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다리 지네모양 28칸 국내 최고…자연 거스르지 않은 ‘구조’ 서낭당~초평호~하늘다리~한반도 지형 조망‘일품’…붕어찜 유명
  • ▲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농다리. 고려초에 만들어진 국내 최고 긴 돌다리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네모양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농다리. 고려초에 만들어진 국내 최고 긴 돌다리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네모양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다리는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 이웃과 이웃이 삶을 엮어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시설물이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구산동 ‘생거진천(生居鎭川)’은 고려초에 만들어진 국내 최고 긴 돌다리인 ‘농다리(충북 유형문화재 제28호)’가 전 세적으로 가장 멋진 결정판이자 자연의 이치를 최적화해 설계된 다리 중의 최고의 설치물이다. 

    농다리 축조기술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독특한 구조라는 점에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대단히 놀랍다. 

    산 중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지네모양을 하고 있는데, 사람의 척추뼈 형태와 같기도 하다. 농다리는 그것도 별자리 28수를 감안해 농다리를 28칸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진천 세금천에 축조된 돌다리 농다리는 사력 암질의 돌을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안으로 차곡차곡 들여쌓아 교각을 만들었는데, 크기가 다른 돌을 적절히 배합해 서로 물리게 28칸을 쌓았고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져 빠른 유속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조상들의 과학적인 지혜와 현장 경험을 접목한 것이 천년의 세월을 머금게 한 것이다.

    농다리는 93m·폭 3.6m·교각 1.2m이고 교각과 교각 사이는 0.8m이다. 교각 위에 170㎝, 넓이 80㎝, 두께 20㎝의 장대석 1개 또는 길이 130㎝, 넓이 60㎝, 두께 16㎝의 장대석 2개를 나란히 얹어 만들었는데, 마치 대나무바구니를 엮은 것처럼 견고하다. 
  • ▲ 진천 농다리 건너 맞은편에 있는 초롱길 초입.ⓒ김정원 기자
    ▲ 진천 농다리 건너 맞은편에 있는 초롱길 초입.ⓒ김정원 기자
    농다리는 장마에도 유실되지 않고 천년을 견뎌왔다는 점고에서 토목공학적인 측면으로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농다리는 이런 역사적인 가치와 아름답게 축조돼 ‘한국의 아름다운 100선’ 중 17번째로 선정됐다. 

    사실 진천은 산수가 수려한 곳은 아니지만, 다른 곳에 비해 산자수려한 곳과는 거리가 있어 멋진 자연풍광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농다리와 초평호 저수지에 들어서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초롱길의 탐방객들은 천년을 견뎌온 우리 조상들의 농다리를 만든 지혜에 한 번 놀라고 초평호의 아름다운 호수와 산을 보고 또 한 번 놀라기 때문이다. 

    청주에서 30여분 거리의 진천 농다리는 농다리 전시관과 유래비를 본 뒤 중부고속도로 지하터널을 통과하면 농다리가 나온다. 이어 초롱길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초롱길은 농다리 건너편에서 시작해 산쪽으로는 농암정까지 이어지고 언덕길너머로는 초평호를 끼고 수변탐방로가 이어진다. 초롱길은 초평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하며 수변데크 길 1.7㎞는 구두를 신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잘 조성돼 있다.

    거리가 길지 않는 트레킹 코스이지만 중간에 샛길로 빠져 등산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갈래 길이 나온다. 걷다가 성에 차지 않으면 좀 더 고난도 길을 걸으면 된다.

    농다리에서 초평호수길로 곧장 가다보면 고개를 넘자 마자 우측에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신을 모셔놓은 돌탑위에 신당인 서낭당이 있다. 서낭당은 과거 마을어귀에 많이 있었으나 요즘에는 보기 드물다. 어릴 때 마을 어귀의 서낭당이 왜 그렇게 무서웠던지, 가급적 밤길에 서낭당을 지나기를 꺼려했던 생각이 되살아났다. 
  • ▲ 진천 초롱길 서낭당.ⓒ김정원 기자
    ▲ 진천 초롱길 서낭당.ⓒ김정원 기자
    데크길을 한참 걷다보면 쉼터가 나오는데 만화로 보는 ‘생거진천 이야기’가 눈에 들어온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생거진천’, ‘사거용인’에 관한 설화가 재미 있게 8편이 마련돼 있다. 

    이어 초평저수지 위에 세워진 하늘다리~진천군 청소년수련원을 거쳐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오거나 하늘다리 건너기 전 좌측으로 올라가면 농다리와 중부고속도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하늘다리에서 초평호를 계속 가면 붕어찜으로 유명한 붕어마을이 나오고 한반도 지형 전망공원에 올라 전국에서 가장 한반도 지형에 근접한다는 지도 모양을 조망할 수 있다. 

    초평호 한반도 지형은 두타산 삼형제봉에서 초평호를 굽어보면 위로는 중국이, 아래로는 한반도 지형과 제주도의 형상과 일본 열도가 있는 것처럼 한 눈에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또 하나의 길은 농다리를 건너자마자 좌측으로 가면 2009년 준공된 인공폭포(길이 80m, 폭 24m)가 있고 이 곳 강 수변과 시골길 같은 길을 따라 걸을 수 있고 중간에 야트막한 산을 넘어갈 수 있다. 
  • ▲ 아름다운 초평호에 조성된 초롱길. ⓒ김정원 기자
    ▲ 아름다운 초평호에 조성된 초롱길. ⓒ김정원 기자
    특히 초롱길은 가족과 연인 등이 부담 없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곳이고 하늘다리 끝에 마련된 쉼터에서 준비해간 음식이나 물‧음료수 등을 마시며 하늘다리와 초평호수, 산을 조망하기에도 딱 좋다. 

    하늘다리에서 내려다본 초평호는 검푸른 빛으로 약간 탁해 보인다. 비교적 폭이 넓은 데크길은 강가에 산자락과 조금 넓게 만들어졌고 산에는 참나무 숲과 소나무 등이 자라고 있는 가운데 검은 돌에 청푸른색이 많이 박혀 있어 고풍스럽기까지  하다. 

    초롱길은 진천농다리~하늘다리~청소년수련원~초평호전망테크~붕어마을~한반도지형전망공원까지 2.5㎞로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용이 승천하는 형상의 초평호는 두타산을 배경으로 담수량이 크고 용이 한반도를 등에 업고 두타산과 미호팔경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여의주를 찾아 비룡승천봉에서 승천하는 모습으로 보기 드문 형국을 하고 있다. 

    하늘다리에서 바라본 초평호는 호수의 폭이 넓지 않았지만 청소년수련원을 둥그런 ‘ㄷ’자 형태로 감싸 안은 형상을 띠고 있다.

    진천은 교통이 사통발달한 지역이고 크고 작은 공장이 많다. 

    또한 진천종박물관을 비롯해 백곡면 양곡리 ‘배티성지, 세계 최대 47.2m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지은 보탑사 삼층목탑, 1500년전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 독립운동가 이상설 생가가 있으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장인 진천선수촌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거진천쌀과 진천관상어, 장미가 유명하다.

    먹거리는 초평저수지 붕어마을에서 내놓는 ‘붕어찜’이 일품이고 오리목살참숯갈비 등이 먹을 만하다.
  • ▲ 진천 초평호 하늘다리.ⓒ김정원 기자
    ▲ 진천 초평호 하늘다리.ⓒ김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