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석 고문 “이 정도면 국가재난 수준…봉사원들 재난현장 누벼 복구 손길 빨라”
  • ▲ 18일 폭우로 산사태가 주택을 덮친 청주시 미원면에서 적십자 봉사원들이 가재도구를 꺼내고 있다.ⓒ충북적십자봉사회
    ▲ 18일 폭우로 산사태가 주택을 덮친 청주시 미원면에서 적십자 봉사원들이 가재도구를 꺼내고 있다.ⓒ충북적십자봉사회

    지난 16일 하루동안 300mm의 물 폭탄이 쏟아져 사망자 6명을 비롯해 수백억대의 수해를 입은 충북지역에 전국 곳곳에서 적십자봉사원들이 모여들어 복구 작업에 한창이다.

    19일 청주시 내덕동 주택 침수지역에서 만난 최인석 적십자봉사회 고문은 “이 정도면 국가재난 수준이다. 지난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와 강원도 지역 폭설에 맞먹는다”고 혀를 내찾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충북지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경기지사에서 110명의 회원이 미원면 일대 수해복구 작업을 돕기로 했다.

    이어 광주전남지사에서 40명의 봉사원이 괴산 청천면 후영리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친다.

    충북지사 소속으로는 수해를 입지 않은 옥천과 단양 등지에서 100여명의 봉사원들이 괴산 청천면과 청주시 내덕동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선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지난 16일 폭우가 쏟아질 때 옥산면 주민들이 전주페이퍼공장에 대피한 현장을 방문해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며 시작됐다.

    물이 빠지기 시작한 18일에는 서울지사에서 80명, 부산지사 40명, 대구지사 45명, 인천지사 40명이 청주 용암동 일대에서 수해복구에 참여했다.

    또한 울산지사 44명, 경기지사 65명, 전북지사 76명, 충북지사 90명이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미원면에 집중 투입돼 가재도구를 치우고 마을길을 정비했다.

    이어 대전세종지사 90명, 강원지사 50명, 경북지사 40명, 경남지사 40명 등은 청주 시내 일원과 낭성면, 가덕면 등지에서 땀을 흘렸다.

  • ▲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마을 덮친 청주시 미원면에서 적십자 봉사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충북적십자봉사회
    ▲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마을 덮친 청주시 미원면에서 적십자 봉사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충북적십자봉사회

    이들의 봉사 활동은 내일도 이어진다. 대전세종 지사와 경북지사, 경남지사에서 250여명이 봉사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어림잡아도 1500여명에 이르는 봉사원들이 충북의 수해현장에서 복구작업에 나섰다.

    다른 조직에 비해 적십자 봉사원들의 활약은 재해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다. 이들은 전국의 재해현장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도착해서 상황에 맞게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잘 알고 있다.

    가끔씩 단체로 몰려와 사진만 찍는 부류들과는 다르다. 할 일을 아는 만큼 복구 속도도 빠르고 세심하다. 가재도구 정리는 물론 빨래까지 해내며 무엇보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모이고 흩어지는 것도 남다르다. 대부분 팀별로 도시락과 식수를 챙겨오고 교통편도 스스로 해결하며 아침 일찍부터 해질녘까지 현장에 남아 있는 이들도 적십자 봉사원 들이다.

    침수 피해를 입은 내덕동의 한 주민은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밥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부엌이 물에 잠겨서…”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최 고문은 “봉사원들은 전국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늘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고 말하며 침수된 지하실에서 건져낸 쓰레기들을 차량에 싣는 작업에 매진했다.

    한편 충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7시 기준으로 이번 폭우 피해로 모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50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택침수와 도로 유실, 농경지 등의 피해액만 202억원대로 추정되며 복구하는 데에는 892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계 당국은 전 행정력을 동원해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