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붉은 단풍·호수의 고즈넉한 풍광 ‘일품’카페엔 유승완 전 한화 이글스 선수 작은 ‘야구 박물관’
  • ▲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저수지 둘레길은 사진 촬영장소인 빨간 하트에서 호숫가가 한 눈에 들어온다.ⓒ김정원 기자
    ▲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저수지 둘레길은 사진 촬영장소인 빨간 하트에서 호숫가가 한 눈에 들어온다.ⓒ김정원 기자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리 419 입암저수지 둘레길(965m)은 아주 작다. 둘레길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아담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둘레길은 저수지 댐을 중심으로 삼각형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데, 저수지 맞은편과 왼쪽 산자락에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한 번 와본 사람들은 결코 잊지 못할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가을의 입암저수지는 침엽수이기는 하지만 메타세콰이어(수삼나무·metasequoia)의 붉은 단풍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입암저수지를 가는 길은 승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을 통과,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한참을 가다보면 계룡IC가 나온다. 그 곳에서 계룡제1산업단지, 제1농공단지를 거쳐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10여분 가다보면 입암저수지가 나온다. 

    입안저수지는 첫 눈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짧은 시간에 ‘획’ 둘러 볼 수 있는 둘레길이다. 우측에는 카페‧펜션의 건물이 나오고 왼쪽 호숫가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일렬종대로 서 있다. 조금 더 가면 양측에 나무가 마치 옛날 신작로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을 지나면 ‘빨간 하트’ 조형물의 사진 촬영장소가 나오고 그 곳에서부터는 데크길이 시작된다.
  • ▲ 호숫가에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메카세콰이어.ⓒ김정원 기자
    ▲ 호숫가에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메카세콰이어.ⓒ김정원 기자
    일단 데크길을 성큼성큼 걸은 뒤 저수지댐 앞쪽은 공사 중이어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어 오던 길로 되돌아 나와야 했다. 데크길이 너무 짧다보니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석양이 기웃기웃 넘어가는 서쪽을 바라보니 메타세콰이어가 푸른 호수와 어울려 정말 근사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쭉쭉 뻗은 큰 높이의 메타세콰이어가 일렬로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조금 전 호수를 작다고 폄하한 것을 들었는지 나를 비웃듯이 바라보았다.

    해가 산에 걸려 넘어가는 석양을 촬영하려하니 역광이라 그 아래 산과 호수, 메타세콰이어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를 바라며 기다렸다. 때마침 구름이 해를 가리면서 멋진 풍광의 피사체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호수와 정자, 빨간 하트, 메타세콰이어 콜라보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풍광을 뽐낸다. 잔잔한 호수는 그 ‘동양화’의 중심축이 되고, 멀리 서쪽 하늘 아래 산등성에는 영락없이 구름이 걸린 듯 걸쳐 있다. 산은 마치 거북이 한 마리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모습처럼 보였고 석양은 자연환경을 감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사람의 마음을 잡아 이끈다.

    둘레길을 초 스피드로 둘러본 뒤 카페로 향했다. 1980년대 프로야구 선수로 한화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유승완 전 경찰청 야구감독(64)이 운영하는 카페·펜션에는 그의 인물 사진과 모자, 야구공 등이 진열돼 있었다. 
  • ▲ 계룡 두마면 입암저수지 둘레길.ⓒ김정원 기자
    ▲ 계룡 두마면 입암저수지 둘레길.ⓒ김정원 기자
    주요 소장품들은 야구박물관에 전시돼 있고 유 전 감독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사진과 야구 관련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 소품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차를 마시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소품을 보는 것도 싫지는 않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야구선수의 전성기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일반인들도 유 전 감독처럼 집안 한 켠에 역사순대로 사진을 꾸며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 전 감독은 “입암저수지 카페는 야구선수로 활동할 당시 모습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장품만 전시하고 있다. 감독할 때 입암저수에 낚시하러 많이 왔는데, 그 당시 입암저수지가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 땅을 매입한 뒤 건물을 지었다“며 “카페는 6개월째, 펜션은 3개월째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1년간 경찰청 야구 사령탑을 맡아 한 뒤 2019년 말에 그만두고 현재 한국야구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군사도시인 계룡시의 먹거리는 딸기 생산이 많아 딸기 맛이 일품이다. 인근 신도안면에는 육군·해군·공군본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계룡시에서는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세계군문화엑스포’가 열린다. 
  • ▲ 유승완 전 경찰청 감독이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길 218에 건립한 카페에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 당시 사용했던 소품을 전시하고 있다.ⓒ유승완 전 경찰청 감독
    ▲ 유승완 전 경찰청 감독이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길 218에 건립한 카페에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 당시 사용했던 소품을 전시하고 있다.ⓒ유승완 전 경찰청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