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수의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여행] - 충북 제천시 편
  • ▲ 기암과 소나무의 조화로운 암릉길에 내려앉은 첫눈.ⓒ진경수 山 애호가
    ▲ 기암과 소나무의 조화로운 암릉길에 내려앉은 첫눈.ⓒ진경수 山 애호가
    2022년 12월 3일, 가은산(해발 575m)에서 올해 첫눈을 만났다. 이 산은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위치한 월악산국립공원이며, 금수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줄기에 솟아있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석산이다. 청풍호를 품고 있는 옥순봉과 구담동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옥순봉 쉼터 주차장에 도착하여 횡단보도를 건너면 곧바로 가은산 등산로 입구와 만난다. 데크 계단을 따라 약 60m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르면 전망대가 있다. 그러나 청량한 옥빛의 청풍호에 우뚝 솟은 옥순봉과 구담봉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 좋은 곳은 전망대에서 약 40m을 더 오른다.  
  • ▲ 옥빛 청풍호에 우뚝 솟은 옥순봉과 구담봉.ⓒ진경수 山 애호가
    ▲ 옥빛 청풍호에 우뚝 솟은 옥순봉과 구담봉.ⓒ진경수 山 애호가
    옥순대교 기점 2.5㎞ 지점까지는 약 200~320m의 높낮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트레킹한다. 이 구간에서는 얼마 전까지 짙푸른 잎이 화려하게 치장한 빛깔을 뽐냈던 곳이다. 이제 그 모든 빛깔을 떨구고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돌아간 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트레킹 구간의 우측방향으로 둥지봉과 연결되는 두 곳은 모두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등산로는 완만한 경사의 암반과 석산, 나무뿌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육산과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깔려있는 너덜지대를 걷기도 한다.

  • ▲ 트레킹 구간의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돌아간 모습.ⓒ진경수 山 애호가
    ▲ 트레킹 구간의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돌아간 모습.ⓒ진경수 山 애호가
    이후 본격적인 산행은 깎아지는 절벽의 암벽에 설치된 계단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이때 산행을 축하라도 하듯이 하늘이 회검색으로 변해 싸라기 눈발을 내린다. 

    땅이 솟구쳐 일어나는 듯 고도를 높여가며 석산을 오른다. 암릉길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내려앉아 바위를 뽀얗게 분칠을 하고 있다.
  • ▲ 바위를 뽀얗게 분칠하고 있는 암릉길의 첫눈.ⓒ진경수 山 애호가
    ▲ 바위를 뽀얗게 분칠하고 있는 암릉길의 첫눈.ⓒ진경수 山 애호가
    고도가 높아지면서 숨은 가빠오지만, 청량한 공기는 몸을 가볍게 만들고 풍경은 더 짙어진다. 각가지 형상의 기암괴석이 자연의 신비로움과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청풍호와 그 주변의 산들은 그리 높지 않지만, 오늘처럼 눈이 내리는 날씨에는 산세가 청풍호와 어우러져서 한 폭의 수묵화를 그린다. 그 수묵화 속에 티끌처럼 천년고찰 옥천사가 자리하고 있다.  
  • ▲ 산세와 청풍호가 그린 한 폭의 수묵화.ⓒ진경수 山 애호가
    ▲ 산세와 청풍호가 그린 한 폭의 수묵화.ⓒ진경수 山 애호가
    이제 제대로 세상의 사물을 구별할 수 없으니 차별도 없고, 갈등도 없다. 그저 본래의 순수한 미(美)를 온새미로 간직한다.

    천연 소나무의 분재 바위 등과 같은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지나면서 어느덧 무영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가은산 정상까지는 약 200m을 더 가야 한다. 
  • ▲ 가은산의 정상.ⓒ진경수 山 애호가
    ▲ 가은산의 정상.ⓒ진경수 山 애호가
    가은산(해발 575m)의 정상은 아무런 표식이나 별다른 특징이 없는 밋밋한 언덕이고, 사방이 숲으로 막혀 있어 조망은 그리 신통치 않다. 이 산의 이름을 지역주민들은 ‘가는 산’이라고도 부른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마고할미가 이 산에 놀러왔다가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도성이 들어설 땅인데, 내가 이곳에 눌러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되니 떠나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생긴 이름이라 한다. 
  • ▲ 가은산 전망대 계단을 오르는 산객들.ⓒ진경수 山 애호가
    ▲ 가은산 전망대 계단을 오르는 산객들.ⓒ진경수 山 애호가
    정상에서 다시 무영봉을 거쳐 곰바위와 코끼리 바위를 지난다. 요리조리 살펴봐도 그런 형상이 없는 것 같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드는 허상이니 그저 그러려니 한다.
     
    이제 전망대 계단을 오른다. 전망대 한 가운데에는 고래 등처럼 바위가 노출되어 있고, 그 위에 싸라기눈이 덮여있다. 
  • ▲ 가은산 전망대 계단을 오르는 산객들.ⓒ진경수 山 애호가
    ▲ 가은산 전망대 계단을 오르는 산객들.ⓒ진경수 山 애호가
    산과 호수를 덮고 있는 운무로 인해 시야가 탁해져서 전망대의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지만 그 풍경의 장엄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전망대에서 약 100m 정도 이동하면 가와집 바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계단을 통해 하산한 후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석산을 하산한 후 다시 작은 봉우리를 오른다.
  • ▲ 한 폭의 동양화와 같은 암릉길.ⓒ진경수 山 애호가
    ▲ 한 폭의 동양화와 같은 암릉길.ⓒ진경수 山 애호가
    그리고 이내 다시 하행하였다가 다시 계단을 통해 암반을 오른 후 암릉길을 걷는다. 녹색의 생명력을 지닌 소나무와 하얀 속살을 드러날 수줍은 바위들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동양화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암들이 늘어선 암릉길에서는 좌우 조망이 빼어나지만 오늘은 신통치 않다. 쾌청한 날에는 좌측으로 청풍호반과 그 너머의 구담봉과 옥순봉이 잘 조망된다. 우측으로는 금수산 남쪽의 가파른 산세가 잘 조망된다.  
  • ▲ 암릉길 끝자락에 있는 정오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 암릉길 끝자락에 있는 정오바위.ⓒ진경수 山 애호가
    암릉 끝자락에는 정오바위가 반듯하게 서있다. 상천리 마을 사람들이 밭일하다가 이 바위에 해가 걸리면 점심을 먹는다고 하여 ‘열두시바위’라고도 불린다. 이곳에서 상천주차장으로 하산하거나, 옥순봉쉼터로 원점 회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