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경천 인도 比 최고 2~2.7m 높아…주민 ‘통행 불편’“홍수 때 하천 수위 따져 설계…충북도, 현실성 없는 시공”이동우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장, 행감서 집중 ‘추궁’
  • ▲ 충북도가 발주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가경천에 불쑥 드러난 교량. 인보보다 2~2.7m로 사람키보다도 높게 설치돼 있다.ⓒ충청타임즈
    ▲ 충북도가 발주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가경천에 불쑥 드러난 교량. 인보보다 2~2.7m로 사람키보다도 높게 설치돼 있다.ⓒ충청타임즈
    충북도가 하천 정비사업의 목적으로 건설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천 교량’이 인도 보다 상당히 높게 설치돼 논란이 일고 가운데 충북도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집중 추궁됐다. 

    문제는 건설된 교량(34m)이 현장의 인접 도로‧인도보다 2~2.7m 높아 통행이 사실상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형 공사장인 가경천 공사 현장에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한 점도 지적됐다. 

    지난 11일 충북도의회에서 열린 건설환경소방위원회의 행정사무 감사에서 의원들이 가경천 공사 현장을 방문한 뒤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자 뒤늦게 안전설비를 설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위원회는 지난 11일 열린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가경천 교량이 지나치게 높게 건설된 것과 관련해 “충북도가 교량 설계를 홍수 때 하천 수위만을 따져 현실을 무시한 채 교량을 육교처럼 건설한 것은 다리 기능을 상실, 주민들을 더 불편하게 만들게 됐다”고 질타했다. 

    이 교량은 충북도가 가경천을 복대동 주택가와 가경동 형석‧신라아파트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길이 32m‧34m, 폭 3m의 인도 교량 2개를 178m 간격으로 건설했다.

    도는 홍수 예방을 위해 2019년 7월부터 358억 원을 들여 청주시 흥덕구 남이면 석판리에서 복대동 석남천 합류 지점까지 가경천 7.8㎞에 대해 하천 정비사업을 오는 2026년까지 건설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거의 완공된 교량의 높이는 인접 도로‧인도보다 최고 2m(인도)~2.7m(복대동) 이상 높은 ‘육교’ 처럼 시공돼 다리 기능이 사실상 상실하게됐다는 지적을 하고 나섰다. 

    도는 이와 관련해 “여름철 집중호우시 하천 범람이 우려되는 지역으로 100년 홍수 빈도를 고려해 교량을 높게 가설하게 됐고, 공사 완공 뒤 도로와 인도를 높여 교량을 이용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민원을 반영해 교량 양쪽에 12m 길이 진입 경사로와 노약자를 위한 8도 경사의 30m 진입로를 설치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인도 폭이 협소하고 교량 폭이 좁아 연결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데다 되레 흉물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재가설 또는 원상복구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 ▲ 이동우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장이 지난 11일 재난안전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청주시 흥덕구 가경천 육교 건설 등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충북도의회 동영상 캡처
    ▲ 이동우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장이 지난 11일 재난안전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청주시 흥덕구 가경천 육교 건설 등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충북도의회 동영상 캡처
    이어 “인도와 교량을 연결, 30m 경사로를 설치할 경우 다리를 건너기 위해 양쪽을 160m 이상을 돌아가야 하고 노약자는 더더욱 경사로를 이용하기 어렵다”며 경사로 설치에 반대했다.

    논란이 일자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동우 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재난실안전실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길이 34m 교량이 인도보다 2~2.7m 높아 통행이 어렵다. 충북도가 30m 경사로를 설치해 인도와 연결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것이 맞느냐. 자칫 육교 같은 보행로 건설로 주민이 이용을 꺼리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가경천 현장을 답사한 결과 충북도가 하는 공사가 맞는지 의심했다. 인도와 차도가 없다. 안전시설과 피 방호벽, 가로막 등 도심지 번화가에서 공사하는데 보행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서편 쪽에는 차가 드나드는데 차도·인도구분이 안 돼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하천 경사면을 파서 공사를 하고 있는데 만약에 사고가 날 때 어떻게 할 것이냐. 가경천 안전관리비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공무원들이 조금만 신경 쓰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도 안 한다”며 관리감독 허술 등 송곳 질의를 했다. 

    답변에 나선 박중근 재난안전실장은 “가경천 교량은 100년 빈도 홍수수위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 교량 경사면이 불편하고 콘크리트 다리가 흉물스럽다고 하니 경관‧디자인 전문가 등이 건너고 싶은 다리, 좋아하는 다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실장은 “2개의 교량의 이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30m 경사로 보다 교량 양쪽 입구에 별도의 보조 인도를 설치하는 ‘캔틸레버식 (cantilever)’ 연결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