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우리민족돕기운동본부…30일 露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서 준공식
  • ▲ 일제 강제징용 사할린 무연고 추모관.ⓒ광수사
    ▲ 일제 강제징용 사할린 무연고 추모관.ⓒ광수사

    일제 강점기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갔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무덤마저 방치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관이 3년 만에 완공됐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대표 광수사 주지 무원스님)는 오는 30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각) 러시아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 록산원 농장 내 추모관에서 준공식을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참석자 주요내빈은 천주교 손기인 신부, 민주평통 김덕룡 부의장, 천주교 주낙길 수사, 원불교 김대선 교무,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조기종·박명수 대표 등 70여명이 참석한다.

    일제로부터 사할린으로 끌려간 조선인은 4만여 명이 넘고, 해방 이후에도 귀국을 하지 못한 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곳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서 곧 귀국을 할 줄 알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홀로 버티다 쓸쓸히 생을 마감한 무연고자가 7000여 명이다. 이들의 무덤은 고국에서도 돌봐주지 않아 73년 동안 산과 공동묘역 등에 방치됐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이하 우리민족)는 무연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제1공동묘역 안에 2015년 8월 합동추모비를 만들어 해마다 사할린 교포와 함께 추념식을 열고 있다.

    우리민족은 추념식을 해오면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죽어서조차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을 위해 사할린 현지에 ‘일제 강점기 사할린 징용 한인 희생자 추모관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던 중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현덕수 사할린 한국한인회 회장이 록산원 농장 안에 추모관 터를 내줬고 우리민족이 위패 모금운동을 벌였다.

    준공되는 추모관의 규모는 528㎡로, 내부에는 위패 8000여기가 모셔질 공간과 사할린 징용 희생자의 아픔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자료관이 함께 들어선다. 준공 이후에는 60명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추가될 예정이다.

    우리민족 대표 무원스님은 “2015년 사할린 희생자 합동 위령제와 추모비 제막식을 시작으로 잊혀져갔던 역사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추모관 건립으로 올바른 역사인식과 함께 사할린 한인들이 부모, 형제들의 조국 대한민국을 기억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할린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한 맺힌 절규를 모두 풀어줄 수는 없지만 우리들의 정성과 마음으로 마련한 모금자리인 추모관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