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신모 “교권보장으로 학생중심 교육실현”

“보수단일화 적극 임할 것…이념편향 안돼”
화합·통합의 교육계 “初等 시험폐지 고민해야”
김 교육감에 “진보 맞나”…책 강매 의혹도

이민기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09 19:13:17

▲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이 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충북교육청의 이념 편향적 인사 논란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이민기 기자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11일 열기로 했던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취소한 날에 황신모 전 청주대학교 총장을 만났다.

황 전 총장은 9일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현하려면 교권부터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6·13지방선거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충북과학고 인근 축사 문제와 보수후보단일화 등 각종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견해를 밝혔다.

- 요즘 많은 도민들을 만날 텐데 어떤 얘기를 듣고 있나?

“한쪽에서는 보수후보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하고 다른 분들은 단일화가 잘 되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도민들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명령한다면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단일화에 임할 것이다.”

- 막후에서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도 있다.

“전국적인 단위에서 추진되고 있고 충북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단체에서 단일화 논의를 위한 기구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단일화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 왜 교육감이 되려고 하나?

“충북교육계에 갈등과 대립이 굉장히 심화되고 있다. 지나치게 이념 편향적으로 가고 있다. 학력저하 현상도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심지어는 충북주민이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청소년 범죄율, 자살률, 성폭행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교육을 방치해서 안 되기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 충북교육을 정상화 시키고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통합의 교육계를 만들고 싶다.”

- 이념 편향성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먼저 인사문제를 꼽을 수 있다. 편파인사·코드인사에 대해선 도민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사는 물론 교육전문직, 교육행정직까지 폭넓게 편파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인사 후유증이 심각하다. 심지어 인사이후 다시 인사를 내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통해서도 이념 편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은 보편주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10년, 20년, 30년 후에도 바뀌지 않아야 할 게 교육이다. 진보는 공정의 가치를, 보수는 효율을 중시한다. 김 교육감이 진짜 진보라면 이런식의 불공정 편파인사를 할 수 있느냐.”

- 학력저하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학생중심의 교육이 실현돼야 한다. 학생중심의 교육을 하려면 일단 교사들의 교권과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교실에서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을 이루려면 교사들에게 학생의 적성과 개성을 파악할 수 있는 연수나 지식 습득의 기회를 지원해야 한다. 스위스에 몇 차례 연수를 가봤다. 스위스에선 초등학교 4학년 때 사실상 진로가 결정된다. 교사가 학생의 개성과 적성, 그리고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즐겁게 학생을 가르치고 의욕도 갖게 하려면 교육청에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교사의 기살리기부터 해야 한다.”


▲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이 충북과학고 인근의 축사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충북교육청이 초등학교 중간·기말고사를 폐지한 것을 두고 찬반 여론이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 각 입장이 다르다. 기초학력을 높여줘야 하는데 시험을 안 치르니까 사교육 의존율이 높아졌고 공교육에도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에는 반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다시 시험을 보게 하면 이의가 제기될 것이다. 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풀어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아달라.

“충북도 그렇고 전국적으로도 그렇고 교육계에 이념의 덫이 씌여져 있다. 교육에 보수가 어디있고 진보가 어디 있느냐. 교육에 이념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제도와 교과과정이 변경되는 일은 정말 잘 못된 일이다. 대한민국만 이런 일이 벌어진다. 교육에서 만큼은 정치논리를 걷어내야 한다.”

-전교조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나?

“전교조 교사들도 여러 부류가 있다. 나처럼 이념을 걷어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교사가 특정 제품을 만드는 생산자는 아니지 않느냐. 학생을 잘 가르친다는 사명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명감이 있다면 전교조 소속이면 어떻고 소속이 아니면 어떻냐. 사명감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김 교육감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도내 한 신문사의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이 높다.

“통계학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 현직에 있으면서 30%대로 1위를 한 것은 역으로 보면 도민들의 불만이 많이 담긴 데이터라고 한다. 응답률이 얼마나 됐느냐. 현직에 있을 경우 50~60%대를 기록해야 잘 하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는 게 통계조사 전문가들의 얘기다. 대략 여론조사를 해봤다는 것일 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김 교육감이 출판기념회를 취소했다. 황 전 총장이 8일 취소를 촉구한 이유가 궁금하다.

“김병우 교육감이 현직에 있으면서 출판기념회를 한다는 것을 두고 많은 교육계 인사들이 우려했다. SNS와 초청장에 공무원도 참석할 수 있다고 쓰는 게 말이 되느냐. 교사와 행정직원들을 줄세우려 했던 것이다. 김 교육감의 자질 자체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쁜 징조들이 제보되고 있다.”

-나쁜 징조가 무엇이냐?

“일선 교육지원청에 (책 구입) 할당이 내려 갔다는 얘기도 있고 심지어 학부모 단체에도 연락이 갔다고도 들었다. 사실이라면 강매하려 했던 것이다. 공무원이 참석할 수 있다고 썼는데 때가 어느 때인데 사실상 참석을 강요하는 초대장을 보낼 수 있나. 도민들을 무시한 것이다.”

-충북과학고 인근의 축사 문제도 핫이슈다.

“김 교육감이 처음에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이 역시 말이 되느냐. 축사 문제는 청주교육지원청을 경유한 일이다. 나는 김 교육감을 진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진보는 환경을 중시하는데 김 교육감은 환경을 모르는 일을 하고 있다. 무지한 사람이다.”

-못다한 얘기가 있나?

“우리사회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지방분권 시대, 4차산업혁명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물결을 주도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처럼 이념에 덧씌여진 논의는 안 된다. 교육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학생이 즐겁고 학부모가 신뢰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을 꿈꾼다.”

황 전 총장은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공고, 청주대, 경희대 석‧박사, 청주대 기획처장, 경상대학장, 충북청주경실련 상임공동대표, 균형발전 지방분권 전국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해병대 예비역 247기 병장 출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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