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이자카야 秀’ 일식집, 3억 투자費 허공으로또 3억 투입 한정식집 내부공사…3개월 만에 인테리어비만 6억주방장 등 종업원 10여명 일자리 잃은채 뿔뿔이 흩어져
  • ▲ 최근 극도로 경색된 한‧일관계와 드높은 반일 감정의 영향으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식집 개업 3개월 만에 문을 닫은 충남 천안시 두정동 이자카야 수 일식집. 이 음식점은 일식집에서 한식집으로 업종 변경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은 가운데 음식점 내부에서 뜯어낸 자재가 수북히 쌓여있다.ⓒ김정원 기자
    ▲ 최근 극도로 경색된 한‧일관계와 드높은 반일 감정의 영향으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식집 개업 3개월 만에 문을 닫은 충남 천안시 두정동 이자카야 수 일식집. 이 음식점은 일식집에서 한식집으로 업종 변경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은 가운데 음식점 내부에서 뜯어낸 자재가 수북히 쌓여있다.ⓒ김정원 기자
    “일본 아베 정부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의 직격탄을 맞아 일식집 개업 3개월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피해는 엄청나지만 그렇다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고객들에게 타박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최근 극도로 경색된 한‧일관계와 드높은 반일 감정의 영향으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식집 개업 3개월 만에 문 닫은 업소 대표인 김병준 회장(58)이 한 말이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의 한 일식집은 지난 4월 150평 규모의 일식집을 문 열었으나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되면서 고객이 급감, 지난 7월 31일까지 영업을 한 뒤 문을 닫지 않을 수 없었다.

    ‘이자카야 秀(수)’ 상호를 내걸은 이 일식집은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정말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일본에서 만든 제품들은 당연히 불매운동의 대상으로 치더라도 대중적인 음식점인 일식집까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 일식집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면서 고객이 일시적으로는 감소하겠지만 그리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일식집은 3개월 가까이는 계속 매출이 늘어나는 등 영업이 잘 됐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단골 고객들조차 일식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결국 고객들이 일식집을 드나드는 것조차 외면하기 시작하며 발길이 뚝 끊겼다. 

    이 일식집은 일본제품에 대한 본격적인 불매운동이 이뤄지기 전에는 하루 50~60명의 고객들이 찾았다. 그러나 일식집을 찾는 고객들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고객이 절반으로 줄더니 문 닫기 직전에는 하루 3~4개 테이블을 받기도 힘겨운 상황으로 급전직하했다.

    이자카야 수는 고객이 급감하면서 직원들의 인건비는 커녕 가게 문 여는 것조차 어렵게 됐고 결국 문을 닫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일식집 개업에 들인 투자비 3억여 원은 허공에 날리고 말았다.

    이 일식집은 약 3억 원을 들여 지난 4월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문 열었다. 지난 17일 기자가 방문한 이 음식점은 오는 26일 한정식 집('두정 1987')으로 오픈하기 위한 인테리어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 ▲ 충남 천안 두정동 이자카야 수 일식집이 한정식 음식점으로 업종을 바꾸면서 인테리어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충남 천안 두정동 이자카야 수 일식집이 한정식 음식점으로 업종을 바꾸면서 인테리어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김정원 기자
    이 음식점은 3억여 원의 인테리어 비를 또다시 투입하게 됐다. 결국 4개월 여 만에 일본 아베 정부의 백색국가 제외라는 직격탄을 맞아 6억여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투입하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이 음식점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음식점들이 단지 일식을 취급한다는 이유로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면서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후폭풍을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 음식점을 관리하고 있는 최문규 부사장은 “장사가 갑자기 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고객이 급감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불매운동이 금세 끝날 것 같지 않고 상호가 ‘이자야카 수’인 데다 ‘사케’를 판매한다고 하니 고객들이 외면하면서 어쩔 수 없이 엽업한지 3개월만에 문을 닫고 한정식 집으로 업종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업종도 전혀 달라서 내부 시설을 모두 뜯어내는 등 작업도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천안지역 대부분의 일식집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게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문제는 갑자기 일식집 문을 닫게 되면서 함께 일을 했던 주방장과 종업원 등 10여 명은 일자리를 잃고 뿔뿔이 흩어진 것이 너무 안타깝다. 게다가 3개월 만에 일식집에 투자한 3억 원이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고스란히 손실을 입게 됐다”고 푸념했다.

    한편 이 일식집은 두정 1987이라는 한정식으로 업종을 바꿔 오는 26일 다시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