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들, “경륜이 능력과 일치하지 않아”…중진 의원들 “이제 경륜이 필요한 시기”
  • ▲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 국회의사당.ⓒ국회 사무처
    ▲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 국회의사당.ⓒ국회 사무처

    ‘세대교체론’과 ‘경륜론’이 충북지역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초반의 화두가 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세대교체론과 경륜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선거를 경험한 유권자들은 처음으로 투표를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이 두 단어가 충돌하는 상황을 목격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지없다.

    9일 열린 바른미래당 이창록 예비후보가 청주시 서원구 출마를 선언하며 같은 지역구 오제세 의원을 다시 거명하고, 세대교체론에 가세했다.

    같은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같은 당 오 의원을 겨냥해 “월급쟁이 국회의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후 출마자들 마다 세대 교체론을 언급하고 있다.

    다음 주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이장섭 전 충북도정무부지사도 이 전 의원과 비슷한 연령대여서 세대교체 공격틀(프레임)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 의원은 “이제 5선 고지에 오르면 정말로 중진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다”며 이들의 공격을 피하고 있다.

    비단 서원구에서 뿐만 아니라 청주 청원구를 꿈꾸는 정균형 한국조폐공사 감사(55)도 변재일 현 의원(71)과의 승부에서 세대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은 한마디로 “헛갈린다”고 말한다.

    어디를 세대교체의 시점으로 봐야 하는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2018년 6월 지방선거로 돌아가 보면 당시 더불어민주당내 충북도지사 후보였던 이시종지사와 오 의원은 세대교체론으로 설전을 벌였다.

    오 의원은 “이시종 지사는 후배세대에 자리를 물려주고 충북도정에 새로운 피가 수혈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지사를 몰아붙였다.

    오 의원과 이 지사는 1949년생과 1947년생으로 70세와 72세로, 2년 전으로 돌아가면 68세와 70세였다.

    두 사람 사이에 세대 차이가 존재할까.

    지금의 상황으로 돌아와 보면 이 전 의원과 이 전 정무부지사 모두 63년생이고, 이곳에 출마가 예상되는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 행정관은 64년생으로 각각 56세와 55세다.

    오 의원이 4선인 점에 비춰 16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당시 나이가 54세였다. 당시 오 의원도 “젊은 패기”를 강조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명쾌한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경륜의 영역으로 들어가 보면 시민들은 더 혼란스럽다.

    모두가 경험과 경륜을 내세운다.

    오 의원은 행정고시 이후 인천부시장을 끝으로 행정공무원을 한 경력과 국회의원 16년을 통해 많은 경륜을 쌓았다고 주장한다.

    오 의원보다 나이 어린 이 전 의원과 이 전 정무부지사 유 전 행정과 이창록 예비후보에 이르기까지 모두 학교, 사회 경력, 행정 경험 등을 모두 내놓고 자랑한다.

    이 영역에선 오히려 경력과 경험을 수치화할 수 없다.

    수학자들이 제공하는 함수 그래프 X축과 Y축에 이들이 주장하는 갖가지 경험과 경력을 늘어놓아도 누가 더 나은지를 계량화 할 수 없다.

    이들의 경험이나 경력을 보고 공감하는 유권자는 표를 던질 수 있지만 그것도 결정적 한 방이 되지 못한다.

    경륜이 있다고 해서 일을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

    유권자들은 이번에도 정치인들의 말장난에 헛갈리다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고민스럽다.

    다행히 투표는 이 두 가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앞으로 후보자 검증 수단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세대교체론은 후보자에게 양날의 칼과 같고, 경륜은 상대적이다. 물론 정답은 아니다.

    때론 맞을 수도 때론 아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