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당 재건 경험 차기 당 대표 가능성…입장 유보李, “지방선거 후 도전 밝힐 것”…어제 돌연 출국
  • ▲ 사진 왼쪽부터 정우택 의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뉴데일리 충청본부 D/B
    ▲ 사진 왼쪽부터 정우택 의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뉴데일리 충청본부 D/B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새판짜기’에 착수하면서 당권의 향배를 두고 충청권의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상당)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주목받고 있다.

    정 의원과 이 전 총리는 아직까지 당권 도전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지방선거 이전, 언론과의 대화에서는 ‘유보적 의지’를 드러내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당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하느냐가 먼저라는 이유로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최근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산 등에 방점이 찍힌 혁신안을 제시한 이후 친이, 친박에다가 초선, 재선 등으로 나뉘어 첨예한 갈등이 노출되고 있고 백가쟁명식 주장이 곳곳에서 쏟아지는 등 당권을 운운할 타이밍이 아닌 점도 있다.

    한국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만큼 당권을 잡는 게 되레 독배가 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이 ‘해산후 재창당’, ‘조기 전당대회’, ‘혁신비대위 체제’ 등 셋 중 하나로 행로를 잡을 무렵에 두 사람이 당권 의지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정 의원은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방향을 잡아 가는 과정에서 역할을 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19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무너진 상황에서 당대표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당권 도전설에 대해 선을 긋고 당 재건에 앞장서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천명 했다.

    그러면서 김 권한대행의 혁신안에 대해선 “황당하다”고 혹평했다.

    앞서 정 의원은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 처리된 이후 원내대표로 선출돼 탄핵정국 속에서 위기의 당을 수습해 본 경험이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방선거 이후 ‘보수대통합’을 역설하면서 당권 도전에 대해선 한발 뺀 모양새다.

    그가 지난 1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 이후 당대표 도전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대목을 두고 당권 도전을 염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적잖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속한 한국당이 6·13선거에서 참패한 뒤 1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선 “당권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하고 19일 일본행을 택했다. 23일 귀국후 어떤 구상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충청 정치권 일각에서는 충북출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대 대선에서 못 이룬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로 정 의원과 이 전 총리 등을 꼽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충분한 경륜을 쌓아왔고 도전적 기질을 갖고 있다”면서 “재창당 등으로 당의 행로가 윤곽을 나타내면 결심을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당권주자로는 충청권의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영남권의 김무성 의원(부산 중·영도), 서울·수도권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 남경필 경기지사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라이벌’로도 불리는 정 의원과 이 전 총리는 공통점이 많다. 성균관대 동문이고 1996년 15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나란히 입성했다. 16대 국회 때 자민련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민선4기 지방선거에서는 정 의원이 충북지사에, 이 전 총리는 충남지사로 각각 선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