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자택서 숨진채 발견…지인에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힘들다” 호소대전시소방본부 “직원 인사이동으로 흩어져 파악 중”
  • ▲ 지난 5일 극단적인 선택한 A 씨가 남긴 유서.ⓒ대전소방노조
    ▲ 지난 5일 극단적인 선택한 A 씨가 남긴 유서.ⓒ대전소방노조
    “누가 뭐라 해도 정의 하나만 보고 살았다. 가족, 어머니 미안해요.”

    대전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A 씨(45)가 휴직 중에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힘들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전에 쓴 짧막한 유서가 공개됐다.

    A 소방관의 극단적 선택은 직장 내 갑질과 이를 알고도 무시한 대전 소방본부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는 갑질을 했다는 상급자와 그에 동조한 직원들을 형사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6일 유족들에 따르면 대전소방본부 소속 소방관인 A 씨는 지난 5일 오전 11시 30분쯤 자택에서 가족들에 의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둔 아빠인 숨진 A 씨는 가족들이 성당에 간 사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운을 주고 있다. 

    A 씨는 지난 3월 대전소방공무원 직장협의회 대표에 취임했지만 지난 6월 유아 돌봄 등을 이유로 휴직하면서 자리를 내려놨다. 

    숨진 A 씨 유족 측은 “(숨진 A 씨는)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가 육아를 이유로 휴직했다”고 주장했다.

    미망인 B 씨는 “직장에서 괴롭힘이 너무 심각했고, 이로 인해 공황장애가 발생한데 이어 우울증까지 이어지면서 무척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성당에서 알고 지냈던 A 씨의 지인 C 씨도 “평소 A 씨가 이 같은 말을 했었다”고 전해졌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도 지난 5일 “대전소방본부 직장협의회 전 회장이던 A 씨가 갑질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은 직장 내 정의를 세우기 위해 끝없이 투쟁했으며, 본인이 당한 갑질에 따른 구제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대전 소방본부는 이를 무시했고, 방관하면서 결국 A 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게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전시소방본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당시 직원들이 인사이동으로 흩어져 있어 하나씩 파악 중이다. 갑질 피해 구제를 어디에 요청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A 씨는 숨지기 하루 전날 “누가 뭐라 해도 정의 하나만 보고 살았다. 가족, 어머니 미안해요”라는 짧은 글의 유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