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추진매월 600만~700만 원 적자... 지역주민이 조합원 돼 ‘유일 병원’ 지켜
  • ▲ 이상천 제천시장이 7월 31일 제천 수산면 수산의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 등과 병원 살리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제천시 제공
    ▲ 이상천 제천시장이 7월 31일 제천 수산면 수산의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 등과 병원 살리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제천시 제공
    오지마을 제천 수산 주민들의 ‘병원 지키기’가 결실을 맺게 될 전망이다.

    수산면의 유일한 의료기관이었던 ‘수산의원’이 경영난으로 지난 5월말 폐원을 공고하자 주민들이 병원살리기 운동을 벌인 끝에 제천시와 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결집시킨 결과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달 31일 수산의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수산면 주민대표와 수산의원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유일한 의료수단인 수산의원의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과 남부권 보건의료 안전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수산의원의 안정적 운영 등을 위해 행정적 지원방향 검토와 주민 주도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추진에 공감했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의료기관 부재는 단순한 주민 불편을 넘어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수산면 주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적인 진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수산의원의 안정적 운영 지원과 남부권 보건의료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수산면은 23개 마을 1965명이 사는 제천 시내권과 차량으로 약 1시간 떨어진 대표적 의료 취약지역의 하나다.

    이런 마을에 수산의원이 개원한 것은 약 14년 전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요양차 서울에서 내려온 한 흉부외과 의사가 진료를 시작하면서다.

    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보고 시작했던 것으로, 의사는 마을 소유 건물에서 월 임대료 35만 원을 내고 주민들을 돌봐왔다. 하지만 매월 600만~700만 원에 달하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결국 지난 5월말 문을 닫았다.

    이 지역 유일한 병원이 폐원하면서 고령의 주민들은 가벼운 질환에도 제천 시내나 충주 등지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되자, 마을 주민들이 수산의원을 살리기 위해 의료사협 설립에 나섰다.

    현재 이 지역 이장들이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600여 명에게 조합 가입 동의서를 받았다. 의료협동조합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선 최소 조합원 수가 500명이 돼야 하고, 출자금으로 최소한 1억원이 필요하다. 수산면은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돼 조합원 300명, 5000만원 만 확보하면 된다.

    주민들 열정에 수산의원 원장과 간호사 등 기존 의료진도 의료사협 조합에 가입하고 마을에 남아 진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장협의회도 마을 명의 건물을 담보로 6000만원 대출을 받아 1년 동안 의사에게 매월 500만 원씩 병원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2년 차부터는 조합원들이 1인당 최소 5만원씩 출자해 기초 운영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병원도 신축한다. 수산면은 최근 ‘농촌재구조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 40억 원으로 3층 규모의 기초생활거점 건물을 짓는다. 이 건물 1층을 병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의료사협 설립이 최종 완료되면 복지부와 지자체에서 예방접종과 노인 돌봄 등 각종 공익 의료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병원 인건비 등 필수 운영비를 확보해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병원의 지속 운영을 위해 조합원 1000명 가입과 1억 원 모금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한편, 수산면 이장협의회는 올해 말 보건복지부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 설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