123개의 무량판 철근 중 101개가 빠진 음성금석2차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음성금석2차 아파트에 설치된 무량판은 거꾸로 시공됐다. LH 관계자는 철근이 빠진 원인은 “무량판의 전단 보강근(stirrup)을 감아줘야 하는데 설계도면을 잘 못 보는 바람에 천장에 해야 할 보강근을 바닥에 했다”고 실토했다. 

    LH 관계자는 “음성금석2차 무량판 철근 누락 면적은 24㎡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입주민들이 불안해하니 보강근을 보강‧보완할 수 있는 설계를 하고 있다. 보강방법은 철판을 기역자로 접어서 사선(스트럽)으로 받치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시공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 ▲ 철근이 누락된 충북 LH 음성금석2차 아파트 무량판.ⓒ김정원 기자
    ▲ 철근이 누락된 충북 LH 음성금석2차 아파트 무량판.ⓒ김정원 기자
    이 단지 감리를 맡았던 감리단장 B 씨는 “이 아파트 무량판 보강근 철근 누락원인은 시공사‧감리‧구조설계사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설계도면 상의 영어 약자 해석도 서로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무량판 철근 누락은 어이없는 실수이고 준공될 때까지 거꾸로 시공된 것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LH 충북본부 관계자는 “지난 31일 오후 주민설명회를 했고, 2명이 음성금석2차 아파트에 파견돼 입주민들에게 불안감과 의구심이 증폭되지 않도록 무량판 철근 누락원인과 보강방법에 대해 입주민 한분 한분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LH 충북본부는 지난 31일 오후 주민설명회를 한 데 이어 1일 2명의 LH 직원이 음성금석2차 아파트에 나와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된 15개 LH 공공주택단지 현황을 공개했다. 15개 단지 중 준공이 완료된 단지는 총 9곳,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는 6곳이며, 입주가 완료된 단지는 5곳, 입주 중인 단지는 3곳, 미입주 단지는 7곳으로 나타났다.

    충청지역에서는 충북의 음성금석 A2, 충남의 공주월송 A4, 아산탕정2-A14 단지는 입주가 완료됐으며, 충남도청이전신도시 RH11(입주 중) 등 4개 단지도 철근 누락이 확인되며 공기업이 발주한 아파트 공사까지도 부실공사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음성금석2차 아파트는 1일 현재 500세대 중 308세대가 입주해 70%의 입주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