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세종역 문제, 단체장 간 협의로 풀어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대전 서구을)가 25일 충북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충북도내 당 중앙위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에서 “세종역 문제는 해당 지역단체장 간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를 지역구로 한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 후보 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힘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여당 내 인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KTX세종역 신설 주장에 대한 충북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박 후보는 KTX세종역 신설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미래 한국사회 당면 과제는 먹거리나 복지, 분배와는 다른 문제가 분출되고 있다”며 “종전의 갈등 메커니즘으로는 풀 수 없는 갈등의 소규모화 세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KTX세종역 논란도 이러한 현상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갈등을 풀기위해서는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메갈로 시티’ 개념으로 상생의 협력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KTX세종역 신설과 별도로 세종시와 인접한 대전시 유성구와 청주시 오송읍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역은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그 결과가 도출됐다(사업성 없음)”며 “또 다시 이 문제를 놓고 같은 조사를 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정 반대로 나올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세종역 신설을 위한 예타조사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세종역 문제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충청권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세종역 신설은 없다’고 한데 대해 같은 생각”이라며 “충북에서 이해찬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왔다.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돼서도 세종역에 대해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세종시 출범후 대전시나 청주시 모두 인구 유출 현상으로 고민하고 있고, (세종역 신설과 같은) 우리 지역에서 소규모 갈등 분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메갈로 시티 개념을 통해 유성과 오송이 기초과학과 산업기술 측면에서 협력해 새로운 발전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갈로시티의 범위를 확대해 국회 분원을 오송에 입지하도록 하거나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지만 청와대와 같이 배치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오송에 국회 분원을 따로 배치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상생협력 차원에서)국회분원과 청와대가 온다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겠지만 국회도 행정기관이라는 차원에서 세종시에 분원을 설치하기로 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분원이 입법기관이지만 행정기관이라는 점에서 세종시로 배치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는 “차라리 오송에 바이오 관련 첨단산업을 집적하는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송과 유성 일대는 새 정부의 혁신 성장의 핵심 내용이 될 만한 정책과제가 많이 있다”며 “중앙정부를 상대로 충청권이 합의해 노력한다면 이들 정책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러한 지자체 간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개헌안에 양원제를 명시하자는 것”이라며 “현재 광역자치단체를 기준으로 광역단체마다 1~2인이 대표가 돼 구성되는 상원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현재의 국회의원은 인구가 많은 영남과 수도권의 비율이 높다”며 “다수결에 의한 표결을 하면 항상 이들 지역에 밀려 지자체 간 갈등이 불평등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당 대표 선출과 관련, “내일 당 대표 후보를 위한 컷 오프(1차 결선)가 있다”며 “충청권 중앙위원분들이 50분 정도로 저에게 힘을 실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또 “그동안 당대표 선출과 관련된 후보들간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5~6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4등 정도에 머물렀지만, 지난 주초부터 2~3등 범위로 올라섰고, 오늘 데일리안 여론조사에서는 확고한 2등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당이 촛불 혁명의 민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당의 위기 올 수 있고 국민들도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혁신에 관한 제 방식과 태도를 보고 저에게 표심이 쏠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당 대표가 되면 여의도와 중앙당에 머물러 있는 기존의 당대표 활동 행태를 바꿔 지방 한 곳에 보름 이상 체류하면서 당 대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이것이 진짜 지방분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25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