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지방에서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는 친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부식재료 값이 올라서 가뜩이나 식당 운영하기가 어려운데 얼마 전부터 쌀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게다. 쌀을 보내주는 상인한테 물었더니 쌀 재고량이 줄어서 그런 거라면서 남아넘친다던 쌀이 어디로 간 거냐는 게다. 그러면서 그런 정보에 대하여 혹시 아는 게 없냐는 게다. 그 전화를 받고 난 뒤에도 시중의 쌀값이 빠르게 오른다는 소식을 어느 언론 매체에서도 듣거나 본 적이 없었는데 지난 주말 유튜브 J뉴스 방송에서 쌀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뉴스를 전했다.

    지금은 국민들 가계비용에서 쌀값의 비중이 높지 않아 큰 영향이 없지만 예전에는 쌀값의 오르내림에 따라 나라 경제가 흔들렸던 시절이 있었다. 쌀값이 올라서 민심이 동요하기도 했었다. 들은 바로는 추측과 사실이 섞인 북한과 관련한 이런저런 풍문이 나돌기는 하지만 쌀값 폭등이 다른 큰 이슈에 묻혀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인가?

    좌파정권이 집권한 뒤로 국민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있다는 조짐이 없다. 서민들 위한다고 거창하게 내세운 정책들이 외려 서민들 살림살이를 더 고달프게 만든다. 아마추어적 책상머리 발상으로 밀어붙인 정책실험의 결과이다. 그런 탓에 대내외적으로 발표되는 경제관련 지표는 매우 부정적이다. 어느 경우에는 빨간 경고등이 이미 켜졌다. 집권 1년 반 동안 그들도 나름 많은 애를 썼겠지만 검증 안 된 이론으로 밀어붙이는 잘못된 좌파정책 때문에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미래전망에 대한 경고등 켜졌다면 이쯤에서는 잘못된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전면적으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하는데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외려 집권세력 여기저기서 지금의 난국은 보수적폐세력들의 발목잡기 탓이라는 말만 나오고 있다. 제 눈의 들보를 못 보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앞으로의 시간이 그들의 실책을 더 명징하게 보여주겠지만 좌파적 정책 실험으로 애꿎은 서민들만 고달파지고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질 게 뻔하다. 집권자들은 그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건가도 생각해둬야 한다. 서민들이 무슨 죄를 지었나?

    자고로 국민들 등 따습고 배가 부르게 하는 정치를 펴는 게 선(善)한 정치이다. 지금 좌파정권의 정책은 평범한 서민의 시선으로도 보아도 실패할 것이 뻔하다. 자존심 못 버리고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고집으로 밖에 안 보인다. 그 자존심 뒀다 어따 쓸려고 고집부리나? 펼치려는 정책마다 되지 않는 방향으로만 고집스럽게 생각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현상이 있다. 그래서  나온 최선의 경제이론이 ‘자유시장경제’라는 게다. 경제를 가능한 한 시장의 자율 기능에 맡기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경제가 선순환하는 긍정적 현상을 보이지만 ‘부스럼 건드려 덧나듯’ 나라가 개입하여 시장을 과도하게 건드리면 경제가 엉망이 된다는 게다. 최저임금 파동도 그런 탓이고, 부동산 문제도 그 탓이다. 백년지계인 교육정책도 국가 교육철학은 빠진 채 대중 영합적 정책간섭으로 엉망진창 되게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나라 안보문제도 국민들 걱정을 키우고 있다. 국민들 눈에는 현재의 무거운 대외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것처럼 보여서 불안해한다. 최근의 군 관련 소식은 국민들 걱정을 더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 군대가 ‘당나라군대’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나라 안보가 굳건해야 국민들 등이 따습고, 경제가 잘 돌아가야 국민들 배가 부를 텐데 소득 3만 달러 시대임에도 여전히 국민들 등이 시리고 배가 고프다면 안보가 위태하고 경제정책이 잘못된 게다. 정치를 잘 못하고 있다는 거 말고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

    70년이 넘도록 공산 왕조국가 체제로 버텨온 북한도 김일성이 그토록 소망했던 ‘이밥에 고깃국을 먹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지 못한 것도 철저한 국가통제로 시대에 뒤쳐진 사회주의적 경제정책을 편 탓이 크다. 어느 야당 정치인의 말처럼 그럼에도 지금 좌파 정권은 그런 국가주의 사회체제로 가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의 혹심한 가뭄과 홍수 때 4대강 보의 효용성이 입증되었는데도, 금년 여름의 폭염에 원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입증되고 작은 비에도 무너져 내린 태양광 발전시설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어도 정권 지지 세력인 환경단체의 주장에 휘둘려 4대강 보를 철거할 기세이고, 원전 폐쇄는 물론이고 기왕에 세웠던 원전건설 계획도 쓰레기통에 버릴 작정이다.       
     
    집권세력은 지금 집권 20년 집권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그들과 국민들과의 허니문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의 잘잘못을 조용히 그러나 냉정하게 주시하고 판단할 것이다. 20년 집권하려면 잘못된 정책은 빨리 방향을 틀어서 국민들 걱정을 덜어주어야 그 꿈이라도 가질 수 있을 게다. 세상 어디에도 영원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