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졸업 및 임관식…6·25 참전 용사 손녀
  • ▲ 공사 67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김도희 소위(왼쪽)와 칠리안 페냐로자 필리핀 여자 수탁생 생도.ⓒ공군사관학교
    ▲ 공사 67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김도희 소위(왼쪽)와 칠리안 페냐로자 필리핀 여자 수탁생 생도.ⓒ공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가 8일 정경두 국방부장관, 졸업생과 학부모 등 1600여명의 내외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축하비행과 함께 제67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을 연다.

    임관식에서는 여생도 9명을 포함한 148명의 졸업생이 이학사, 문학사, 공학사 학위와 함께 군사학사 학위를 동시에 수여받고 신임 장교로 임관한다.

    졸업생 가운데 대통령상은 김도희 소위(여·만 23세)가, 차영일(만 22세) 소위가 국무총리상, 사공훈(만 23세) 소위가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한다.

    김도희 소위는 6·25전쟁 참전용사의 손녀라는 점도 관심이다.

    김 소위는 6·25 참전 용사이자, 국가유공자인 조부의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세계를 무대로 큰 꿈을 가지라’는 조언에 따라 어릴 적부터 군인과 조종사에 대한 꿈을 꾸고 공사에 진학해 모범을 보였다.

    김 소위 조부 고 김영준 선생은 켈로부대(KLO, Korean Liaison Office)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대북첩보 수집 등 특수임무를 수행했다.

    김 소위는 “사관생도 생활을 통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좌우명을 가졌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부하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지휘관이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독립운동가 조부의 뜻을 이은 졸업생도 있다.

    유형민 소위(23·정보 특기)는 한국광복군을 창설한 독립운동가로 해방 후 대한민국 육군 소장을 지낸 고 유해준 장군의 손자이다.

    고 유 장군은 1917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1935년 19살의 나이로 독립운동에 뜻을 품고 중국으로 건너가, 1936년 조선민족혁명당과 한국독립당에 입당했고, 1937년 황포군관학교에 입학해 중국군 장교로 활동했다. 이후, 1940년 한국광복군 총사령관인 지청천 장군의 전속 부관에 임명돼 광복군 창설 작업에 참여했다.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그는 1986년 향년 70세의 나이로 생애를 마쳐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 안장됐다.

    유 소위는 “생도생활 중 내가 겪었던 어떠한 힘든 훈련도 19살 적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에서 겪었을 고초를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었다”며, “조부의 숭고한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데 헌신하는 공군 장교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초의 여자 수탁생도도 난관을 혜치고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필리핀 수탁생도인 칠리안 페냐로자(Chilian Christine Penaloza) 생도는 공사 최초 여자 수탁생도로 졸업한다.

    페냐로자 생도는 강도 높은 4년간의 훈련과 교육을 거쳐 우수 수탁생도상을 수상한다. 그녀는 귀국 후 필리핀 공군 소위로 임관하여 조종사가 되기 위한 비행교육에 입과 할 예정이다.

    안중근 의사를 가장 존경한다는 페냐로자 생도는 “안중근 의사가 말씀하신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군인정신을 가슴에 품고 있다”며, “귀국 후 한국 공군과 필리핀 공군간의 우호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졸업생 가운데 일본 방위대 국제장학생상 및 각종 학술대회에서 수차례 수상해 도전정신의 귀감이 된 졸업생도 나왔다.

    박기범 소위(22세·비행교육 입과 예정)는 생도생활 중 일본 방위대 위탁교육에 지원해 2학년부터 3학년까지 2년간 유학하면서 언어와 문화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적을 기록해 국제장학생상을 수상했다.

    박 소위는 유학을 마친 이후 ‘전국대학생 국방정책논문경시대회’ 최우수상, ‘국방미래인재학술상’ 우수상, ‘해양영토논문경시대회’ 장려상, ‘호국보훈문예대회’ 수필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박 소위는 “사관학교에서 배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삶의 원동력이 됐다”며, “조국영공 방위의 최전선을 지키는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공사는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공군 창군과 공사 개교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 경호관이었던 독립운동가 오상근 옹을 초청하고, 관람객에 태극기를 나누어준다.

    또한, 드론으로 하늘에 ‘70’을 그리고, 종이비행기 70대를 하늘에 날린다.

    공사는 정예 보라매의 요람으로 지난 1949년 개교한 이래 1만 여명의 공군 장교를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