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방역에 해마다 천문학적 비용 투입…충북도, 방역 비상체계 준비
  • 충북도 방역당국이 구제역 예방을 위해 백신을 접종하는 장면.ⓒ충북도
    ▲ 충북도 방역당국이 구제역 예방을 위해 백신을 접종하는 장면.ⓒ충북도

    여름철 ‘물 폭탄’ 등 재난 재해에서 벗어난 충북도가 이번에는 ‘바이러스 공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2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역 내 주요 댐과 저수지 저수율은 모두 평년보다 높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 규모도 매우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을 95%를 넘어서 겨울 가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며, 대청댐과 충주댐의 저수율도 평년 수준을 넘어섰다.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고, 재산 손실을 미미한 수준이어서 지난해와는 크게 비교되는 ‘선방’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해에는 청주를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져 인명피해 5명, 재산 피해 547억 원이 발생했다.

    앞으로 발생하는 태풍도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멀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제24호 태풍 ‘짜미’는 일본 오키나와 해상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고, 30일께 일본 열도 남부를 지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태풍 짜미가 한반도 북부에서 발생한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반도까지 상륙하지 못하고 오키나와를 거쳐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실상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여름철 재해의 종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동안 머리를 앓아온 겨울철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기다리고 있어 충북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충북도는 해마다 겨울철이면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독감(AI)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구제역으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2010년으로 소와 돼지 3만3천650여 두를 매몰 처분하면서 보상금과 방역비를 포함 모두 1650억 원을 쏟아 부었다.

    AI로는 2016년 오리와 닭 365만 마리를 매몰하면서 300억여 원을 투입했다.

    해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면서 지난해에는 닭이나 오리를 겨울철에는 기르지 않는 휴지기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두 종류의 가축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나 싶었지만 중국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또다시 이러한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에서 입국한 승객의 축산 가공품 4건에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돼지를 가공한 각종 가공품에서도 검출되는 등 전파력이 매우 강한 1종 가축 전염병으로 감염될 경우 100%에 가까운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발생 시 양돈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충북도가 추석연휴 기간 동안 청주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승객들에게 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중국 동북3성 지역 방문 자제해 줄 것을 집중 홍보한 것은 이 같은 우려에서다.

    충북도가 지역 내 22개 돼지 농가에 대해 담당관까지 지정해 주 1회씩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전파력이 강한 탓에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물 폭탄 공포에서 이제는 바이러스 공포가 지역 농가에 힘든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