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설득·지역 공론화 부족 지적…두 차례 실패 책임론김정겸 총장 리더십 시험대…통합 전략 전면 재검토 요구
  • ▲ 김정겸 충남대 총장(왼쪽)과 임경호 국립공주대총장 지난 7일 세종공동캠퍼스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통합신청서를 의결하고 대학통합 이행합의서에 서명한 뒤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공주대
    ▲ 김정겸 충남대 총장(왼쪽)과 임경호 국립공주대총장 지난 7일 세종공동캠퍼스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통합신청서를 의결하고 대학통합 이행합의서에 서명한 뒤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공주대
    충남대학교가 국립한밭대학교에 이어 국립공주대학교와의 통합에도 실패하면서 대학 통합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통합을 추진했지만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동의를 끌어내는 데 실패하면서 ‘졸속 추진’ 논란과 함께 책임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통합계획서 제출 여부를 묻는 구성원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에서는 찬성 46.6%, 반대 53.4%로 반대가 6.8%포인트 높았다. 반면 공주대에서는 찬성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학은 어느 한쪽에서라도 반대가 우세하면 통합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하지 않기로 합의한 만큼 통합 추진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번 결과는 충남대가 내부 구성원조차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통합에 따른 학과 구조조정과 교직원 인사, 캠퍼스별 기능 배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공주지역의 반발도 거셌다. 통합 교명을 ‘충남대학교’로 유지하고 법적 대표 주소를 대전으로 정한 합의안을 놓고 공주대의 역사와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학생과 대학 기능의 대전 쏠림에 따른 지역 상권 침체와 인구 유출 가능성도 논란이 됐다.

    지난 8일 공주시 아트센터 고마에서 열린 설명회가 반대 시민들의 항의로 차질을 빚은 것도 통합 논의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충분한 신뢰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힘을 싣는다. 

    완성된 합의안을 설명하는 데 앞서 지역사회가 통합 조건을 함께 논의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충남대의 통합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충남대는 2022년부터 한밭대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추진했지만 교명과 유사·중복 학과 조정, 캠퍼스 역할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2024년 8월 통합 논의를 종료했다.

    그러나 한밭대와의 통합 무산에 대한 충분한 평가 없이 공주대와 다시 통합 협상에 나섰고 결국 구성원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이전 실패의 교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 공주시민들이 지난 3일 국립공주대학교에서 열린 통합 설명회에서 ‘강제통합 절대 반대’ 손팻말을 들고 임경호 공주대 총장에게 항의하고 있다.ⓒ공주프레스협회
    ▲ 공주시민들이 지난 3일 국립공주대학교에서 열린 통합 설명회에서 ‘강제통합 절대 반대’ 손팻말을 들고 임경호 공주대 총장에게 항의하고 있다.ⓒ공주프레스협회
    특히 공주대와의 통합안은 교명과 법적 대표 주소 등에서 충남대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었음에도 충남대 구성원 과반이 반대표를 던졌다. 

    대학본부가 통합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와 필요성을 내부 구성원에게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이은 통합 실패로 대학의 행정력과 구성원 간 신뢰가 소모되고 지역사회 갈등까지 커진 만큼 추진 과정에 대한 점검과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통합안이 구성원 투표에서 부결된 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례와 맞물려 충남대에서도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 역시 한밭대에 이어 공주대와의 통합까지 무산된 원인과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설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충남대가 향후 다시 대학 통합을 추진하려면 두 차례 실패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구성원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분한 공론화와 이해관계 조정 없이 통합의 필요성과 재정 지원만 앞세운다면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