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채승훈 작·연출
  •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연극 ‘치마’ 공연과 관련 채승훈 연출자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박근주 기자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연극 ‘치마’ 공연과 관련 채승훈 연출자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박근주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반일 감정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담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연극 ‘치마’가 무대에 오른다.

    극단 청년극장은 24일 연극 치마를 다음 달 12일 오후 7시30분 보은문화예술회관과 15일 오후 3시와 7시30분 CJB미디어센터에서 모두 3회 공연을 한다고 밝혔다.

    이 연극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방식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과거 위안부들과 그 자손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는 교차 방식이다.

    연극 속 각 캐릭터는 한국과 일본을 대변하는 존재들로 의인화됐다.

    채승훈 연출자는 “주목할 것은 극중 인물 ‘마루네’와 그의 아들 ‘하야시’다. 마루네는 줄곧 살육을 정당화한 칼의 역사를 가진 인간 병기로, 칼의 민족이 태평양 전장에서 쓰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이지만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아왔는지 알지 못하다 죽음 앞에 놓이고서야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아들 하야시는 현재의 일본을 대변하면서 역사관이 희박하고, 이웃나라 한국에는 별 관심이 없는, 더더욱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는 과거 한일협정에서 모두 해결됐다고 믿으려 하는 인물”이라며 일본의 안일한 역사 인식을 데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췄음을 강조했다.

    경제 보복이 단순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끝없이 도발하고, 우리를 깎아 내리려고 하는 일본의 속내를 알아야 한다는 점도 말한다.

    주인공이자 최대의 피해자인 ‘순이’는 가수가 꿈이지만 자신의 노래를 한 번도 부르지 못하며 꽃다운 청춘을 짓밟힌다.

    순이는 가해자인 ‘마루네’가 일본 패망 뒤 자결하려고 할 때 “죽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살면서 죄 갑을 하라”고 외친다.

    우리가 받은 긴 고통에 너무 쉬운 결정(한일협정)은 피해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배상도 아닌 보상으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얄팍한 술수를 비판한다.

    비록 주인공 순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십만 위안부 피해자들이 이처럼 스러져 갔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는 숨이 멎는다.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어 다시 서술하는 것조차 가슴 아픈 역사의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된다.

    연극은 한일간의 현재 갈등이 풀릴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외면과 왜곡, 더 나아가 이를 부정하는 일본에 인식 재정립이다.

    이 연극에는 청년극장, 청주모란무용단, 청주오페라단이 함께 한다.

    채 연출가는 “단순한 콜라보가 아닌 연극의 요소 외에도 노래와 춤, 영상이 함께 연극 속에 어우러져 처음 시도되는 작품”이라며 “춤과 노래를 통해 당시 시대상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