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는 반도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쏟아붓는 국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일본, 대만이 자국 내 클러스터 구축에 사활을 거는 이 치열한 생존 게임 한복판에서, 우리만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나눠먹기를 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반도체 산업의 입지와 투자 결정은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철저히 경제성, 기술 경쟁력, 국가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반도체 클러스터 ... 효율과 생태계 중심으로 가야 최근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지역균형발전은 중대한 국가 과제다. 다른 제조업이나 일반 산업이라면 지역 안배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단 1%의 수율과 나노 단위의 초미세 공정으로 세계 패권이 갈리는 반도체만큼은 예외여야 한다. 철저히 효율과 생태계 중심으로 가야지, 정치적 명분이 앞서서는 안 된다. 정부가 발표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장래 시장 상황에 따라 실현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적었다. 정부와 여당은 400조~800조 투자를 말하지만, 기업은 ‘조건부 장기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그뿐 아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직접 의도한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는 것이다.
의미심장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전력 공급, 초순수 용수, 인허가 절차, 생산장비 확보, 고객 수요, 이사회 승인까지 수많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첫 삽을 뜰 수 있다.
특히 지방 클러스터의 성패는 ‘인재’에 달렸다. 수십조 원을 들여 공장을 지어도, 최고급 석·박사 엔지니어들이 정주 여건을 이유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그 클러스터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정부의 본분은 ‘탄탄한 운동장’을 깔아 주는 것이 시점에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은 명확히 재정립되어야 한다. 기업의 자율적인 투자 결정이 정치적 명분이나 경제 외적인 논리에 떠밀려 이루어지는 낡은 관행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정부의 본분은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앞장서 발표하며 정치적 치적으로 삼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전력과 송전망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얽힌 규제는 어떻게 풀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놓음으로써,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거침없이 달릴 수 있도록 ‘탄탄한 운동장’을 깔아주는 것이 정부 본연의 책무다.
◊기업의 투자결정 단호한 ‘자율적 결정’이어야기업 역시 단호해져야 한다. 두 글로벌 기업의 동시 투자가 권력의 외풍이나 정치적 타협에 밀린 결과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공급망 안정성과 지정학적 위험,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검토한 자율적 결정이라는 점을 시장과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정권은 5년이면 바뀐다... 잘못된 투자의 대가는 ‘국가 경제의 족쇄’권력은 짧고 기업은 길다. 정권은 5년이면 바뀌지만, 정치적 논리에 떠밀린 잘못된 투자의 대가는 수십 년간 기업과 국가 경제의 족쇄로 남는다. 기업의 가장 큰 책무는 권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산업정책은 선거용 이벤트가 아니다. 기업은 외부 압력에 흔들림 없이 냉정하게 투자하고, 정부는 묵묵히 공정한 투자 환경을 조성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도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명운을 쥐고 있는 국가 전략산업이다.
<국민의힘 지방자치위원장 · 청주상당구 조직위원장>
◊반도체 클러스터 ... 효율과 생태계 중심으로 가야 최근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지역균형발전은 중대한 국가 과제다. 다른 제조업이나 일반 산업이라면 지역 안배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단 1%의 수율과 나노 단위의 초미세 공정으로 세계 패권이 갈리는 반도체만큼은 예외여야 한다. 철저히 효율과 생태계 중심으로 가야지, 정치적 명분이 앞서서는 안 된다. 정부가 발표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장래 시장 상황에 따라 실현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적었다. 정부와 여당은 400조~800조 투자를 말하지만, 기업은 ‘조건부 장기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그뿐 아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직접 의도한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는 것이다.
의미심장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전력 공급, 초순수 용수, 인허가 절차, 생산장비 확보, 고객 수요, 이사회 승인까지 수많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첫 삽을 뜰 수 있다.
특히 지방 클러스터의 성패는 ‘인재’에 달렸다. 수십조 원을 들여 공장을 지어도, 최고급 석·박사 엔지니어들이 정주 여건을 이유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그 클러스터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정부의 본분은 ‘탄탄한 운동장’을 깔아 주는 것이 시점에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은 명확히 재정립되어야 한다. 기업의 자율적인 투자 결정이 정치적 명분이나 경제 외적인 논리에 떠밀려 이루어지는 낡은 관행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정부의 본분은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앞장서 발표하며 정치적 치적으로 삼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전력과 송전망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얽힌 규제는 어떻게 풀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놓음으로써,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거침없이 달릴 수 있도록 ‘탄탄한 운동장’을 깔아주는 것이 정부 본연의 책무다.
◊기업의 투자결정 단호한 ‘자율적 결정’이어야기업 역시 단호해져야 한다. 두 글로벌 기업의 동시 투자가 권력의 외풍이나 정치적 타협에 밀린 결과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공급망 안정성과 지정학적 위험,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검토한 자율적 결정이라는 점을 시장과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정권은 5년이면 바뀐다... 잘못된 투자의 대가는 ‘국가 경제의 족쇄’권력은 짧고 기업은 길다. 정권은 5년이면 바뀌지만, 정치적 논리에 떠밀린 잘못된 투자의 대가는 수십 년간 기업과 국가 경제의 족쇄로 남는다. 기업의 가장 큰 책무는 권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산업정책은 선거용 이벤트가 아니다. 기업은 외부 압력에 흔들림 없이 냉정하게 투자하고, 정부는 묵묵히 공정한 투자 환경을 조성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도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명운을 쥐고 있는 국가 전략산업이다.
<국민의힘 지방자치위원장 · 청주상당구 조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