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 첫날을 맞은 충북 청주시내 관공서 주변의 대형 식당들은 거의 손님이 찾아들지 않은 반면 공단 근처의 저렴한 식당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람들로 북적여 큰 대조를 보였다.
청주의 중심 상권인 성안길 일원은 충북도청과 청주시청을 사이에 두고 있어 점심시간이면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찾아 붐비는 지역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28일, 성안길의 한 유명 중국음식점에는 두세 팀만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 식당은 비교적 고가의 세트요리를 판매하는 집으로 주변 공무원들과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식당 주인은 “며칠 전부터 점심시간에 손님이 조금씩 줄었는데 오늘은 너무 안 온다. 거의 매일 저녁 시간에 서너 팀씩 예약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 팀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신봉동 공단 근처의 한 백반집은 기다리다가 먹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이 지역은 주변의 작은 공장 근로자들이 주로 찾는 곳이며 점심시간에 백반, 육개장 등을 5000원에 판매한다.
이 식당을 찾은 한 손님은 “이 집은 싸고 맛있어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김영란법 그런 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조적인 점심 풍경은 저녁시간에 더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경동의 한 일식집은 5만~10만원대 고급 세트메뉴를 판매하고 있는데 ‘김영란법’ 시행이 가까워오자 미리 잡아뒀던 예약까지 취소됐으며 지금은 아예 손님의 발길이 끊어진 상황이다.
청주의 한 사업가는 “접대 등으로 일식집을 자주 이용했었는데 이제는 아예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오던 식사 대접도 법에 저촉되는지 안되는지 알 수 없어 당분간은 자제하고 있다”며 일식집 출입을 꺼렸다.
이처럼 ‘김영란법’ 시행은 일상적인 식사문화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하지만 유례가 없는 법의 시행으로 법 적용의 논란이 잦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극단적인 변화에 따른 대인관계 기피 등의 후유증도 벌써부터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법이 ‘청렴’을 위해 마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람들을 옭아맸던 부패의 ‘고리’가 끊어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