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옥서 보이차 마시고 국악 감상… 어깨춤 덩실‘국가민속문화재 138호 세종 홍판서댁’ 관람객 북적세종시 해설사들, 외국인에 영어‧프랑스어 등 해설도
  • ▲ 세종시 부강면 부강리 홍판서댁(국가민속문화재 138호)에서 지난달 28일 조혜형 대전청소년국악단·세종여민락예술단장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사진작가 엄주성씨 제공
    ▲ 세종시 부강면 부강리 홍판서댁(국가민속문화재 138호)에서 지난달 28일 조혜형 대전청소년국악단·세종여민락예술단장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사진작가 엄주성씨 제공
    세종시 부강면 부강리에 가면 운치 있고 고풍스러운 국가민속문화재 제138호인 ‘홍판서댁(洪判書宅)’ 한옥이 자리 잡고 있다.

    홍판서댁은 평일에는 물론 주말에도 가족들과 연인, 외국인, 단체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방문객들은 홍판서댁을 찾을 때마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고택인 한옥을 둘러보면 도시생활에서 ‘찌든 앙금’을 말끔히 씻고 가는 것 같은 청량감 같은 느낌을 받고 간다”고 전했다. 

    가족들과 한옥 등 고택을 답사하는 것은 한옥의 멋스러움과 조상들의 지혜,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미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여행의 또 다른 새로움과 묘미가 더해진다.

    홍판서댁을 관람한 뒤 방문객들이 적은 방명록에는 햇살 좋은 가을날 고가에서의 느낌이 절절히 느껴진다. 

    한 방문객은 “햇살 좋은 가을날 오후 지킨 인내에 힘입어 당신을 만납니다. 우물을 길어 손을 씻고 마루를 지나 안방에서 보이차 한잔, 당신의 속내를 만납니다. 후원으로 이어진 창문에서 고향집 엄마를 느낍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방문객은 “향나무, 우물, 구수한 녹차, 마음의 고향을 맛보고 갑니다. 우연히 찾아와 인연을 만나고 갑니다”며 “운치 있고 고풍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남겼다.

    홍판서댁 한옥 관람객들은 세종과 충북 청주, 대전, 서울, 경기 등 전국에서 찾아오고 있다.  

    특히 청명한 가을날, 가을비기 주척주척 내리는 오후, 홍판서댁 마루에 걸터 앉아 한옥을 감상하거나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신 뒤 정원을 한바퀴 둘러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그래서 홍판서댁을 찾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주말이면 세종시를 후원하는 해설사들이 방문객들을 위한 맛깔스러운 ‘해설 서비스’를 한다. 세종시 지원을 받아 지난 2월부터 관람객들에게 해설 서비스를 시작한 해설사들은 한국어는 물론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 프랑스, 중국, 일본어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또한 주말에는 화창한 가을날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가야금, 해금 등을 연주하는 악기 소리가 고즈넉한 홍판서댁 고가에서 울려 퍼진다.

    연주는 조혜형 대전청소년국악단‧세종여민락예술단장과 그의 후학들이 주말에 홍판서댁에서 국악 연주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조 단장의 세종 시민을 위한 국악 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 홍판서댁에서 국악공연과 국악기 체험학습, 가야금 연주, 가야금 무료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 ▲ 세종시 부강면 부강리에 위치한 국가민속문화재 제138호인 홍판서댁. ⓒ사진작가 엄주성씨 제공
    ▲ 세종시 부강면 부강리에 위치한 국가민속문화재 제138호인 홍판서댁. ⓒ사진작가 엄주성씨 제공
    국립국악중‧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한 조 단장은 무형문화재 제8호 강태홍류 가야금산조 이수자로 국악전국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조혜형 가야금 스튜디오’ 대표를 맡고 있다.

    홍판서댁을 매입, 관리하고 있는 사단법인 ‘문화유산 한옥’ 백원기 대표(60)는 “틈틈이 홍판서댁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중국 보이차를 내놓는다. 백 대표는 홍판서댁을 찾아온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큰 손님이라며 자신이 아끼던 차를 선뜻 내놓는다. 

    차 전문가인 백 대표가 우려내는 보이차를 맛보며 고가에서 연주하는 국악 장단에 차를 마시는 그 운치는 그 누구 부럽지 않은 시간이다. 

    백 대표는 홍판서댁과 함께 경북 안동 ‘동간재(洞澗齋‧경북 지방문화재 5호)’, 경북 청운동 ‘성천댁(星川宅‧중요민속문화재 제101~제200호)’, 충북 제천 한수 ‘명오리고가(충북 민속 문화재 제5호)’를 매입한데 이어 전남 여수 ‘조선식산은행’ 등 5개의 한옥과 고택을 소유하고 있다. 

    홍판서댁은 조선 고종 3년에 지은 전통 한옥으로 중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주택으로 건물의 배치는 ‘ㅁ’자 모양이다. 사랑채는 한 단 낮고 안채는 한 단 높게 각각 ‘ㄷ’자 모양으로 건물이 맞물려 고전적인 방식을 따랐다. 

    특히 집 안에는 수맥이 집터 아래를 통과하면 좋지 않다는 관념이 있어 우물을 파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한옥의 안마당에는 우물이 있다. 이는 그런 관념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한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