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의원 해외연수…주제·테마별 ‘배낭 연수’ “환경관련 민원 등 집행부와 사전에 업무협약 필요”
  • ▲ 홍석용 제천시의회 의장.ⓒ목성균 기자
    ▲ 홍석용 제천시의회 의장.ⓒ목성균 기자

    최근 경북 예천군의회가 해외연수 등으로 인해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 제천시의회가 해외 연수를 소그룹으로 꾸며진 주제·테마별 연수를 제안한데 이어 의원들이 실행에 옮기면서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제천시의회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답습해 왔던 해외 관광성 연수를 단호히 거부하고 지역의 문화와 관광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의정활동에 참고가 될 수 있는 ‘배낭 메고 뚜벅 연수’를 시행하고 있어서다.

    지난 28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홍석용 제천시의회 의장(재선)은 “그동안 지방의회 해외 연수 일정이 관광성이 일부였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짜여진 빠듯한 일정 등으로 자세한 것을 살펴볼 수 없었다”면서 “올해부터 제천시의회는 해외 연수를 주제를 갖고 떠나는 소그룹을 형성해 진행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그룹에 참여하는 의원은 4∼5명으로 사전에 테마와 주제를 갖고 연구와 학습을 통해 얻어진 자료를 갖고 해외로 출발, 무엇인가를 반듯이 얻어 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아직 전체 의원들의 뜻이 합쳐진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지방의회가 살아남고 시민들에게 신뢰받고 인정을 받으려면 해외 관광성 연수는 없어져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홍 의장은 “지난 7대 의회에서도 한때 몇몇 의원이 지역에 필요한 과제를 연구해서 연수를 가자는 제안을 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며 “8대 의회에서는 이 뜻을 의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한 후 공감대를 얻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홍 의장과 하순태, 김홍철 의원은 지난 4∼7일 3박4일 일정으로 배낭을 메고 일본을 다녀왔다.

    이번 배낭여행은 얼마 전 개관한 ‘의림지역사박물관’ 운영과 전시 등에 접목할 아이템을 얻고 제천의 대표적인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오사카 부립 사야마이케박물관, 교토지역 박물관, 저수지 등을 돌아보며 곳곳을 살펴보고 돌아왔다.

    이들 의원 3명은 현지에서 대중교통과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서 비용도 최소화 했다. 일본 연수 과정과 사진을 SNS에 실시간 올리고 사용한 경비도 올렸다.

    홍 의장은 “현재 제천시 과제인 도시재생 문제, 도농복합도시에 적합한 사업,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관광 등 주제를 갖고 연구 중인 의원들이 배낭 연수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원은 각 지역구에서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사명감으로 시민들이 인정하고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8대 의회는 뜻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 ▲ 홍석용 의장(왼쪽부터), 하순태 의원, 김홍철 의원이 일본 오사카 부립 사야마이케박물관을 둘러보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하고 있다.ⓒ홍석용 의장 페이스북 켑처
    ▲ 홍석용 의장(왼쪽부터), 하순태 의원, 김홍철 의원이 일본 오사카 부립 사야마이케박물관을 둘러보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하고 있다.ⓒ홍석용 의장 페이스북 켑처

    다음은 홍석용 제천시의장과 일문일답이다.

    -의정비 24% 인상과 관련해 앞으로 의정활동은.

    “사실 제천시의회가 8대까지 거쳐 오면서 12년 동안 의정비를 동결해 왔다. 올해 의정비 현실화가 시행되면서 다른 지역 의회와 균형을 맞추다 보니 높은 인상율이 나오게 됐다. 이제는 연구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의회, 투명한 의회, 신뢰받고 박수 받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의회 앞으로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다. 한 조례를 얻기 위해 의원 스스로 연구모임을 구성해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얻어진 자료로 시민들과 토론하고 때에 따라서는 공청회까지 열어 대안을 찾는 자리를 자주 마련 할 계획이다.

    의원 13명 중 4명이 겸직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직업에 매달리지 않고 의회에 충실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가 돼 시민들에게 공감 받고 신뢰 받는 8대 의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의정평가단’을 운영하지 않는 이유는.

    “의정평가단이 지난 7대인 2016년 운영을 폐지했다. 각 시민사회단체, 민간단체에서 추천을 받아 구성했지만 각종 활동에 참여하는 평가단이 적어 유명무실했다. 8대 의회에서는 전 시민이 직접보고 평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꿀 예정이다.

    그동안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의원들이 의정활동이 외부에 드러나고 평가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본회의, 상임위, 현장특위, 사무 감사 등 모든 활동을 촬영해 유튜브, SNS, 홈페이지 등에 올려 모든 시민이 보고 평가할 수 있도록 운영겠다.

    -최근 주민들의 반발이 있는 각종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는.

    “의회 역시 시민들과 뜻을 같이 한다. 하지만 각종 공장 인·허가 문제가 집행부에서 이뤄지고 있어 일이 벌어진 후에야 알게 되는 모순이 있다. 시민들의 건강과 생활·행복추구권에 관련된 사업들은 매주 업무보고를 통해 보고되도록 집행부와 논의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