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자갈치시장’이라던 괴산 수산식품거점단지 황량 증평, 인삼 상설판매장도 제 기능 못해…규모 확대
  • ▲ 괴산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괴산군청
    ▲ 괴산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괴산군청
    국·도비 수 십~수 백억원을 들여 만든 충북 괴산·증평 시설이 제 기능을 못 해 혈세가 계속 들어가고 있으나 행정당국이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괴산군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다.

    이 단지는 내륙의 ‘자갈치 시장’을 목표로 연면적 7만5623㎡ 규모로 지난해 5월 조성됐다. 2013년부터 6년간 국비와 충북도 예산 등 230억원이 투입됐다. 

    기공 당시 가공시설 4곳과 식당 6곳, 내수면연구소 사무실, 쏘가리 양식 연구동 등을 갖췄으나 현재 식당 1곳만 영업을 하고 있다.

    이 단지는 역발상 행정으로 주목받았다. 

    바다가 없는 내륙에 부산과 인천에서나 볼 수 있는 수산물 가공업체를 유치해 지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산물 직판장에서 민물고기 등을 팔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수산물직판장은 아직 짓지 않아 공터로 남아있는 등 ‘내륙의 자갈치시장’이란 기치가 공염불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충북도와 괴산군은 38억원 규모의 민물고기 전시관을 지어 단지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 ▲ 증평 인삼상설판매장 등이 들어선 증평 인삼타운 전경.ⓒ증평군청
    ▲ 증평 인삼상설판매장 등이 들어선 증평 인삼타운 전경.ⓒ증평군청
    증평 인삼 상설판매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증평군은 2014년 30억원(도비 19억원, 군비 11억원)을 투자해 증평읍 송산리 일원에 2층 규모(연면적 1350㎡)의 인삼 상설판매장을 개설했다. 농수축특산물유통 영농조합법인이 위탁관리한다.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이듬해 반짝 실적을 올렸을 뿐 이후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군은 결국 사업 규모 확장을 통해 상설판매장 활성화에 나서기로 방향을 틀었다. 

    판매장이 들어선 인삼타운 전체를 리모델링과 증축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이곳에 휴게 시설과 문화·정보 공유 공간, 귀농·귀촌 지원센터, 일자리 허브센터를 유치할 계획이다. 

    군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 계획을 농림축산식품부 요청, 지난달 기본 계획이 승인됐다.

    이에 따라 군은 앞으로 4년간 7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은 농림부가 농촌의 자원을 활용해 자립 성장할 수 있는 토대 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증평군 등 전국 20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괴산·증평군이 해당 시설 추진 당시 내세웠던 ‘괴산 자갈치시장’ ‘인삼 메카’ 기치는 헛구호였다는 게 확인되면서 예산만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의원은 “자치단체장이 국도비를 끌어다 건물을 세우고 방치하는 사례가 허다하다”며 “똑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