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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재학PD 유족 합의 믿고 소송 중단했는데, CJB 합의 깨나

청주방송, 이의신청기간 하루 전 조정결정문 대해 수용 거부 밝혀
대책위, 재투쟁 선언과 기자회견 예고…“책임을 부정하는 행위”
청주방송 "회사 내부 검토 필요해 연기 신청위한 법적 절차" 반박

입력 2020-09-28 18:59 | 수정 2020-09-28 20:56

▲ ⓒ뉴데일리DB

CJB청주방송이 부당해고로 숨진 고 이재학PD 유족과 약속한 소송 조정문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자 대책위원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고 이재학PD 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 “청주방송이 23일 고인이 생전에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의 항소심 조정문안의 수용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청주방송이 유족, 언론노조, 시민사회대표, 청주방송 등 4자 대표와의 합의를 통해 최종문구까지 작성된 소송 조정문안의 ‘사망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삭제를 요구하면서 약속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배후에 대주주 이두영 두진건설 회장의 반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주방송은 지난 7월 대책위와의 합의를 통해 고인의 죽음에 책임을 인정하고, 대책위가 요구한 과제를 이행키로 했다.

하지만 돌연 지난 23일 청주지법에 고 이재학PD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과 관련한 법원 조정 결정에 이의신청서를 냈다. 24일 이의신청기한이 끝나기 하루 전 강제조정결정문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조정문은 “청주방송은 고 이재학이 근로자 지위에 있고 청주방송으로부터 부당해고된 사실을 인정하며, 이재학 사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유족에게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고 돼 있다.

청주방송은 결정문 중 “이재학 사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표현 삭제를 요구한 것이다.

50여일의 긴 논의 끝에 지난 7월 23일 타결을 이뤄낸 조정문에는 △공식사과 △책임자 조치 △명예회복과 예우 △비정규직 고용구조와 노동조건 개선 △조직문화 및 시스템 개선 △방송사 비정규직 법과 제도 개선 등 6개 분야 27개의 이행안이 담겨져있다.

당시 4자 대표는 어떤 수정 없이 조정 절차를 마무리한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유족은 고 이재학PD가 생전에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이어가려다 송사를 포기하고 항소심에서 조정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고 이재학 PD의 동생은 “조정 문제는 형이 억울해했던 잘못된 1심 판결을 알리고 제대로 된 항소심 내용을 통해 빼앗겼던 명예를 회복하는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사망 책임을 부정하는 법원의 조정 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를 당장 중단하고 즉각 조정 결정을 수용하라”고 말했다.

또 대책위는 4자 대표 합의가 됐던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중징계가 필요한 직원 4명을 지목했지만 가해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책임자에 대해 인사위원회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청주방송이 고인의 사망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4자 대표자 합의 정신에 따르겠다던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고 이재학 PD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재투쟁 선언과 함께 오는 10월 5일 오전 11시 CJB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청주방송은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약속한 합의를 스스로 뒤엎으며, 고 이재학PD와 유가족은 물론 청주방송의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를 우롱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다. 이두영 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은 청주방송 경영 간섭을 중단하고, 경영진은 계속 합의안을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는다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다시 대책위를 중심으로 청주방송과의 투쟁을 선포한다”며 “국정감사, 고용노동부 특별 근로감독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재차 짓밟힌 고 이재학PD 명예를 회복하고 청주방송이 기필코 4자합의의 내용을 지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JB청주방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6개월간 큰 틀에서 합의를 하고 위로금 보상부터 추모행사까지 이행사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4자 합의 내용을 부인하는 것도 아니고 삭제를 요청한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회사 입장에서 조정결정문 일부 문구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어 삭제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논의가 더 필요해 연기를 요청하기 위한 절차였다. 법적인 절차상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이 이의신청 밖에 없었고 이의신청 후 다시 기일이 잡혀서 조정하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회사 내부적으로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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