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성장세의 지나치 자신감?…道民 무시당해도 무관심한 정치권
  • ▲ 충북 청주 오송역에 KTX고속열차가 들어서고 있다.ⓒ뉴데일리 충청본부 D/B
    ▲ 충북 청주 오송역에 KTX고속열차가 들어서고 있다.ⓒ뉴데일리 충청본부 D/B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세종시)이 KTX오송역을 두고도 KTX세종역 신설을 주장하는 억지 배경에 대해 충북도민들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지우지 않고 있다.

    이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KTX세종역 신설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비용편익(B/C) 분석 결과가 0.59에 불과한 상태에서도 이를 재추진하겠다는 이면에는 다른 요인이 있어서일까라는 의구심도 있다.

    B/C가 1이상은 돼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지만 KTX세종역 신설 논란에 앞서 벌인 예타 결과에서는 B/C가 0.59여서 100이라는 사업비를 투입했을 경우 59라는 결과밖에 얻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임에도 이를 고집하고 있어서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이러한 이 의원에 동조하고 있어 이번에는 역으로 세종시의 장점과 충북 오송의 현황과 정책을 다시 한번 비교해 달라는 취재 요청이 있어 점검해 봤다.

    ◇ 세종시 성장속도에 대한 고려

    이 의원을 비롯한 세종시가 희망을 걸고 있는 KTX세종역 설치 배경은 세종시의 성장 속도라고 보고 있다.

    세종시는 42개의 정부 기관이 입주해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고, 인구 30만명을 넘어서 중소도시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행정도시 백지화에 대한 ‘충청권 대궐기’로 세종시 사수 운동을 벌인지 10년 조금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10년내 60만에 육박할 것이라는 단순 결론도 얻을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50만 명 이상의 도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종시는 이러한 성장세를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청와대나 국회 분원 등이 유치될 경우 인구 유입이 더 빨라지고, 도시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KTX세종역 신설은 불가피하다는 결론를 낸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북은 합리적인 생각이지만 이미 세종시가 오송역을 관문역으로 설계됐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급행간선도로(BRT)가 운행중이고 990번은 5분(오송역~세종시~반석역) 간격으로, 1001번(오송~세종~대전역)은 매 13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세종은 전국적인 측면에서 뿐만아니라 충청권에서도 광역행정 차원에서 계획된 도시다.

    현재의 행정타운 중심에서 성장을 계속해 도시화의 범위를 넓혀 오송역까지 팽창하도록 여유를 둔 것이다. 세종시 중심에서 오송역까지는 평야지대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도시 설계에서도 이를 간과했을리 없다는 것이다.

    ◇ 오송역 이용객은 세종시 공무원(?)

    KTX오송역이 이용객이 월 67만명을 넘어서면서 성장세가 확대일로에 있다.

    인근의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와 오송2산단 등의 분양 성공에 이은 결과로 충북은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오송3산단이 조성되면 오송역 이용객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는 세종시 이용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30만 세종시 인구 가운데 KTX오송역 이용객이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가정도 있다.

    충북도 역시 KTX오송역 이용객 상당수가 세종시에 거주하거나 정부부처를 방문하는 이들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조사 결과는 아직까지 행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대부분은 정부부처 공무원으로 오송역과 정부청사를 BRT를 이용하거나 지역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오송역과 세종 정부청사를 오가는데 큰 애로는 없다.

    역으로 세종역사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KTX 열차에서 내려 BRT를 타고 청사 인근에서 내려 걸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세종시 정부청사내에 KTX 역사를 만들거나, 세종역과 세종정부청사를 연결하는 별도의 전철를 만들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다.

    ◇ 인근 지자체 생각은 안하나

    세종시의 성장은 국가기관 이전에 의한 ‘자체 팽창’과 인근 지역 인구 유출로 인한 ‘빨대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빨대현상에 의한 성장 뒤에는 대전과 충북의 희생이 컸다. 대전과 충북에서 세종시로 전입하는 인구가 늘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의 유성구와 충북의 청주시가 이러한 인구 감소 피해의 대표적 지자체다.

    ◇ 충북의 실패도 재조명해 봐야

    여기에 오송읍이 도시계획 실패로 도시화가 정체되고 있어 세종시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KTX오송역 주변을 개발해 국가 X축 철도망의 중심도시로 개발하겠다던 충북도의 계획은 역세권으로 대표되는 도시 개발 계획이 좌초되면서 오송산업단지로 대표되는 이 지역 성장세에 시너지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가 준비된 계획에 의해 정부의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성장하고 있다면 오송은 주민들에 의해 주도된 역세권 개발 실패와 지자체의 방관 속에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KTX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 발전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행정당국의 무기력에 희망을 접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오송역이 KTX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이기는 하지만 세종시 없이는 활성화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고, 만약 세종역이 신설된다면 오송역 이용객은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세종시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서면 가시화 되지 않겠냐는 예상이다.

    ◇ 무관심한 충북 정치권

    이 의원의 적극적 행보와 대조적으로 충북 정치권의 움직임음 무디다. 같은 당이라는 측면에서일 수도, 내지역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일수도 있지만 이 의원의 발언에 비판적 논리를 내거나 토를 다는 정치인이 없다.

    야당 의원 가운데에도 아직 이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는 사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