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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홍의 시사칼럼] 애국가와 최재형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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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8-07 05:48 | 수정 2021-08-07 16:48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1. 지난 4일,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국민의례 후 직접 애국가를 불렀다. 화면에 뜬 태극기를 배경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당연한 장면이 생경하게 느껴졌던 건 문재인 정부 들어 각종 공식 행사에서 마지못해 부르는 것처럼 보였던 애국가가 모처럼 대접받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정치인이 이렇게 큰 소리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은 처음 본다.”, “우렁찬 애국가를 들으니 가슴이 찡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여당 일각에선 애국가 제창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한편 최 전 감사원장 가족들이 새해 모임 등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 일부에서 ‘국가주의’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하여 최 전 감사원장의 부친 고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며느리들이 “저희는 나라가 잘된다면 애국가를 천 번 만 번이라도 부를 것”이라는 성명서를 냈다.

#2. 70년 동안 아무 탈 없이 공식 국가로 불려온 애국가가 수난을 받는 것은 진보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이다.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렸던 공식 행사도 있었다. 

작년 8월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은 ‘친일청산 기념사’로 친일파 국립묘지 파묘를 주장했고 5일 뒤에 기자회견을 열고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을 일본식 이름인 ‘에키타이 안’으로 지칭하며 친일, 친나치 행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애국가 선율이 불가리아 노래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와 매우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까지 제기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가를 시대에 맞게 교체하고 있다”라면서 “국가를 교체하지 않은 극소수 나라 중에 일본이 있다”라면서 “고치지 않는 것도 일본을 따라가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김 씨는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 친일 반민족 권력이 장악해온 시대를 조문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역사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씨의 황당한 주장에 대하여 김 씨의 주장대로라면 손기정도 친일파이며, 본인의 철새 정치 이력을 어물쩍 넘기면서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이 있었다. 애국가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1978년에 이미 학계에서 논란이 해소되었음에도 표절 의혹을 다시 제기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자칭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김 씨의 행태가 많은 국민의 공분을 샀다. 김 씨 부모의 독립운동 이력이 의심받고 있는 터라서 더욱 그렇다.        

초대 국정원장이자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우당 기념관장은 국민의힘 의원 주최의 강연에서 “안익태 선생의 애국가를 계승해야 하냐는 화두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라는 질문에 광복회장 김 씨가 제기한 “안익태는 스파이다 뭐다 하는 증명 안 되는 이야기를 자꾸 갖다 붙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애국가는 태극기와 함께 상해임시정부 때부터 민족의식을 고양 시켜온 국기와 국가이다.

#3. 코로나 팬데믹이 1년 반 이상 이어지면서 지금 국민이 많이 지쳐있다. 팬데믹이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지만, 국가 정보력 부족 때문이었는지, 정치력 부족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국가적 역량 부족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정부가 백신 물량 확보에 실패하는 바람에 그동안 국제사회에 자랑해오던 K-방역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서민들 생활만 곤궁해졌다. 세계는 백신 물량 확보와 백신 접종률로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갈라지고 있다. 백신 물량 확보에 실패한 대한민국은 UN의 선진국 인정을 자랑하기가 낯 뜨겁게 되었다. 

다시 태극기와 애국가를 생각해보자. 요즘 도쿄올림픽 출전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의 선전소식이 폭염과 거리두기 방역에 지친 국민에게 그나마 큰 위안을 주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우리 선수가 시상대에 올라설 때, 제일 높은 곳에 게양되는 태극기와 함께 울려 퍼지는 애국가가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나라 밖에 나가지 않았어도 영상 속에서나마 올림픽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고 게양된 태극기는 국민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애국가는 상해 임시정부 시절부터 잃었던 나라를 되찾으려 투쟁하면서 불렀던 우리 민족의 가슴 깊이 존재하는 소울 음악이다. 태극기도 그러하다. 아리랑과 같은 더 오랜 소울 음악도 있지만, 애국가는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에 더 특별한 것이다. 그런 민족적 소울 음악을 일개 정부 단체장 하는 자가 나서서 친일 인사가 작곡했다는 이유로 없애느니 마느니 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경망한 작태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국민의 관심을 받지 않았겠지만, 상황이 정상이 아니다 보니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애국가를 부른 최재형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행보가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이다. 최 예비후보는 닫혀있던 국민의 가슴에서 대한민국의 혼을 불러낸 것이다. 

내년 대선에선 자랑스럽게 애국가를 부르며 번영하는 선진국으로 자유대한민국을 만들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소리 높여 노래해보자.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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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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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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