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경매가에 외지인들 ‘눈독’…부동산 업자 낙찰시 제천시 치유센터 조성 ‘물거품’
  • 대형화재로 흉물로 남아 있는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목성균 기자
    ▲ 대형화재로 흉물로 남아 있는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목성균 기자

    충북 제천시가 화재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를 낙찰 받아 주변상권을 살리고 시민의 아픔을 치유할 문화복합센터(가칭)조성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9일 시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지 2년이 지나 흉물로 남아 있는 이 스포츠센터는 청주지법 제천지원이 오는 14일 오전 10시 건물과 대지, 일괄 경매를 진행한다.

    8층 높이에 대지 802㎡인 이 건물의 최저 매각 금액은 7억8756만원으로 매각 결정 기일은 같은 달 21일이다.

    이 같은 경매소식이 지역부동산 업계로 퍼지면서 지역은 물론 외지 부동산 업자들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어 누구에게 낙찰될지, 낙찰가가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스포츠센터 건물은 현재 화재예방과 소방시설 설치유지 등의 혐의로 구속 중인 A씨가 2016년 10월 경매를 통해 27억원에 사들였다.

    화재가 발생한 이후 제천시는 참사 유족들의 위로금과 장례지원금 등으로 11억6000만원, 화재건물 가림막 설치에 4억 등 15억6000만원을 건물 소유주 A씨에게 건물 구상권을 확보, 청주지법 제천지원으로부터 구상권을 근거로 경매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재 진행 중이다.

    제천시는 이곳에 문화복합센터를 짓기 위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건물을 낙찰 받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법원의 감정평가 금액(최저 매각가)이 발표되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 건물의 감정평가가 너무 저평가 된 것 같다”면서 “당초 시에서는 17∼20억원 정도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준비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감정평가가 이처럼 낮게 책정된 것은 화재로 인해 건물 잔존가치(안전도)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화재로 목숨을 잃은 시민들의 아픔을 일부라도 치유하고 하소동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시가 낙찰을 받아 주민들과 상생하는 문화복합센터 건립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에서 발행된 경매지와 공고문에도 “이 건물(제천스포츠센터)은 대형 화재로 인해 철거비용이 부담된다”는 내용이 첨부돼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월등하게 낮은 경매가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지에서 건물에 대해 문의가 오고 있다”면서 “제천시민들은 몰라도 외지 사람들은 투자가치가 있어 경매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앞서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해 12월 11일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을 만나 하소동문화복합센터 건립에 대해 설명하고 사업비 지원을 건의 하는 과정에서 김 장관은 “제천시가 건물을 확보하면 특별교부세(100억)를 지원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제천시가 밝힌 ‘하소동문화복합센터’는 건물 철거 후, 6층 규모로 지하·지상 1층은 주차장으로 2∼3층은 복층 형태로 소극장, 작은영화관, 동아리공연장을 4층은 문화센터와 창작학교, 작품전시공간을 5층은 청년창업지원센터와 작은도서관 6층은 옥상 전원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엄세진 제천시 기획예산담당관은 “센터는 설계 전에 시민공청회와 토론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다양한 시설을 포함할 예정”이라며 “상시 이용이 가능한 열린 공간을 조성해 아픔을 같이한 주변상권에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는 2017년 12월 21일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된 불이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29명이 목숨을 잃고 40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