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인구감소‧극심한 경기침체 영향 전통시장 침체일로…긴 연휴 이용 해외로 공항은 ‘북적’
  • ▲ 설을 이틀 앞둔 3일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옥천공설시장에서 한 상인이 차례상에 올린 제수용품을 판매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설을 이틀 앞둔 3일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옥천공설시장에서 한 상인이 차례상에 올린 제수용품을 판매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설 대목은 옛날 얘깁니다. 실제 상인들이 장사가 너무 안 돼 전통시장에서 점포 문을 닫고 이 곳을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전통시장 상인들이 설대목은커녕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상인들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나타났다.

    2일과 3일 충북 증평장뜰시장과 옥천공설시장, 영동전통시장을 각각 둘러본 결과 상인들은 “한결같이 장사가 너무 안 된다. 설 대목은 이젠 옛말이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설은 연휴가 긴 데다가 농촌지역 인구감소, 그리고 농촌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기자가 2일 장뜰시장을 순회한 결과 설을 이틀 앞두고 있지만 차례상에 올린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등 거래가 한산한 모습으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시 전통시장인 옥천공설시장은 3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시장을 지켜본 결과 고객들의 발길은 뜸했다. 나이가 지극한 여성 고객들이 간헐적으로 고사리와 시금치 등 제수용품을 구입해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고객들의 방문은 손을 꼽을 정도로 없었다. 전통시장의 대목은 말 뿐으로 그아말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상인들은 썰렁한 날씨에다 비가 내리는 하루 종일 시장에서 담요를 무릎에 덮고 취위를 이겨내느라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60대 여성 상인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장사가 이렇게 안 되지는 않았다. 상인들이 물건이 팔리지 않아 너무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 
  • ▲ 설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 증평장뜰시장은 설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이 썰렁한 모습이다.ⓒ김정원 기자
    ▲ 설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 증평장뜰시장은 설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이 썰렁한 모습이다.ⓒ김정원 기자
    이 상인은 “나야 농사를 지은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점포에서 야채류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물건을 떼다가 팔고 있는 노점 상인들은 상품이 재고로 남으면 상품이 상하게 되고 결국 상품가치가 없어 그대로 손해를 보게된다”고 안타까워했다.   

    또다른 여성 상인은 “옥천공설시장 32개 점포 중 카드 결재를 하는 곳이 2곳에 불과할 정도로 현금만 거래하는 것도 문제다. 상인들이 판매한 농‧특산물을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할 경우 택배 또는 배달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옥천군의 실질적인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이런 것이 실질적으로 생계가 어려운 상인들을 돕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영동전통시장도 상황은 같았다. 설을 이틀 앞둔 3일 아직 제수용품을 구입하기가 일러서 그런지 하루 종일 겨울비가 비가 내린 시장 안은 썰렁하다못해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25년째 영동전통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송각헌 영동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은 장사가 옛날 같이 않고 설 하루전날에만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고객들로 반짝하다 말 것”이라며 “설 연휴가 길다보니 직장인들은 고향을 찾기보다는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승객들로 공항은 북적이고, 유명 관광지 역시 여행객으로 넘쳐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통시장은 썰렁하다. 이 모든 것이 전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 ▲ 3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전통시장은 설을 이틀 앞두고 있었지만 비가 내리는 만큼이나 시장이 활기가 없었다. ⓒ김정원 기자
    ▲ 3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전통시장은 설을 이틀 앞두고 있었지만 비가 내리는 만큼이나 시장이 활기가 없었다. ⓒ김정원 기자
    전승필 증평장뜰시장 상인회장은 “농촌지역의 전통시장은 계속 인구가 감소하면서 극심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특별한 시장활성화 대책도, 대안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원인은 인구감소와 지역의 경기침체이지만, 장뜰시장에는 빈점포가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전통시장에 빈점포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통시장의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전 회장은 “특히 전통시장 주요 입구에는 시장에서 취급하는 대부분 상품이 겹치는 중소마트가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은 더욱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중소마트가 전통시장의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소마트 입점을 제한하는 등의 특단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통시장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종복 영동전통상인회 총무(산속 새우젓 대표)는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지역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중소마트가 주변에 즐비하고 이들이 전통시장을 에어 싸고 있는 구조이니 장사가 될 턱이 없다. 그렇다고 중소마트를 문 닫게 할 수도 없어 큰 일”이라고 진단했다. 

    김 총무는 “인구 감소가 시장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구조적으로 계속 늘어나는 마트가 전통시장의 고객을 빼앗가 가는 등 상권을 극로도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두번째 원인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지자체는 사정이 이런데도 시장을 방치내지는 방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