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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청주 서원)이 임해종 충북 중부3군(증평·진천·음성) 지역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소속 총선 출마 행보에 부담을 안게 됐다.
임 위원장은 24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적 소신이나 명예보다 민주당의 승리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며 “임호선 후보 승리를 위해 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선언했다.
임 위원장은 그동안 중앙당의 전략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등 어떠한 선택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임 위원장은 이날 백의종군의 뜻을 밝히며 당의 결정에 전격 승복함으로써 같은 입장에 놓인 민주당내 다른 무소속 행 후보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모양새가 됐다.
여기에 민주당 충주시지역위원장을 맡았던 맹정섭 후보도 무소속행을 포기하고,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혀 압력이 배가됐다.
이로 인해 무소속 출마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는 오 의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오 의원은 지난 19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계파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며 “20일께 탈당과 함께 예비후보를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일이 지난 24일 현재까지 오 의원은 탈당과 후보등록을 결행하지 않고 있다.
오 의원이 이를 결행할 경우 민주당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정치의 단절
오 의원은 청주서원구에서만 민주당으로 출마해 4선에 올랐다. 그동안 별다른 큰 도전자 없이 정치 생활을 이어왔다.
오 의원의 장점은 지역구내 작은 소모임마저 챙길 정도로 인맥 관리에 철저하다는 점을 든다. 심지어 청주시의원도 잘 가지 않는 행사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의원은 그동안 이러한 인맥을 관리하기 위해 발품도 많이 팔고, 남들보다 더 부지런하게 생활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한 정치인이 정당을 떠나는 것은 물고기가 수조에서 뛰쳐나가는 것에 비유된다.
잘못갔다싶어 재도약해 수조로 되돌아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고 많은 상처를 입게된다.
정치가 인간관계인 만큼 제한적이지만 많은 인간관계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누가 배신했나
오 의원은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자신을 버렸다며 일종의 배신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이 서원구 후보자 경선에서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과 이장섭 전 충북도정무부지사 두 사람으로만 한정하고 자신을 컷 오프한데 따른 것이다.
그의 16년 의정 생활이 명예롭게 마무리되지 못한데 따른 반발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본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해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차 버린 것은 계파 정치에 따른 것”이라며 “반드시 본선에서 이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오 의원의 기대는 상당히 빗나가고 있다.
KBS청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충북 청주서원구 후보자 지지율에 따르면 민주당 이장섭 30.4%, 미래통합당 최현호 29.2%, 오제세 의원 13.1%, 민생당 이창록 후보 2.6% 순이었다.
당선 가능성에서도 이 29.8%, 최 28.9%, 오 12.7%로 나타나 당선 가능성이 한참 멀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KBS의 여론조사는 지난 21~22일 서원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와 RDD(유선 임의전화 걸기)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p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https://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의 입장
이와 관련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은 24일 충북도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변 위원장은 “오 의원은 심성이 바른 사람”이라며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은 “오랜 시간 정치를 하면서 느끼는 직관이지만 오 의원은 마음이 유하면서도 곧은 사람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후보등록이 사흘 남았지만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 것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두 가지로 해석됐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하면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