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총장協, 학령인구 급감…대학생존 ‘몸부림’최병욱 총장협의회장 “대학 위기‧재정압박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
  • ▲ 대전세종충남대학총장협의회는 17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신년회를 갖고 있다. 이날 대학총장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김정원 기자
    ▲ 대전세종충남대학총장협의회는 17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신년회를 갖고 있다. 이날 대학총장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김정원 기자
    충청권 대학들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생존에 몸부림치고 있다.

    17일 대전시 유성구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총장협의회 신년인사회’ 는 대학의 생존을 걱정하는 자리가 됐다. 

    대전세종충남총장협의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현직의 대학총장들은 새해 덕담을 건네면서도 대학이 처한 현실을 반영하듯이 한결같이 어두운 표정이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확보하고 재정 압박을 풀어낼 수 있을까하는 고심한 흔적들이 대화의 말 속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신년인사회에서 한 대학 총장은 “외국인 신입생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지역혁신 플랫폼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으면 한다. 대학의 위기가 항상 현안문제는 있지만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20년 후에 우리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에 10개 외국어학과가 있다. 그러나 송‧번역기가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는데 10개 외국어학과에서 배운 내용을 20년 뒤에는 전혀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교육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학에 들어올 청년층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고 외국인 학생들도 확보해야 한다.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도 그 중심에 항상 인간이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묵 건양대 총장은 “이 시대의 교육정책이 대학끼리 경쟁을 하면 안 된다. 대학끼리 경쟁을 하고 있어 대학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대학은 미래하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대학의 틀 속에 가두고 있어 경쟁력 제고나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대학정책의 기조가 미래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담론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많이 쓰고 있으나 각론에서 보면 가장 준비를 가장 안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재를 어떻게 키우느냐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대학입시도 그렇고 근시안적으로 대학을 축소시켜 나가려는 정책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국가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공계 인재 40만 명을 육성하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 그 시점에서 대학을 혁신하고 중요한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데, 예산과 인력 문제 때문에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문제는 정부가 대학에 비전을 제시해 줘야 한다. 교육부가 이젠 대학의 인재양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서가 돼야 한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4차 산업혁명 등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윤승윤 남서울대 총장은 “유치원 3법이 국회 통과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고초를 겪은 것을 보면서 대학들도 정말 머리띠를 두르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윤 총장은 “대학은 한계기업에 다다른 중소기업이다. 안 망하는 것이 너무 이상하고 신통하다. 해마다 줄어드는 세입 예산가지고 버티고 있다. 나주 혁신신도시에 한전공대를 설립하는 것은 대학총장들 입장에선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전공대의 유관학과가 전국에 없는 대학이 없다. 기왕이면 전기관련 공학과를 특성화해서 인재를 길러야 한다. 대학들이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학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무시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하반기 대학 총장들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서해에서 밀려오는 미세먼지에 덮치듯이 망한다”며 “이 절박함을 좀 더 조직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대학이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최병욱 대전세종충남총장협의회장(한밭대 총장)은 “오늘 논의된 것들은 학령인구에 따른 대학위기, 재정압박에 따른 대학 위기 등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이냐에 대한 논의를 했다”면서 “대학 혼자만이 고민하기 보다는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할 문제다. 지역 또는 나아가서 국가, 사회와의 발전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양성과 직결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혁신 플렛폼사업’은 충남대를 중심으로 대전‧세종‧충남이 한 팀이 돼 적극적으로 사업을 가져오자는 등의 협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학교마다 입장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에 자율성·재정을 늘려주고 등록금 자율화를 통해 재정압박의 숨통을 터달라는 것이 총장들이 주장하는 핵심내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신년회에는 박병석‧박범계‧조승래 국회의원과 조상호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