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새 시의원 6명 증가…수원·용인 등 타 대도시보다 '대표 인구' 현저히 적어충북 기초의회 평균 기준, 의원 3명 늘며 연간 1억 3500만원 혈세 추가 소요미성년자 성범죄 구속·보조금 횡령 내사까지…'지방의회 무용론' 대두시의회 측 "시·군의원 정수 도의회 조례로 정해진 것, 어쩔 방도 없어"
  • 인구 86만의 청주시의회가 제4대 들어 의원 정수를 무리하게 늘린 가운데, 출범 직후부터 전·현직 의원의 성범죄·비리 의혹이 잇따르며 의원 '자격론'에 봉착했다.

    13일 지역 정가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청주시의회 의원 정수는 지난 2018년 39명에서 2022년 42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6·3 지방선거를 거치며 45명으로 또다시 증원됐다. 8년 만에 의원 수가 15.4%(6명)나 급증한 것이다. 

    반면 청주시 주민등록 인구는 올해 6월 말 기준 85만 9571명으로 같은 기간 큰 변화 없이 86만명 선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청주시의원 1명이 담당하는 주민 수는 약 1만 9102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인구 60만~120만 명 규모의 타 대도시들과 비교해도 과도하게 촘촘한 구조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와 국회도서관의 제9회 지방선거 자료에 따르면, 청주보다 인구가 많은 수원시(인구 118만 5770명·의원 37명)와 용인시(인구 109만 211명·의원 34명)의 의원 1명당 담당 인구는 각각 3만 2048명, 3만 2065명에 달한다. 고양시(인구 105만 7438명·의원 34명) 역시 의원 1명당 3만 1101명을 담당해 청주보다 1만 2000명 이상 많다.

    인구 규모가 청주보다 작은 도시들과 비교해도 청주의 '의원 과다' 현상은 두드러진다. 인구 60만 급인 안산시(인구 60만 9240명)의 경우 의원 정수가 19명에 불과해 의원 1명당 인구가 약 3만 2065명에 이르고, 천안시(인구 66만 6182명·의원 29명)도 1명당 2만 2972명을 대표한다. 

    심지어 인구 100만명에 육박하는 창원시(인구 98만 6273명)가 청주와 같은 45명의 의원을 두고 있지만, 의원 1명당 인구는 약 2만 1917명으로 청주보다 약 2800명 많다. 청주시 전체 인구 증가세가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구 획정과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 등 제도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의원 수만 비대해진 셈이다.

    의원 수 증가는 주민들의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 5월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시도별 기초의회 평균 의정비 현황'에 따르면 충북지역 11개 시·군 기초의회의 1인당 평균 의정비는 4512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평균치를 이번에 늘어난 청주시의원 3명에게 단순 적용하면, 매년 약 1억 3536만원의 추가 의정비가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청주시의회 전체 의정비 지출 역시 기존 42명 기준 연간 약 18억 9504만원에서 45명 증원 기준 약 20억 3040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는 개인 지급 의정비만 고려한 추산치로, 의원 증원에 따른 의회사무국 지원 인력 확충 의정 운영비 등 부대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혈세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 ▲ 2025년 시도별 기초의회 평균 의정비. ⓒ나라살림연구소
    ▲ 2025년 시도별 기초의회 평균 의정비. ⓒ나라살림연구소
    문제는 의원 수와 혈세 투입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늘었지만, 의회 수준과 자질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제10대 청주시의회 출범 직후 전·현직 의원들의 중대 범죄와 비리 의혹이 터져 나왔다.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은 미성년자 성매매 및 성착취물 제작 등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지난 6일 경찰에 구속 송치됐다. 수사 과정에서 추가 미성년 피해자까지 확인되며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여기에 현직 국민의힘 소속 청주시의원 A 씨는 과거 자신이 운영하던 공연기획사를 통해 청주시체육회 보조금을 받은 뒤 일부를 횡령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내사를 받고 있다.

    최 전 시의원 사건이 알려지자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지역 커뮤니티에는 "세금만 낭비하는 지방의회 폐지하라", "자격도 없는 인물이 어떻게 공천을 받았느냐", "시민 대표가 아니라 시민 망신거리", "시의원 누군지도 모르겠고, 왜 뽑는지 세금 아깝다" 등 거센 비판과 함께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분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청주시의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청주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 대비 시의원 수가 전국 최고 수준(탑)에 꼽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시·군의원 정수는 충북도의회 조례로 정해지는 사안이라 청주시의회 차원에서는 어쩔 방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의원 1인당 들어가는 세정과 행정력 소비에 비해 의정활동의 질과 윤리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의원 정수를 정하는 권한이 도의회에 있다 하더라도, 공천 검증 실패와 사후 통제 부재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며 "45명으로 늘어난 정원만큼 정당과 의회가 어떤 윤리적 책임을 질 것인지 답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