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녹아 주민이 발견…유족 등 12일 네팔 출국 시신 수습 2008년 히말리아 6235m급 무명봉 등정 ‘직지봉’ 탄생 주역
  • 2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이 2018년 11월 21일 청주 고인쇄박물관 내에 설치된 고 민준영 대장, 박종성 대원을 기리는 조형물 앞에서 이들을 기리는 글귀가 새겨진 돌을 만지며 추모하고 있다.ⓒ사진 청주시 제공
    ▲ 2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이 2018년 11월 21일 청주 고인쇄박물관 내에 설치된 고 민준영 대장, 박종성 대원을 기리는 조형물 앞에서 이들을 기리는 글귀가 새겨진 돌을 만지며 추모하고 있다.ⓒ사진 청주시 제공
    10년 만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등정도중 실종됐던 충북 직지원정대 고(故) 민준영(당시 36)‧박종성(당시 42)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직지원정대와 박연수 전 원정대장은 “지난 8일 네팔 등산협회 관계자로부터 실종된 민‧박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두구가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지난달 23일 현지 주민이 얼음이 녹은 히운출리 북벽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10일 밝혔다.

    발견 된 두 대원은 당시 입고 있던 등산복 브랜드와 같고 소지품에서도 한국제품이 발견된 상태이며 시신은 현재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과 직지원정대는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12일 네팔로 출국해 시신을 확인하고 수습해 함께 청주로 돌아올 계획이다.

    두 사람은 2009년 9월 직지원정대의 일원으로 히운출리 북벽의 신 루트인 ‘직지 루트’ 개척에 나섰으나 9월 25일 오전 5시 30분쯤 해발 5400m 지점에서 실종됐었다.

    당시 직지원정대는 히말라야에서 두 대원이 실종되자 사망한 것으로 결론내고 장례를 치렀다.  실종 소식을 전해들은 박 대원의 모친은 당시 “아들의 죽음은 보석처람 값진 것이며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고귀한 희생을 알아 달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두 대원은 실종되기 1년 전인 2008년 6월 히말리아 6235m급 무명봉에 등정해 ‘직지봉’을 탄생시켰으며 파키스탄 정부는 같은 해 국가 지명위원회를 열어 7월 27일 이 봉우리를 ‘직지봉’으로 최종 승인했다.

    직지원정대는 당시 두 대원이 실종하자 청주에 이들의 고귀한 희생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18년 11월 21일 청주고인쇄박물관 내 직지교 옆에 높은 1.2m, 길이 1.8m 크기의 추모 조형물을 설치했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추도사에서 “히말라야의 수많은 봉우리 중 직지봉을 명명하고 새로운 직지루트를 개척하려다 히말라야의 별이 된 두 대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정신은 산악인들의 소중한 정신적 자신이 됐다”며 고인들을 추모했다.

    앞서 직지원정대는 두 대원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14년 추모제를 열기도 했다. 

    한편 2006년 30명으로 구성된 직지원정대 박종성, 민준영 대원은 충북산악구조대와 직지원정대의 핵심 등반가로 알피니즘을 추구했던 산악인이었으며 이들은 세계 7대륙에 직지루트를 개설하려는 꿈은 두 대원이 실종되면서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