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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트레킹] 대전 계족산 황톳길, 발가락 사이 말랑말랑한 황토 ‘쏙’ 원초적 본능 자극

14.5km 황톳길, 어릴때 진흙서 놀았던 추억 스멀스멀 되살아 나
계족산에 황토 깔았더니 年 100만명 관람객들 맨발 이색체험 ‘환호’
㈜맥키스컴퍼니, 2006년 황토 2만여t 깔아… 매년 10억 투입 관리

입력 2019-11-25 17:16 | 수정 2020-05-03 22:34

▲ 대전 대덕구 계족산 황톳길에서 외국인들이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맥키스컴퍼니

충청도에는 걷고 싶고, 보고 싶고, 먹고 싶은 곳이 즐비하다. 

뉴데일리가 ‘충청도 길’에 이어 대전 ‘계족산 황톳길(장동산림욕장)’과 충북 단양의 ‘잔도길’ 등 충청도에서 가장 가고 싶은 ‘트레킹 코스 30선’을 취재‧보도한다. 그 첫 번째 트레킹 코스로 대전시 대덕구 계족산 황톳길을 소개한다.

계족산은 발족(足) 자가 들어간 것부터 낯선 이들에게는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산 이름에 ‘족’ 자가 들어간 산은 좀처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그래서 계족산을 한 번 방문한 사람들은 산 이름을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해발 420m의 계족산 황톳길은 원래 임도였다. 이곳에 향토기업인 ㈜맥키스컴퍼니가 많은 돈을 들여 황토를 깔면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고 황톳길 스토리가 탄생했다. 

황토가 사람에게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조상들은 황토란 삶의 필수품으로 여겼다. 황토는 집을 짓거나 실내 마감재 등으로 주로 사용을 했으며, 음식을 담아 먹을 수 있는 옹기와 그릇 등을 만드는 원재료, 산성 토질을 막는 객토원료 등에 이르기까지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황토는 한국인의 삶과는 뗄 수 없는 천연원재료이자 익숙한 쓰임새였다. 

계족산 황톳길의 맨발 걷기 이색체험은 정말 느낌부터 다르다. 대전시민의 주요 산책길로 자주 찾는 곳이지만, 외지인들과 외국인들의 계족산 황톳길 체험은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재미 있고 즐거운 곳으로 기억한다. 

▲ 맨발로 걷고 싶을 정도로 잘 조성된 계족산 황톳길.ⓒ맥키스컴퍼니

황톳길 걷기는 사람의 발, 즉 말초신경을 자극해 준다. 말랑말랑한 황톳길은 발가락 사이로 황토가 ‘쏙’ 올라와 발가락을 감싸 안는다. 처음엔 약간 간지러움마저 느껴진다. 황토는 그 위를 걷기만 하면 저절로 발바닥을 자극해 마사지 효과가 나타난다.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다고 할까. 황톳길 체험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좀처럼 느껴보지 못했던 매우 즐거운 기분을 만끽하게 하고 어릴 때 진흙에서 놀았던 느낌도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계족산 황톳길 걷기는 이런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하니 다시 찾지 않을 수 없다. 

왕복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황톳길은 많은 관람객들이 양말을 벗고 신발을 들고 걸어야 하는 불편에도 마다하지 않는다. 14.5㎞의 황톳길을 연인과 가족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노라면 사방댐→숲속체험장→치유의 숲길 등을 거쳐 어느새 정상에 도달한다. 

특히 팔각정 삼거리에는 아저씨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지게로 공수해온 먹거리로 캔맥주, 음료수, 간단한 간식 등을 구입해 먹을 수 있어 그 재미도 쏠쏠하다. 

황톳길을 걷다보면 중간에 사방댐의 주변경관이 멋지다. 공원관리사무소가 제방둑을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았지만, 수면 위쪽에는 데크를 설치해 주변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6월에는 사방댐 물속에서 올라온 연꽃의 자태가 아름답다.

또한 팔각정 뒤편 화장실은 슬리퍼를 갈아 신고 들어가 용변을 봐야 한다. 발바닥에 묻은 황토가 화장실을 더럽혀질 수 있기 때문에 화장실 입구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슬리퍼로 갈아 신는 것도 이색적이다. 

▲ 계족산 맨발 마라톤대회.ⓒ맥키스컴퍼니

쉼터 팔각정에서 잠시 쉰뒤 계족산성을 관람할 것인지, 아니면 하산을 결정해야 한다. 계족산 황톳길은 산책로를 통해 하산하거나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오면 주요 코스는 마무리 된다.

특히 팔각정에서 15분 정도 올라가면 계족산성(사적 제355호)을 볼 수 있다. 삼국시대 백제 부흥군이 활동했던 옹산성(甕山城)으로 추정되는 정상부에 테를 두른 듯 돌을 쌓아 만든 계족산성은 성 둘레가 1037m로 대전에서는 최대 산성으로 꼽힌다. 

