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궁능 현장영상해설 (경복궁, ‘25.10.1.)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 서비스를 궁궐과 왕릉으로 확대 운영하며 장애인의 문화 접근권 보장에 나선다. 
이는 단순한 관람 편의 제공을 넘어, 문화유산을 향유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포용적 문화복지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1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서울관광재단과 함께 오는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 태릉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Live Visual Description)’ 서비스를 운영한다.
현장영상해설은 시각장애인이 국가유산을 보다 안전하고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건축물의 형태와 공간 구조, 방향과 거리, 역사적 맥락 등을 세밀하게 설명하는 전문 해설 프로그램으로 ‘보는 문화유산’에서 ‘함께 경험하는 문화유산’으로 패러다임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가자들은 창덕궁 인정전의 꽃살무늬 문창살과 태릉 능침의 석물 등을 직접 만져보며 궁궐과 왕릉의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특히 시각에 의존했던 문화유산 관람을 촉각과 청각, 상상력으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보충취재에서 궁능서비스기획과 차지은 주무관은 “기존 해설은 비장애인 중심의 설명 방식이어서 시각장애인이 공간 구조나 건축물의 형태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현장영상해설은 공간을 시계 방향으로 세밀하게 설명하고 건축물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물론, 촉각 교구와 궁궐 모형을 활용해 직접 만져보며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참여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장애인의 문화향유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시각장애인에게 궁궐은 계단과 턱, 불규칙한 바닥 등 물리적 제약이 많은 공간이지만, 전문 해설사와 보조 인력이 동행하는 소규모 맞춤형 운영을 통해 보다 안전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차 주무관은 “궁궐 방문 자체가 쉽지 않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안전한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이다”라며 “서울관광재단과 협력해 참여자의 자택에서 궁궐까지 이동을 지원하는 미니밴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어 이동권과 문화향유권을 함께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25년 궁능 현장영상해설 (종묘, ’25.12.4.) ⓒ국가유산청
서비스 확대도 이어진다.
궁능유적본부는 2023년 4대 궁궐을 시작으로 2024년 종묘, 2025년 태릉까지 운영 범위를 넓혔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선정릉을 추가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조선왕릉을 중심으로 대상지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운영 규모 역시 성장하고 있다.
연간 운영 횟수는 재작년 50회 수준에서 지난해 100회로 두 배 확대됐다. 이는 장애인의 문화 접근성 확대 요구가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문화복지가 단순한 지원을 넘어 ‘문화권 보장’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사업이 문화유산 분야의 대표적 포용행정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는 문화유산이 특정 계층의 감상 대상이 아닌 모두의 공공자산이라는 인식이 정책으로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평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무료로 운영되며, 주말·공휴일·휴궁일은 제외되며, 회당 시각장애인 본인과 동반자 최대 3인을 포함해 총 4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참여 신청은 관람 희망일 1주일 전까지 가능하며, 첫 운영일인 6월 18일 예약은 6월 11일 오전 9시부터 운영사 전화(☏02-393-4569)로 접수한다.
한편,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앞으로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국가유산을 누릴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의성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