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국→18국 슬림화 속 국장급 1명 파견…‘오버티오’ 해소에는 역부족AI·미래산업 중심 조직 재편에도 인사 적체 지속…후속 인사가 민선 9기 조직운영 가늠자
  • ▲ 허태정 대전시장.ⓒ대전시
    ▲ 허태정 대전시장.ⓒ대전시
    대전시가 민선 9기 첫 조직개편과 간부 인사를 단행하며 행정의 방향을 ‘AI·미래산업·민생’으로 재정렬했지만, 조직개편의 이면에 놓인 국장급 인사 적체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는 조직은 19국에서 18국으로 줄었지만 국장급 인력은 단기간에 함께 줄이기 어려워 ‘오버 티오’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태정시장이 대한민국 시도지사 협의회 수석부회장을 맡으면서 국장급 1명을 파견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긴 것은 인사 운용 측면에서 일정 부분 숨통을 틔운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한 자리를 외부로 이동시키는 방식만으로 누적된 국장급 적체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조직은 슬림화됐지만 인사 공간은 더 좁아져

    대전시가 31일자로 시행하는 조직개편 인사 사전 예고에 따르면 시정 혁신TF에 근무하던 전재현 부이사관(3급·국장급)이 대한민국 시도지사 협의회로 파견된다. 

    표면적으로는 국장급 한 자리가 확보되면서 인사 운용의 여지가 생겼지만, 이번 조직개편의 전체적인 방향을 보면 상황은 간단하지 않다.

    대전시는 기존 19국 체계를 18국으로 축소했고, 조직의 중복 기능을 줄이고 민선 9기의 정책 우선순위에 맞춰 행정 체계를 재편한다는 취지지만, 국장급 보직 자체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문제는 국장급 인력의 감소가 조직개편 속도만큼 빠르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정원과 보직은 제도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이미 승진한 고위직의 인사 수요까지 동시에 없애기는 쉽지 않다.

    결국 조직을 줄이는 개혁과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작업 사이에 시간차 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인사는 그 간극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 ‘발령대기’ 김기환…후속 인사가 핵심 변수

    이번 인사에서 김기환 국장이 행정자치국 발령대기로 분류된 것은 국장급 인사 적체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보직을 받지 못한 국장급 간부가 발생하면서 후속 인사의 선택 지도 제한될 수밖에 없고, 조직개편이 끝났다고 인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제부터 국장급 인사 정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 관가에서는 고참 급 국장의 명예퇴직이나 산하기관 이동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후속 인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결국 국장급 오버 티오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퇴직·전보·파견 등 인사 요인이 발생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청의 한 간부 공직자는 “시도지사 협의회 파견 자리가 생긴 것은 분명 인사 운용에 도움이 됐지만, 국장급 적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 자리로 부족하다”며 “김기환 국장의 거취를 포함해 향후 후속 인사까지 이어져야 오버 티오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다”고 말했다.

    ◇ AI·미래산업 전면 배치…조직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민선 9기의 정책 방향을 조직과 인사에 직접 반영했다는 점이다.

    신설된 AI 혁신관에는 이길주 인재개발원장이, 시민사회국장에는 오수근 교육정책 전략국장이 각각 임명되며, 3급으로 격상된 대변인에는 강민구 인재개발원장이 발탁됐다.

    미래전략 실장에는 양승찬 실장이 유임됐고, 민생경제 국장에는 문인환 경제국장, 문화체육관광국장에는 권경민 기업지원국장, 의료건강 국장에는 남시덕 교통국장, 기후환경녹지국장에는 박영철 녹지농생명국장이 각각 자리를 옮긴다.

    인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전환과 미래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시민사회와 민생경제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의 이름과 직제만 바꾼다고 정책의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인사 적체로 인한 조직 내부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조직개편의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의 조건이다.

    ◇ ‘조직개편’ 다음은 ‘인사개혁’…민선 9기 첫 시험대

    이번 조직개편은 대전시가 민선 9기의 행정 방향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조직을 19국에서 18국으로 줄인 만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사 불균형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별도의 문제다.

    특히 국장급 인사는 단순한 보직 배분을 넘어 조직의 지휘체계와 사기, 정책 추진력에 직결된다. 발령대기 인원이 장기화될 경우 조직 내부의 긴장과 행정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단행될 명예퇴직과 산하기관 인선, 추가 파견 등 후속 인사가 사실상 이번 조직개편의 완성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조직은 작아졌지만 인사 문제는 아직 가볍지 않다. 민선 9기 대전시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인사운영’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가 향후 시정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