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간의 대장정 ‘41만 명’ 돌파… 청주 ‘금속활자 발명국’ 입지 확인
  • ▲ 2018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 대성황을 이룬 가운데 한범덕 청주시장을 비록한 관계자들이 21일 청주예술의 전당 대광장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기념 활영을 했다.ⓒ청주시
    ▲ 2018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 대성황을 이룬 가운데 한범덕 청주시장을 비록한 관계자들이 21일 청주예술의 전당 대광장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기념 활영을 했다.ⓒ청주시

    ‘2018 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직지코리아)이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활짝 열며 21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1일 충북 청주시는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에 조성된 직지숲에서 폐막식을 열고, 직지코리아 행사 관람객이 41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폐막식에서 한범덕 조직위원장(청주시장)은 “모두가 함께 즐긴 축제였고, 동시에 700 년 전 직지가 그러했던 것처럼 세계기록역사에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될 축제였다”며 “이런 결과는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자원봉사자와 운영요원들, 또 축제에 관심과 성원을 보낸 청주시민들 덕분이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직지코리아 행사를 통해 청주는 ‘금속활자 발명국’의 입지 확인했다.

    정부로부터 ‘청주직지문화특구’로 지정받은 청주고인쇄박물관 일원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연계해 활용도를 높였고,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주조전시관, 흥덕사지, 고인쇄박물관, 한국공예관 등 전시공간의 확대로 국제행사다운 규모와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인쇄문화도시의 새로운 계기도 만들었다.

    지난 1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는 ‘세계인쇄박물관협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rinting Museums, IAPM)’창립식 개최를 통해 기록의 보존과 복원, 문화유산의 가치 보전에 대한 국제적인 담화의 장 중심에 서게 됐다.
     
    댄 테이트-제이미슨 IAPM의장(뉴질랜드 인쇄박물관)은 “청주시는 그동안 직지를 통해 인쇄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일들을 주도해왔고, 이러한 청주시의 역할로 세계인쇄박물관협회가 인쇄 분야의 교류와 발전을 위해 공식 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

    국제적 공감대를 얻으며 공식 출범한 세계인쇄박물관협회(IAPM)는 향후 청주를 중심으로 전세계 기록유산과 인쇄문화의 보존 등 지식정보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직지코리아가 지금까지와의 축제와 차별화한 건 직지의 내면적 가치에 주목한 전시도 한 몫했다.

  • ▲ 폐막식 한복 패션쇼.ⓒ청주시
    ▲ 폐막식 한복 패션쇼.ⓒ청주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역사적이고 인쇄학적인 사실을 넘어, 직지에 담긴 내용과 그 내용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이상에 대한 고민이 담긴 주제전 ‘무심의 숲’은 국내외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고른 호평을 얻었다.

    관람객은 선불교의 정수가 담긴 직지의 내용들 중 엄선된 33구의 문장들을 마주하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문헌에 기초해 재현한 백운화상의 진영 앞에서 쉬이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또 직지가 탄생하기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직지의 시주자 묘덕의 계첩과 재현 의상에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

    성공의 원천은 시민들의 참여였다.

    2016년 최고 인기프로그램이었던 ‘1377고려 저잣거리’는 기존의 고인쇄박물관 주차장에서 청주세계문자의 거리로 이동해 한층 더 안정된 연출을 선보였다.

    ‘고려로의 시간여행’이란 기획의도를 최대한 구현해, 고려두부와 사찰음식 등 전통음식체험과 고려한복 체험을 강화했고 의·식·주를 망라해 직지가 탄생한 고려의 문화와 정신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특히 최근 국내외 관람객이 모두 선호하는 한복체험을 직지코리아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해석한 ‘고려한복체험’은 세대와 연령을 넘어 관람객모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직지코리아의 포토존으로 온라인마저 사로잡았다.
     
    21일간의 직지 축제는 청주를 들뜨게 했다.

    개막일부터 21일간 직지 숲 주무대를 책임진 미디어쇼는 직지의 내용과 가치에 대한 현대적 해석으로 직지코리아만의 새로운 볼거리를 제시했다는 평이다.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와 무빙 헤드 레이저, 발광큐브, 프로젝션 맵핑 등 최신 미디어 기법이 만난 미디어쇼는 한석현 작가의 직지숲 작품과 어우러져 매일 환상적인 축제 분위기를 완성했다.

    미디어쇼를 신호탄으로 펼쳐진 매일 밤의 공연은 관람객을 축제장으로 불러들였다.

    매일 오후 1시, 3시, 5시에 3차례씩 펼쳐진 마당극은 판소리부터 버스킹 공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모든 연령대의 관람객이 시간 맞춰 찾는 프로그램이 됐다.

    다양성과 지속성을 담보한 직지 관련 콘텐츠도 확보됐다.

    직지축제가 시작된 2003년부터 줄곧 따라다닌 ‘직지(프랑스국립도서관 소장)가 없는 직지 축제’라는 우려의 시선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성과 지속성을 담보한 직지관련 콘텐츠를 기획하고 확보했다는 점은 이번 행사의 주목할 만한 행보다.
      
    조직위는 기획 단계부터 보존을 염두에 둔 직지관련 콘텐츠를 구상했고, 그 결과 백운화상 진영과 청주출신 글로벌 작가 강익중의 ‘그리운 내 고향’, 공공미술로 진행된 애나한의 ‘Come Together' 등 대형프로젝트들이 행사 후에도 존치 되는 성과를 거뒀다.

  • ▲ 재현된 고려의 저잣거리.ⓒ김정원 기자
    ▲ 재현된 고려의 저잣거리.ⓒ김정원 기자
    백운화상 진영과 강익중의 ‘그리운 내 고향’은 고인쇄박물관에 이관 돼 향후 전시를 추진할 예정이며, 애나한의 ‘Come Together' 는 설치된 흥덕로에 영구보존 돼 거리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런 지속성만이 아니라 직지관련 콘텐츠의 다양성 강화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직지조판과 직지꼴라시옹 등 어린이들이 놀이하듯 ‘직지’를 알아가도록 기획된 빅3 체험존과, 직지가 지향한 깨달음과 무심의 의미를 현대의 ‘힐링’으로 해석한 힐링산업체험관은 직지관련 콘텐츠의 시야를 확장했다.

    세계기록문화도시로의 비상은 과제이다.

    축제는 끝났지만, 청주시는 존치되는 작품들에 대한 이관작업과 세계인쇄박물관협회 네트워크 강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 ‘세계적인 기록문화의 도시 청주’의 비상은 과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기록문화유산 관계자들에 심어준 인상만큼 청주는 직지가 가진 내면적 가치를 드높이고, 이를 위해 도약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