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교민 격리시설 아산결정에 성난 민심 ‘설득 리더십’ 단연 돋보여
  • ▲ 양승조 충남도지사(좌측)가 18일 아산 코로나19 현장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정원 기자
    ▲ 양승조 충남도지사(좌측)가 18일 아산 코로나19 현장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정원 기자
    ‘위기에 영웅이 탄생한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는 어긋나지 않았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중국 우한교민의 ‘코로나19’ 차단방역을 위해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2주간의 격리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강단 있는 ‘따뜻한 리더십’이 높은 평가와 찬사를 받고 있어서다. 

    우한교민의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격리기간 내내 아산 초사2통 등 아산시민들의 성숙된 행동을 보였지만 가장 돋보인 것은 단연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리더십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정부가 지난달 30일 중국 우한교민의 격리 수용시설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이 결정되면서 아산 초사2통 주민들은 콤바인과 트랙터로 경찰인재개발원 입구를 틀어막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성난 민심은 “우한 교민은 아산에 못 온다”며 폭발하기 시작했다. 

    당초 정부가 우한교민 격리시설로 천안 우정연수원으로 결정했다 번복한 것이 아산시민들의 민심을 더욱 사납게 돌변시키는 ‘방아쇠(trigger)’가 됐다.

    이를 무조건 틀어막아야 하는 양 지사로서는 그의 리더십에 최대 위기에 봉착, 시험대에 든 것이었다. 

    그러나 양 지사는 계란을 맞고 욕설을 듣는 긴급 위기의 상황에서 주민들을 끝내 설득해 내는 돌파력을 발휘했다. 그는 일순간에 “우한교민 환영”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하며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 평가받는 것은 물론 그의 리더십도 큰 ‘전환점(turning point)’이 됐다. 

    그가 국가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현장에서 지휘하고 대처하는지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를 남겼다.

    양 지사는 “우한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을 중앙정부의 결정을 보고 당연히 충남도로는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다만, 중앙정부가 일정한 평가에서 결정이 났다면 국가 재난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디 따로 있겠느냐. 우리가 회피하고 거부한다면 중앙정부가 커다란 혼란에 빠질 것이고 주민들의 반발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점에서 몰매를 맞을 각오로 성난 주민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충남도지사 집무실이 옮겨진 것은 6‧25 전시를 제외하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양 지사는 19일 간의 임시 아산 초사2통 마을회관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서 도정 업무를 챙기며 주민들과 동고동락을 했고 주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코로나19 감염우려에 대한 불안감을 말끔히 털어냈다. 
  • ▲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이 18일 아산 초사2통 코로나19 차단방역을 위해 설치한 도지사 임시 집무실과 현장대책본부를 철수한 뒤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산시
    ▲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이 18일 아산 초사2통 코로나19 차단방역을 위해 설치한 도지사 임시 집무실과 현장대책본부를 철수한 뒤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산시
    그는 “도지사 현장집무실과 숙소를 초사2통에 설치하게 된 것은 아산으로 우한교민 격리 수용결정된 것을 내부적으로 알았을 때부터 아산시민들과 함께 생활하지 않으면 이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만약 코로나19가 그토록 위험한 것이라면 도민과 함께 하는 것이 도지사로서 기본적인 의무이고 우한교민이 여기에 있다고 해서 아산시로 전파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봤지만, 그런 말을 아무리 주장을 해도 아산시민과 불안에 떠는 분들이 인정할리가 없었다. 양 지사는 코로나19가 안전하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확실한 대안이라는 점에서 도지사 임시 집무실과 숙소를 과감하게 초사2통으로 옮겼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야말로 코로나19의 안전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에서 양 지사는 19일 간 가족들과 함께 생활을 한 것이다.   

    양 지사는 18일 아산 초사2통 집무실과 현장대책본부를 도청으로 복귀시키는 마지막 순간까지 주민들과 함께 하며 다독였다. 특유의 그의 부드럽고 따듯한 리더십이 오히려 주민들이 양 지사에게 “고맙다”며 머리를 숙이는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이것은 19일 간에 실제 벌어진 상황이었다. 

    위기에 영웅이 탄생하듯이 양 지사의 리더십이 우한교민 아산 격리과정에서 보여준 폭넓은 스펙트럼이 ‘충청권 맹주’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충청권은 지난해 작고한 김종필 전 총리에 이어 이렇다 할 정치적 구심점이 없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17년 대권에 도전,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폈지만 ‘미투(#MeToo)’ 운동으로 물거품이 돼 도지사직을 내놓은 이후 충청권의 맹주는 무주공산이 됐다. JP 이후 충청맹주는 양 지사가 거머쥐게 됐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서 귀국한 우한교민들의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된 순간 양 지사가 충청맹주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은 충청권이나 양 지사 개인적으로도 최대 수확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