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문화재단 진‧출입로 포장… 감독관 “비오 날 포장해도 문제없다” 청주시 공무원, 취재 들어가자 “코아 뜨고 문제 있을 땐 재포장”
  • ▲ A건설사가 지난달 28일 오후 3시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충북 청주시 청원구 청주문화산업단지 내 진‧출입 도로에 대한 아스콘 포장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A건설사가 지난달 28일 오후 3시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충북 청주시 청원구 청주문화산업단지 내 진‧출입 도로에 대한 아스콘 포장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비가 낼릴 때 도로 아스콘 포장을 즉각 멈추도록 규정돼 있지만, 공사 감독기관인 청주시 담당자가 “포장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서 공사현장 감독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의 도로포장 표준시방서(2015년 발간)에는 아스콘 포장 시(기상조건 규정) ‘아스팔트 혼합물은 포설한 표면이 얼어있거나 습윤 상태이거나 불결할 때, 또한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낀 날은 시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 규정에는 시공 중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즉시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고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A회사는 지난달 28일 오후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내 진‧출입로 등에서 장맛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도로포장 시방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아스콘 포장공사를 강행해 부실공사 우려를 낳고 있다.  

    ◇ 장맛비에 아스콘 포장… 표준 시방서 규정 안 지켜 

    비가 내리는 날 아스팔트 포장은 강도가 약해지는 등 접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실공사 가능성이 높아 공사를 멈추도록 돼 있다. 하지만 A회사는 도로공사 표준 시방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이날 공사를 끝냈다. 

    청주시청 담당 공무원은 뉴데일리가 부실공사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달 30일 취재를 시작하자  “비가 내릴 때는 아스콘 포장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비가 내릴 때는 즉각 아스콘 포장을 멈춰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다시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무원은 지난달 30일 “아스콘 포장 한 곳에서 코아를 떴다. 분석결과 문제가 있으면 재포장하겠다”며 말을 바꿨다.

    이 공무원은 “부실공사 여부는 코아(샘플)를 뜬 시험 결과가 중요하다. 재생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포장공사와 관련, ‘비가와도 공사를 해도 된다’고 말 한 부분은 비가 조금와도 시공이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정밀 분석 결과 정상적인 밀도가 아닐 경우 공사 금액과 관련 없이 재시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분석 결과가 나왔더라도 아스콘 포장 상태가 접착력이나 밀도에 문제가 있으면 얼었다 녹는 봄에 아스콘이 완전히 일어난다”고 밝혔다. 
  • ▲ 아스콘 포장 정밀분석을 하기 위해 전문업체 관계자가 청주문화진흥재단 포장공사 현장에서 코아를 뜨고 있다.ⓒ김정원 기자
    ▲ 아스콘 포장 정밀분석을 하기 위해 전문업체 관계자가 청주문화진흥재단 포장공사 현장에서 코아를 뜨고 있다.ⓒ김정원 기자
    ◇ 감리는 아스콘 시공, 감독 제대로 했는가?… 빗물로 바닥 ‘축축’

    아스콘 포장공사 감리업체가 제대로 감리를 담당했다면 당연히 규정에 따라 아스콘 포장을 즉각 멈추도록 했어야 했다. 그러나 감리 담당자는 공사를 멈추도록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내내 비가 내리는데도 아스콘 포장을 강행했다.

    특히 아스콘 포장을 하는 바닥은 빗물로 인해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일부 바닥에는 빗물이 흥건하게 고인 곳도 있었다. 

    감리 담당자는 “아스콘 포장에 앞서 시공사 작업자들이 빗물을 퍼내고 빗자루로 쓸었냈다. 비올 때는 작업을 중지해야 하지만 시작을 해놔서 비가 그친 다음 작업을 다시했다”면서 “아스콘 포장 전체 면적은 100아르(are) 정도”라고 말했다. 

    감리 담당자는 ‘아스콘 포장시 규정을 위반한 것이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에 “애매한 부분은 있다. 비가 내리는 중에는 작업을 하지 않고 멈췄다가 비가 내리지 않을 때 작업을 했다”며 “4곳에서 코아를 떠 전문분석기관 의뢰를 했다. 육안으로 볼 때 코어를 뜬 5cm 부분은 잘 나왔고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또한 아스콘 포장을 한 시공사 A사도 “폭우가 내릴 때는 포장을 하지 않았고 비가 잦아들었을 때 아스콘 포장을 했다”면서 “평일에 도로포장공사 일정이 잡혔지만 휴일에 부득이 공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시공사와 감리업체는 이날 시청 담당공무원과 감리업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가로 1~2곳에서 코아를 떠 한국건설재료공학연구소에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충북도 도로 포장 담당 공무원은 아스콘 포장과 관련해 “아스콘 포장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즉시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고 도로포장 시방서에 규정돼 있다. 습윤만 있어도 포장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빗물을 쓸어내린다고 해서 빗물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며 표준 시방서 규정을 특정했다. 
  • ▲ A 건설사가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로포장으로 부실공사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감리업체가 한국건설재료공학연구소에 의뢰해 아스콘 포장 정밀분석을 위해 코아를 떴다.ⓒ김정원 기자
    ▲ A 건설사가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로포장으로 부실공사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감리업체가 한국건설재료공학연구소에 의뢰해 아스콘 포장 정밀분석을 위해 코아를 떴다.ⓒ김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