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희망 공공기관 상당수 중복... 자칫 지역 갈등 우려충청광역연합·연합의회 등 ‘윈-윈’위한 사전 조율 필요성 제기
  • ▲ 지난 11일 충북혁신도시 유소년축구장에서 열린 덕산읍 주민자치회 주민총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2차 공공기관 충북혁신도시 유치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우량 공공기관의 충북혁신도시 유치를 한목소리로 염원했다.ⓒ진천군 제공
    ▲ 지난 11일 충북혁신도시 유소년축구장에서 열린 덕산읍 주민자치회 주민총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2차 공공기관 충북혁신도시 유치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우량 공공기관의 충북혁신도시 유치를 한목소리로 염원했다.ⓒ진천군 제공
    올해 4분기 중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가 확정되면서 충청권 지자체들의 유치 열망이 분출되고 있다.
    그런데 충청권 4개 시·도 및 관내 기초지자체들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타겟팅하는 유치 희망 기관들이 지역산업 특성과 맞물려 상당수 중복되고 있어 지역 간 갈등마저 우려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원칙 및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4분기 중 350여 개의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확정·발표하고, 2027년부터 속도감있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5극 3특 성장엔진, 기존 혁신도시 기능군, 지역 인프라 여건 등을 종합 고려하여 최적 입지를 선정한다는 배정원칙도 내놨다.
  • ▲ 조상호 세종시장이 지난 7일 오전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과 주요 시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조상호 세종시장이 지난 7일 오전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과 주요 시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4개 충청권 시·도 '각자도생 자기홍보'에 몰두
    정부의 선택이 목전에 다다르자 민선 8기부터 유치 대응 조직을 꾸려 유치전을 벌여오던 각급 지자체들의 막판 홍보전이 ‘각자도생’을 외치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충남도는 정부의 제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에 발맞춰 단순 기관 유치를 넘어 지역 산업 지형을 바꿀 '경제·산업 기능군' 집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조업 현장에 정책금융과 기술 혁신, 수출 지원 기능을 통합해 충남을 국가 제조업의 핵심 혁신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대전시는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응 TF를 꾸려 지난 2월부터 유치 희망 기관 40곳을 선정해 국토부에 제출한 뒤 중점 유치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대전시는 국가 연구개발(R&D) 연구관리 전문기관을 비롯해 국방연구원 등 방산산업 연구기관, 지식재산, 철도서비스, 그린테크, 창업·벤처 기술금융 등 분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선정하고, 서울지역 공동주택 용지 개발로 즉각 이전이 필요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종사자들이 신속히 이주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전 대상 공공기관일부가 대전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등 5개 연구관리 전문기관과 한국언론진흥재단, 국가녹색기술연구소 노동조합 대표들은 최근 대전시와 간담회를 갖고 이들 기관의 대전 이전을 위해 힘써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충북도 역시 공공기관 유치 TF를 가동하며,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5대 원칙에 맞춘 유치 전략 수립과 그에 따른 활동에 돌입했다.
    충북도는 1차 이전 당시 시장형 공기업과 직원 500명 이상 대형기관이 충북혁신도시에 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치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연구용역을 통해 충북 산업·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공공기관 65곳을 발굴하고, 이 중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전략산업 연계성, 기존 이전기관과의 협업 가능성을 따져 40곳을 중점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
    지난 3일 2차 공공기관 발표에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내년 상반기 세종 우선 이전과 공소청·중수청·경찰청의 별도 청사 신축 이후 이전이라는 보따리를 받아 든 세종은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카드로 정부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지난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진짜 행정수도를 만들면 어떻게 할 것이냐를 논의해야 한다"며 단순히 중앙행정기관이나 연구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행정수도의 기능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재정 기반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시는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를 위한 국회 설득도 병행하고 있다.
    조 시장은 최근까지 국토교통위원 30명 가운데 16명, 법안심사소위원 13명 가운데 12명에게 직접 만나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
    ◇ 충남도 '우선 선택' vs '1차 이전 혜택없어' ... 유치 희망기관 중복   
    이와 같은 충청권 지자체들의 공공기관 유치전이 뜨거워 지고 있는 가운데, 각급 지자체들의 유치 희망기관이 상당수 중복되고 있어 자칫 지역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장 치열한 중복을 보이는 곳은 충남도와 충북도이다.
    1차 이전 당시 혁신도시로 지정되지 못해 ‘우선 선택권(드래프트제)’를 주장하는 충남(내포신도시 등)과, 1차 이전의 혜택을 거의 보지 못했던 충북(제천, 진천·음성, 충주 등)간 희망 기관이 크게 겹친다.
    한국환경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환경사업기술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소위 ‘알짜배기’ 기관들이 중복되고 있다.
  • ▲ 충북도의회는 지난 9일 437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 완성을 위한 2차 공공기관 이전 충북 집중 배치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충북도의회 제공
    ▲ 충북도의회는 지난 9일 437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 완성을 위한 2차 공공기관 이전 충북 집중 배치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충북도의회 제공
    ◇대전-충남, 첨단기술 및   금융·기업지원 기관 유치 놓고 경쟁중
    대전과 충남 간 경쟁도 만만찮다.
    첨단기술 및 금융·기업지원 기관인 IBK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벤처투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의 유치를 놓고 경쟁중이다. 
    행정부처 연계기관을 놓고 세종과 대전·충남의 경쟁도 뜨겁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 중앙부처와의 행정효율성을 명분으로 정부 유관기관 및 법률·금융관련 기관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세종시와 대전·충남의 유치대결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자치단체 모두 행보를 빠르게 가져가야 하는 만큼 충청권 4개 지자체와 관내 기초자치단체가 전방위적인 유치 노력을 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최악의 경우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위한 사전 협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발전의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지만 충청권 4개 광역연합과 연합의회가 나서 사전 의견을 조율해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