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安委 “수거 후 소재별 분리 밀봉·소각”…인근 주민들 “제3의 장소서 해체” 요구
  • ▲ 당진항 야적장 인근 당진시 송악읍 고대1리 마을 주민 100여명이 19일 문제의 대진침대 매트리스 반입 중지를 요구하며 현수막을 내걸고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당진시
    ▲ 당진항 야적장 인근 당진시 송악읍 고대1리 마을 주민 100여명이 19일 문제의 대진침대 매트리스 반입 중지를 요구하며 현수막을 내걸고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당진시

    대진침대의 발암물질인 ‘라돈’ 검출 매트리스가 충남 당진항 야적장에 산적되면서 환경단체와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우체국이 지난 16일부터 폐암 유발물질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수거해 당진항 야적장에 쌓아 놓아 인근 주민들이 장소 선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마찰을 빚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전국에서 수거한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당진 안섬 포구마을 인근 당진항 야적장에 쌓아놓고 해체작업까지 진행하기로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이 더욱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9일 당진시에 따르면 당진항 야적장 인근 당진시 송악읍 고대1리 마을 주민 100여명이 현재 문제의 대진침대 매트리스 반입 중지를 요구하며 현수막을 내걸고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마을 김문성 이장(58)은 하필이면 라돈 매트리스를 왜 이곳으로 옮겨다 놓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지난 17일 오전부터 야적장 입구에서 문제의 매트리스를 반입해 오는 우체국 차량 등의 진입을 저지하며 되돌려 보냈다”면서 “이미 반입된 매트리스의 해체작업은 반드시 제3의 장소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의견 조율을 위해 중재자 역할에 나선 당진시 박대근 환경정책팀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대진침대 등이 수거한 매트리스 분리작업을 당진항 야적장에서 진행하기로 했으나 현재 당진항의 야적장에는 현지 주민들의 결사 반대로 매트리스 반입과 작업 등을 벌이지 못하게 감시하고 있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8일 수거한 약 3만8000개의 ‘라돈침대’ 매트리스를 분리해 모나자이트로 오염된 부분만 밀봉해 보관 처리하고 나머지 소재부분은 재활용하거나 소각한다는 내용의 처리방식을 발표했다. 

    수거된 매트리스는 속 커버 등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부분을 분리하고 밀봉해 본사 창고에 보관하고 그 밖에 오염되지 않은 고철 또는 가연성 소재는 재활용하거나 소각키로 했다.   

  • ▲ 대진침대의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충남 당진항 야적장에 쌓아 놓은 곳에서 19일 인근 주민과 당국 관계자들이 매트리스 해체와 관련한 문제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당진시
    ▲ 대진침대의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충남 당진항 야적장에 쌓아 놓은 곳에서 19일 인근 주민과 당국 관계자들이 매트리스 해체와 관련한 문제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당진시

    또 대량 매트리스를 분리·반출하는 과정에서 작업자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16, 17일 이틀간 직원 3만명과 차량 3200대를 동원해 전국에서 라돈검출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2만2298개 수거해 당진항 야적장으로 옮겼다. 지난 15일까지 대진침대에서 수거한 물량 1만6186개를 포함해 18일까지 수거가 완료된 매트리스는 모두 3만8484개다.

    한편 대진침대는 지난달 3일 한 언론이 대진침대에서 생산한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다량 검출됐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대진침대는 자체검사 등을 통해 매트리스 소재로 쓰인 희토류에서 라돈이 방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대진침대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조사결과와 상관없이 소비자에게 심려를 덜어주기 위해 문제가 된 매트리스에 대해 신속하게 리콜 조치를 취하겠다”며 리콜 접수를 받고 생산일정에 따라 해당제품과 동급의 매트리스로의 교환에 들어갔다.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실내라돈저감협회에 따르면 대진침대의 매트리스를 조사한 결과 실내 기준치의 3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

    국내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권고기준인 200Bq(베크럴)/㎥를 크게 초과하는 620Bq(베크럴)/㎥의 라돈이 대진침대 제품에서 검출됐다.

    사람의 건강에 좋은 음이온을 발생시킨다며 침대 매트리스에 넣은 광물 파우더에서 라돈이 방출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