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솜씨 불필요·가성비 최고…MZ세대·맞벌이 가정 ‘인기’요리할 시간 없어 간편식에 환호… ‘구독서비스’까지 쑥쑥 ‘커’서울대 최지혜 박사 “시간 빈곤 MZ세대 다양한 경험 원해 간편식 필연적 트렌드”
  • ▲ 밀키트 식품 선도기업인  ㈜부시밥 김현희 대표가 야채 포장라인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밀키트 식품 선도기업인 ㈜부시밥 김현희 대표가 야채 포장라인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MZ세대 또는 젊은 직장인들의 ‘맛집 탐방’은 휴대폰으로 맛집 정보를 훑은 뒤 먼 곳까지 굳이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맛의 향연’을 온전하게 누리는 것은 물론 음식 촬영은 기본(먹방), 심지어 후기까지 SNS에 올린다. 

    맛집 탐험에 성공하면 음식점 주인이 홍보를 부탁하지 않더라고 자진해서 맛집 홍보를 열성적으로 하는 세대가 MZ세대들이다. 이들은 맛집 탐험에 성공하면 ‘유레카’를 외치며 환호하지만, 실패할 때는 맛집 혹평을 SNS나 카톡방으로 ‘훅’ 날린다.  

    MZ세대와 젊은 직장인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간편 조리식품을 선택해 1~2주 먹거리 3~4가지를 쿠팡‧마켓컬리‧CJ 등 택배를 이용해 아침 배송을 받는 것이 요즘 생활 트렌드이다. 

    반품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 신(新) 소비세대인 2030의 트렌드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최적화 돼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강력한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와 맞벌이 가정, 1인 가정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밀키트 식품’이 상한가를 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마치 신문을 구독하듯이 ‘구독경제(구독서비스)’까지 쑥쑥 크고 있다.

    밀키트 식품은 물만 넣고 끓여 먹기만 하면 되는 아주 편리한 간편식 ‘편리미엄(Convenience as a Premlum)’ 현상이다. 즉,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이라는 얘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최악의 불경기이지만, 역설적으로 고객의 사소한 불편함에 기회는 존재한다.

    별도의 레시피가 필요 없고, 음식 솜씨가 없어도 된다. 재료와 양념이 깔끔하게 포장돼 있어 물만 붓고 끓인 뒤 먹기만 하면 된다. 밀키트 식품은 조리가 간편하고 전문 셰프가 만든 음식 이상으로 맛이 있으니 젊은 층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하고 간편식 시장이 뜰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게다가 최근 2년간 계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상이 무너지고 심리적 우울감이 극심해지면서 밀키드 식품이 우리 사회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회포를 푸는 것이야말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감(코로나 블루)을 일시적으로나마 털어내는데 특효약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된 것도 밀키트 식품 선호 분위기를 한껏 밀어 올렸다.

    최근 대단위 아파트나 젊은 층, 1인 가구, 맞벌이 부부가 밀집된 곳에는 어김없이 밀키트 식품 편의점(무인 점포)이 눈에 많이 띈다.

    밀키트 식품에는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 음식을 만들어 밀키트 식품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내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배송 경쟁(로켓 배송)에 힘입어 새벽 배송을 받거나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들어선 밀키트 편의점을 자주 들락거린다.

    밀키트 식품이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조리가 아주 간편하고 편리한 데다 음식 솜씨가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밀키트 식품은 일반 가정은 물론 음식점에서도 먹을 수 있는 부대찌개, 돼지고기찜, 청국장, 소불고기, 닭갈비, 돼지고기볶음, 찐 닭볶음탕, 만두전골, 칼국수, 주꾸미‧오징어 볶음, 즉석떡볶이, 고등어구이, 스테이크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총망라한다. 
  • ▲ 밀키트 식품 무인 편의점에 진열된 간편식품.ⓒ김정원 기자
    ▲ 밀키트 식품 무인 편의점에 진열된 간편식품.ⓒ김정원 기자
    가격도 8000~9000원대에서부터 1만4000~5000원대, 2만~3만 원대 이상까지 다양하게 소비자층을 공략하며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밀키트 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올해 취업해 경기도 화성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A 씨(27)는 “화성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밀키트 식품을 자주 사게 된다”며 “밀키트 식품은 내가 먹고 싶은 각종 음식을 골라서 사거나 택배 배송받아 물만 붓고 끓이면 금세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다.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젊은이들에게는 특히 조리가 간편해 자주 사 먹고 있다”고 밝혔다.

