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뒤에 숨은 충북 여당 ‘국회의원’

KTX세종역 신설 갈등에 ‘강 건너 불구경 태도’ 일관

박근주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10.12 15:46:57

▲ 지난 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충북도와의 예산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변재일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청주 청원)과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세종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박근주 기자

충북의 여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충청권 갈등의 원천인 KTX세종역 신설에 대해 충북지역 사회가 들끓고 있지만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8일 충북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어 25개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과 함께 KTX세종역 신설을 자제하도록 당에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KTX세종역 신설 문제가 충북도민들에게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충청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이를 막아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장 세종시민들에게 어떻게 그만두겠다고 하느냐”며  “현재 KTX세종역 신설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서 상황이 바뀌면 그렇게 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지사가 이날 작심하고 이 대표에게 “하지마라”라고 한 것은 KTX세종역 신설에 무리가 있다는 지역내 강한 여론 때문이다.

충북에서는 KTX세종역 신설에 대해 △충청권 상생협약 위반 △예산낭비 △실효성 의문 △인근지역 KTX역 위축 △충청권 갈등 조장 등 대략 5가지를 무리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상생협약 위반은 세종시가 태생적으로 당시 인근의 충북 청원군, 충남 공주군, 대전 유성구 등의 지역을 병합하면서 KTX오송역을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한다고 합의한 사항을 뒤집는 것이다.

예산낭비 주장은 KTX세종역 건설에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약 13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적정 역간 거리 46㎞내에 3개의 역을 설치해 고속철을 저속철로 만드는 대표적 예산 낭비사례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과 성장 잠재력 확충 기조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실효성 측면에서도 이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한 비용편익(B/C) 분석 결과를 0.59라고 발표했고, 이는 최소한 1 이상이 나와야 하는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충북 오송뿐만 아니라 충남 공주시도 KTX세종역 신설 예정지와 KTX공주역이 불과 22㎞에 불과해 지금도 저조한 이용률에 시달리는 공주역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 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요인은 정치권 인사들간의 우려에 그치지 않고, 충북도민 모두에게 KTX세종역 신설 불가의 당위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당위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충북의 국회의원 누구도 이 대표의 ‘고집’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 대표가 2016년 20대 총선에서 KTX세종역 신설 의지를 밝힌 이후 민주당 소속 충북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누구도 아직까지 이 대표를 비난하지 못하고 있고,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보다 못한 충북도의회 연철흠 의원(민주·청주9)이 “이미 예타 결과가 나왔고, 대통령도 선거기간동안 충청권 4개 지자체의 동의가 없으면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괜한 불란을 가져올 필요없이, 이 대표가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끝나는 일에 왜 고집을 부리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KTX세종역 신설) 대신해 대전 유성과 세종시, 청주 오송,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을 발전시켜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냐”며 재차 이 대표에게 신설 불가 당위성 수용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전혀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둘 사이의 공방이 속에서 충북 국회의원 누구도 연 의원을 지원하지 않았다.

변 의원은 충북도당 위원장이고, 오 의원은 청주지역의 4선 의원이다. 앞으로 1년 6개월여 남은 21대 총선 공천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충북의 대표적 여당 4선 의원인 오제세(청주 서원)·변재일(청주 청원) 의원이 선거기간 동안 ‘4선 의원이 되면 당내 위상이 달라지고 막강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한 약속이 지금의 상황과 겹쳐지고 있다”며 “여기에 2년 동안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한 성과가 없다는 점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발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만을 쫓는 정치인으로 더 기울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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