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의결 절차 없는 자금 사용”…조합 측 “추진위 시절부터 공개·승인된 비용” 반박횡령 의혹 둘러싼 법적 판단 주목…재건축조합 자금 관리 기준 시험대
  • ▲ ⓒ대전 중구 태평동 5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 ⓒ대전 중구 태평동 5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대전 중구 태평동 5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전·현직 관계자에게 지급된 약 3억 원대 미지급 급여를 둘러싸고 조합원과 조합 집행부 간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조합원 A측은 “총회 의결 없는 급여 지급은 조합 재산의 부당 집행”이라며 형사 고발에 나섰지만, B조합장은 “추진위원회 시절 발생한 미지급 비용으로 이미 총회 자료에 공개됐고, 적법한 절차와 회계 검증을 거쳐 집행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금전 분쟁을 넘어 재건축조합의 자금 집행 권한과 조합원 알 권리,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해당 조합 조합원 A 씨는 최근 B 조합장과 C 전 추진위원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 공동정범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의 핵심은 조합 설립 이후 전·현직 관계자에게 지급된 약 2억9892만 원 규모의 미지급 급여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다.

    고발인 측은 조합 임원 및 추진위원장 등에 대한 급여 지급은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총회의 의결이 필요하지만, 해당 절차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조합 자금이 집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B 조합장은 보충 취재에서 “해당 금액은 조합 설립 이전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발생한 미지급 급여와 운영비 성격의 비용이다”며 “추진위원들이 장기간 무보수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당시 지급 기준과 금액을 정했고, 이후 창립총회 자료에 관련 내역을 모두 공개해 추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창립총회 당시 조합원들에게 배포된 책자에 추진위원회 기간 발생한 임금과 기타 경비, 정비업체 관련 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며 “조합 설립 이후 임의로 급여를 책정하거나 지급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사회 의결만으로 급여 지급이 가능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조합이 설립되기 전 추진위원회 단계였고, 현재 조합 이사회와 같은 구조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창립총회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승인받은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 ▲ 급여미지급현황.ⓒ조합원 A측
    ▲ 급여미지급현황.ⓒ조합원 A측
    입찰보증금 활용 과정에 대해서도 조합 측은 적법성을 주장했다.

    B 조합장은 “시공사 입찰보증금은 총회에서 사업비와 운영비로 활용하는 계획을 승인받은 자금이다”라며 “세무·회계 전문가를 지정해 회계 관리를 진행했고, 이후 감사 절차도 거쳤다”고 밝혔다.

    또 “사업 예산서에 지출 항목이 명확히 기재돼 있고, 목적 외 사용은 없었다”며 “향후 실태조사나 회계 검증 결과가 나오면 관련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그동안 정보 공개가 늦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B 조합장은 “시공사 관련 협의 과정에서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조합원 간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 공개 시기를 조율했던 것이다”라며 “의도적으로 정보를 차단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계약 조건과 협의 내용은 대의원회와 총회 절차를 거쳐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조합원들이 찬반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은 결국 △미지급 급여의 성격이 추진위원회 운영비인지 여부 △급여 지급에 필요한 의결 절차가 충족됐는지 여부 △입찰보증금 사용 목적이 총회 승인 범위 안에 있었는지 여부 △조합원에게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개됐는지 여부로 정리된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사업은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초기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발생한 비용 처리와 조합 설립 이후 회계 승계 과정이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조합원 수백 명의 재산권이 걸린 정비사업에서는 집행부의 설명 책임과 조합원의 감시 권한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태평동 5구역은 2006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조합 설립까지 약 10년 이상이 걸린 지역으로, 조합 측은 “장기간 동의서 확보 과정에서 사업 추진을 위한 각종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향후 경찰 수사와 행정 검토 과정에서 급여 지급의 법적 근거와 의결 절차의 적정성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B조합장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언론을 통해 확정된 것처럼 비치는 부분은 조합원 갈등을 키울 수 있다”며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판단받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