    20대 직장인인 B 씨(24,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는 “최근 친구 2명과 함께 1박 2일간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야외에서 텐트장에서 재미있게 여행을 다녀왔는데, 비용을 고려해 음식을 매끼 사 먹을 수가 없어 그 대안으로 밀키트 식품을 사 갔다. 밀키트 식품은 야외에서 조리가 아주 간단해서 좋고 먹고 난 후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면 된다. 무엇보다도 야외에서 음식을 만들기도 번거롭게 해서 밀키트 식품이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핫한 식품’”이라고 말했다.

    50대 한 주부(대전시 서구 둔산동)는 밀키트식품에 대해 “조리하기에 아주 간편한 데다 쉽고 어렵지도 않다. 또 갑자기 친척이 찾아올 때나 자녀들에게 음식을 조리해 주기에 딱 좋다”며 “가격도 음식점에서 사 먹는 것보다 가격대비 가성비가 좋아 밀키트 식품을 자주 이용한다”고 귀띔했다.    

    밀키트 식품 선도 기업인 ㈜부시밥 김현희 대표는 반조리식품, 샐러드, 완제품, 국 종류를 만들어 도시 젊은이들과 직장 맞벌이 가정, 1인 가정을 타킷으로 상품을 개발해 대박을 터트렸다.

    김 대표는 2019년부터 온라인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브랜드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120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 ▲ 밀키트 식품 중 집밥.ⓒ㈜부시밥
    ▲ 밀키트 식품 중 집밥.ⓒ㈜부시밥
    그는 “밀키트 사업이 워낙 트렌드의 변화가 심하고 유행에 따라 맞춤형 밀크트 식품을 신속하게 만들어 내야 한다. 이 사업은 아기자기해 여성에게 딱 맞는다. 문제는 변화와 응용을 잘해야 한다는 점”이면서 “요즘 MZ세대들은 식자재를 냉장고를 쌓아두지 않는다. 캠핑 갈때 밀키트 식품을 사서 가져가면 끝이다. 간편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메뉴를 총 망라하고 있으며, 모든 메뉴에 대한 구성품이 들어 있다. 게다가 모든 메뉴가 2~3명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가성비가 좋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의 사소한 불편함에 편리미엄만 더하면 간편식(밀키드 식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그 이유는 바쁜 직장 생활 등으로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MZ세대에 다양한 경험과 자기 성장에 투자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최지혜 박사는 “트렌트 코리아가 3년 전 밀키트 식품, 편리하고 고급스럽게 즐긴다는 의미인 ‘편리미엄’에 주목했다. 간편식이 단순히 건강에 나쁘고 편리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밀키트 식품으로 즐겁고 근사한 요리를 해 먹는 편리미엄 현상에 따라 시장이 커진 것은 오래됐다”고 밝혔다. 

    특히 최 박사는 “시간이 부족한 젊은 사람들이 집에서 요리할 시간이 없는 데다 귀찮아한다. 이들에게는 밀키트 식품이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간편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밀키트 식품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밀키트 식품은 과거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무인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밀키트 식품을 선호하는 편리미엄은 한두 해 현상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꾸준히 커진 시장으로, 쉽게 꺾이거나 반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양한 경험과 자기 성장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편리미엄 현상은 갈수록 필연적인 트렌드가 되고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며 “따라서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MZ세대 등은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면 비용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