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지사·윤희신 태안군수, 산림청장 면담 등 국비 확보 총력피해목 3만1751본 보령…시장 설명은 피해 규모·예산·방제 목표 빠져'모든 수단 동원'보다 정확한 현황 파악·국비 확보·현장 관리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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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보령시 화산동(대천3동) 큰골마을 뒷산에서 푸른빛을 잃은 소나무들이 산등성이를 따라 집단으로 붉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살아 있는 소나무가 거의 없는 모습.ⓒ보령시프레스협회
소나무재선충병이 충남 산림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지난해 5331본이던 도내 피해목은 올해 5월 말 13만9922본으로 늘었다. 반년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연간 피해의 약 26배에 달한다.특히 태안·보령·청양·서천에 피해의 92% 이상이 집중됐다. 이제 재선충병은 단순한 산림병해충이 아니라 산림생태계와 관광자원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봐야 한다.이에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방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산림청장을 직접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충남도도 본예산 174억원에 재해대책비 184억원을 추가해 총 358억원의 방제 예산을 마련했다.윤희신 태안군수는 한발 더 나갔다. 대응 TF팀을 신설하고 지난 12일 박은식 산림청장을 직접 찾아 추가 국·도비 지원을 요청했다.김홍열 청양군수 역시 재선충병을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반면 피해목이 3만1751본에 달하는 보령시의 대응은 아쉽다.엄승용 보령시장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피해 규모를 묻는 질문에 정확한 자료가 없다며 파악 후 별도로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그러나 지난 13일까지 별도 설명은 확인되지 않았다.지난 10일 팀장회의에서도 엄 시장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소나무를 지켜내자”고 주문했다. 하지만 피해 규모와 지역별 확산 상황, 방제 예산, 올해 방제 목표와 추가 확보해야 할 국·도비 등 구체적인 숫자는 제시되지 않았다.재난 대응은 추상적인 독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단체장이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산출해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 시민에게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도 기본이다.보령시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방제사업비를 전년보다 2.4배 늘어난 24억6300만원으로 편성했고, 2만6101㏊를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드론 예찰과 무인항공방제, 강도간벌, 수종전환 등도 추진하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제시하지 못한 점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실무부서가 사업을 추진하고도 시장에게 현황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면 보고체계를 점검해야 하고, 보고받고도 설명하지 못했다면 시장 스스로 현안 파악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방제사업의 관리·감독도 중요하다. 산림조합 등에 사업을 위탁할 수는 있지만 설계·시공·감리가 관련 규정에 따라 이뤄지는지, 현장 감독과 방제 효과 검증이 제대로 되는지는 철저히 살펴야 한다. -
- ▲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 산 89 일원 바닷가를 따라 해송이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집단 고사했다. 푸른빛을 잃고 붉게 말라버린 산림은 이른바 ‘녹색 죽음’의 현장을 그대로 드러냈다.ⓒ충남도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계약과 사업 집행 과정도 투명해야 한다.재선충은 행정구역을 가리지 않는다. 산림청의 국가방제벨트와 충남도, 피해 시·군의 방제사업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야 한다.엄 시장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는 지시가 아니다.보령에서 몇 그루가 감염됐고 어느 지역이 심각한지, 올해 얼마를 투입해 얼마나 방제할 것인지, 추가 국·도비는 얼마가 필요한지부터 시민에게 밝혀야 한다.필요하다면 산림청장도 직접 만나야 한다. 피해목이 3만 본을 넘어선 상황이라면 국비 확보에 시장이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재난 행정은 말이 아니라 숫자와 현장에서 평가받는다. 박수현 지사와 윤희신 태안군수가 직접 중앙정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면 엄승용 시장도 이제는 보고를 기다리는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보령의 소나무를 지키는 것은 구호가 아니다. 정확한 현황 파악과 예산 확보, 치밀한 방제와 현장 관리가 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