성벽은 흙을 깎아내고 바깥쪽에만 돌을 쌓았으며 동벽 일부는 안팎으로 모두 돌을 쌓고 내부를 흙으로 채웠다. 성내는 봉수대 터와 동벽쪽 낮은 지대에서 우무록 저수지가 확인됐고 장수의 지휘소로 사용됐던 장대지(將臺址) 등 10여개 건물터가 남아 있다.

하산 길에는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체험객들을 위해 발을 닦도록 6곳에 세족장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붉은 황토로 물든 발바닥을 깨끗하게 닦으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이 개운하다. 이 기분 때문에 즐겨 찾는 이들이 많다.

황톳길 체험은 봄부터 10월 초‧하순이 좋다. 황톳길을 관리하는 ㈜맥키스컴퍼니(조웅래 회장) 관리 직원들이 황톳길을 일주일에 두 차례씩 파서 뒤집고 물을 뿌리는 등 정비를 한다. 

2007년부터 4~10월 매주 토‧요일 두 차례 열리는 ‘뻔뻔(funfun)한 클래식(맥키스오페라)’ 공연도 볼만하다. 계족산 황톳길은 주말은 물론 평소에도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해 많은 관람객들이 즐겨 찾는 유명 관광명소가 됐다.

▲ 맥키스컴퍼니가 계족산에 마련한 뻔뻔한(funfun) 클래식 공연 장면.ⓒ맥키스컴퍼니

계족산 황톳길은 맥키스컴퍼니가 황톳길을 깔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회사가 2006년 거액을 들여 14.5㎞에 황토 2만여t을 조성한 뒤 맨발로 걷거나 뛸 수 있는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했다. 이어 매년 10억 원을 투입해 2000t의 황토를 까는 등 황톳길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계족산 황톳길은 연간 100만 명이 찾는 등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에는 조웅래 회장이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었다. 그의 기업이익 사회 환원이라는 뚝심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매년 1월1일 황톳길 맨몸마라톤대회, 계족산 맨발축제(5월 에코힐링 마사이 마라톤)를 연다. 

◇계족산 황톳길 가기

승용차로 대전 신탄진IC나 신탄진역에서 15~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계족산 황톳길은 대전 북동쪽 대덕구 장동 산 59번지 장동산림욕장에 설치돼 있다. 계족산 황톳길을 가기 위해서는 승용차를 이용해 대전시 대덕구 제1탄약창 입구인 회덕과선교삼거리~장동초삼거리~삼림욕장삼거리~장동산림욕장을 이용하면 된다. 인근 대청댐에는 아름다운 경관과 먹거리가 풍부하다.  

◇토속 음식

계족산 황톳길 인근에는 보리밥이 유명하다. 등산을 한 뒤 계족산 황톳길 입구에서 대전방면으로 5분정도 가다보면 오른쪽 맞은편 장동초등학교 입구에 산골보리밥 식당이 나타난다. 보리밥과 청국장, 파전, 토종닭백숙이 주요 메뉴인 이 음식점은 보리밥이나 청국장을 먹기 전에 파전과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면 등산으로 힘들었던 피로가 싹 가신다. 

▲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이 한국메세나대회에서 2019 메세나인상을 받은 뒤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맥키스컴퍼니

산골보리밥은 널찍한 옹기그릇에 보리밥을 담은 뒤 그 위에 콩나물과 생채나물, 상추, 열무를 담아 내놓는다. 여기에 식성에 맞게 참기름과 고추장을 첨가해 주걱으로 쓱쓱 비비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산골보리밥은 추억의 맛집이다. 

1인 이상이면 먹을 수 있는 이 보리밥(1인분 6000원)은 콩나물이 아삭아삭해 식감이 아주 좋은데, 이것은 산골비빔밥만의 공개할 수 없는 요리비법이다. 반찬으로는 김치와 도라지무침, 계절마다 직접 농사지은 깨순나물(제철 나물 제공), 그리고 물김치(여름 열무김치)가 나온다. 

강원도 평창출신인 이상욱 대표(60)는 대전에 정착한 지 36년 됐고 보리밥집 문을 연 것은 10년 전부터다. 성수기인 4~10월에는 고객이 많아 자리가 부족해 보리밥 먹기가 힘들다. 그는 “황톳길 때문에 우리가족이 먹고살 수 있게 됐다”며 조웅래 회장에 대한 고마움을 현수막에 담아 음식점 안에 내걸었다. 

인근에도 산골보리밥과 같은 메뉴를 내건 ‘감나무보리밥’, ‘황톳길가든(만두 전문집)’ 등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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